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취임1주년 서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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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취임1주년 서한문

ljw2000 0 4,990 2011.07.02 06:13
존경하는 서울 교육가족과 서울시민 여러분께 드립니다.

어느 덧 일 년의 해시계가 절반을 넘겼습니다.
작년 이 맘 때, 저는 아이들의 삶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중책을 받들었습니다. 지난 1년, 미력하나마 교육 혁신을 향한 사명감으로 쉼 없이 달려 왔습니다.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 선생님들의 묵묵한 헌신, 학부모님의 간절한 정성이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의 목표는 꿈을 키우는 희망교육, 포기없는 책임교육, 미래를 여는 혁신교육, 함께하는 참여교육이었습니다.

점수경쟁 서열교육, 정답지향 획일교육, 선행강제 압박교육을 끝내야 하겠다는 일념이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자기의 길을 찾는 교육, 틀릴 권리가 있고 틀림으로써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교육, 배움의 결과가 아니라 배움 자체를 배우는 교육, 교육이 끝나고도 평생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교육을 꿈꾸어 왔습니다.

빈곤, 부적응, 장애, 다문화 등 모든 낙인과 차별을 넘어서야 한다는 일념이었습니다. 누구나 천재이면서 둔재이고, 건강하면서 장애가 있고, 한 식구이면서 이방인이라는 대동의 교육, 모두가 책임지고 다 같이 향유하는 보편적 교육복지, 민주공화국의 토대로서의 공교육, 우정과 환대의 공동체 속에서 함께 나누는 교육을 꿈꾸어 왔습니다.

인간이 빠진 교육, 학생이 소외된 학교, 성장의 기쁨이 없는 교실을 끝내야 하겠다는 일념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남을 존중하고, 너와 나 속에 우리가 살아있는 교육, 배움과 가르침이 둘이 아니며, 학업과 삶의 기술이 일치하는 교육, 풍요로운 감수성으로 본연의 모습 그대로 심신의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교육을 꿈꾸어 왔습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해 선생님들과 더불어 온 열정을 쏟고자 하였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참여에 의지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나아가고자 하였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개방과 소통, 참여와 협력의 학교 행정과 교육 행정으로써 우리의 뜻을 모으고 모두가 교육의 참 주인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성급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많은 일들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서 희망의 싹이 트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구태와 관행, 무기력과 타성, 정치적 이해타산과 당파적 편견의 질곡은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류에서 교훈을 얻고 난관에 굴하지 않는 것 자체가 교육입니다. 지난 1년 동안 토대를 닦았습니다. 전망을 세웠습니다. 이제 도약할 때입니다.

서울 교육가족 여러분!
새로운 교육은 가능합니다. 불가능은 우리들의 불신 속에 있을 따름입니다. 담대한 희망을 가집시다. 더욱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더욱 인간다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더욱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공부를 하고, 가장 많은 노력을 하는 우리 아이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능하고 의식이 있는 우리 선생님들, 충분히 그럴 역량이 있습니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온 우리 부모님들, 벌써 그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입니다. 참된 명예와 진실한 자기사랑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시시한 일에 여러분의 존엄을 걸지 마십시오. 세상의 시선으로 여러분의 진실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가진 것이 없어도 순수한 마음만 있으면 세상 앞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순수한 마음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앞서 간다고 자랑할 것도 없고, 뒤처진다고 낙담할 일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몸과 마음이 비록 작을지라도 각자 운명의 별을 품고 있습니다. 오직 하나 그 별빛을 소중히 간직하는 법만 배우면 됩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다른 순수한 영혼들이 함께 할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진실이 함께 할 것입니다.

학부모 여러분!
가정의 중심, 삶의 중심을 잡아주십시오. 허영과 탐욕의 시장, 불안과 불신의 감옥에서 아이들을 지켜 주십시오. 아이들을 믿고, 선생님들을 믿어 주십시오. 우리는 아이를 키우지, 점수를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진실과 결에 따라서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그 성장의 기쁨을 찾는 것에 함께 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방황할 때 아이들을 지켜봐 주시고, 아이들이 길을 찾지 못할 때, 넓은 세상을 알려 주십시오. 아이들이 두려워 할 때, 인생의 가치는 성공과 실패에 있지 않음을 말해 주십시오. 삶의 본질은 사랑이며, 인간의 가치는 성실과 친절 이상이 없음을 말해 주십시오. 건강한 노동, 순수한 눈물, 기쁨의 노래, 그것만으로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십시오.

선생님 여러분!
우리 교육은 선생님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의지만큼 우리 교육은 전진할 것이며, 선생님들의 인내만큼 우리 교육은 성숙할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행정업무들을 덜어드리겠습니다. 교육감을 믿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십시오. 저는 선생님들 속으로 가겠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 속으로 가십시오. 우리 학생들이 철부지이지만, 모두 의미 있는 삶을 찾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일은 세상을 키우는 일입니다. 한 명의 아이를 구하는 일은 세상을 구하는 일입니다.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의 이름을 정성으로 불러 주시면, 아이들은 선생님들께 와서 꽃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밝고 맑게 키운 아이들은 우리의 빛나는 훈장들입니다. 저는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도 우리 아이들을, 우리 선생님들을 자랑하고 옹호할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교육,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는 평생을 학생으로 살고자 한 우리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유산이며, 보편 교육을 도입한 근대 인류 문명의 빛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교육, 삶의 교육, 이는 오래된 미래이며, 영원에 닿는 꿈입니다.

서울 교육가족과 서울 시민 여러분, 교육의 사명은 무겁고, 교육감은 언제나 부족합니다. 항상 편달하고 질책해 주십시오. 막중한 소임을 일깨워 주십시오. 우리 모두 학생이고, 선생님입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새로운 교육, 우리 사회의 새로운 비상을 위하여 일신해 봅시다. 감사합니다.


2011. 6. 28

서울특별시교육감 곽 노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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