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 신앙과 교육의 일체-장갑덕 목사 아들 기도 군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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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 신앙과 교육의 일체-장갑덕 목사 아들 기도 군과의 인터뷰

박진하 0 2,788 2005.08.20 13:12
2003-08-06 11:08 크리스천투데이


▲장기도 군ⓒ김영빈 기자
부모들, 특히 기독교인 부모들의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홈스쿨링의 뚜렷한 열매들이 나타나기에는 너무나 초기 단계인지라 한국에서의 홈스쿨링 결과들이 과연 어떠할지 기대 반 염려 반인 상태.

그런 가운데 홈스쿨링으로 성장한 풋풋한 청년 한 명을 만났다. 다니엘기독학교를 설립한 장갑덕 목사(카이스트교회)의 아들 기도(20) 군. 장 목사와 기도 군은 홈스쿨링에 관심있는 이들에게는 국내 홈스쿨링의 모델처럼 아름아름 알려져있다.

오늘날 주목을 끌고 있는 기독교대안학교 중 하나인 다니엘기독학교는 사실상 장 목사와 기도 군의 홈스쿨링에서부터 시작된 것. 장 목사 가정의 기독교적 교육에 공감하는 가정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다니엘기독학교가 설립된 것이다.

기도 군은 현재 홈스쿨링 관련 사역단체인 치아 코리아(CHEA Korea)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틈틈히 홈스쿨러 출신인 치아의 브래드 볼러 씨(26)로부터 코칭을 받고 있다.

기도 군을 만나 홈스쿨링에 대한 그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었다.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선교사로 떠나시는 부모님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 5년을 지내다 귀국했을 때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시기였다. 그때 고등학교에 입학할 지 홈스쿨링을 할 지 가족들과 함께 고민하다 홈스쿨링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SOT(School Of Tommorrow)라는 커리큘럼을 알게 된 것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SOT는 어떤 커리큘럼인가.

SOT는 교사 없이 슈퍼바이저만 있으면 학생이 스스로 공부해나갈 수 있는 기독교적 세계관의 커리큘럼이다. 교회 협동 목사님이 소개시켜주신 것으로,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된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런데 영어 커리큘럼이기에 비록 슈퍼바이저는 영어를 몰라도 되지만 학생은 영어를 좀 할 줄 알아야 한다. 사실 현재 많은 좋은 커리큘럼들이 영어로 돼 있기에 커리큘럼 번역 작업이 시급하다.

-고등학교 과정부터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학업에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나.

어려움도 많았다. 공부를 하다가 막히면 진도가 느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나에게 수월한 과목들은 신속히 공부해나갈 수 있었다.

-부모들이 과목 지도에는 관여하지 않으셨나.

스스로 했다. 아버지는 신앙, 비전, 가치관 등에 대해서 교육하셨다.

-학업과 관련해 주위에 도움 받을 분들은 없었나.

도움을 받을 분들은 많았다. 특히 교회가 대학(카이스트)내에 있다보니 더욱 그랬다. 다만 내가 게을러서 못 했을 뿐이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홈스쿨러들은 사회성 발달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비교적 자유로이 교제를 나눌 수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또래 관계가 인간관계의 주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친구 관계에 대한 불만은 없었나.

또래 친구가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고민도 약간 됐다. 어려서부터 알던 친구들 중 현재 연락되는 이들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그렇지만 또래 친구들만 친구인 것은 아니다. 나는 교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청소년 셀을 섬기고 대학부 목장에서 사역하며 찬양팀에서도 활동한다. 또 카이스트의 찬양 동아리인 프레이저(Praiser)에도 가입돼 있다. 알고 보면 나는 내 또래 아이들에 비해 친구들이 더 많다. 특히 신앙적으로 성숙한 이들이 많아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한 가지 고민이라면 주위에 너무 그리스도인들만 있어서 전도할 이가 없다는 것이다.

-진로 계획은.

앞으로 외국 현지로 나가 대학을 다닐지, 아니면 한국에서 외국 대학의 원격교육을 받을 지 생각 중이다.

-꿈이 무언가.

아직 구체적으로 세운 비전은 없다. 그러나 하나님이 나를 개척적인 일에 많이 부르셨었다는 것을 느낀다. 작년 쯤에 선교사 자녀였던 나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선교사 자녀들(TCK, Third Culture Kids)을 위해 사역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됐다. 그런데 그런 비전을 품은 몇 달 후인 19살 때 다니엘기독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게 돼 많이 흥분이 됐었다.

-어떻게 교사로 일하게 됐었나.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SOT(School Of Tommorrow)라는 커리큘럼을 풀타임으로 사용한 최소의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고등학교 과정을 한 학기 남겨놓은 상태였지만 SOT에 대해서 교육할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교사로 활동하게 됐었다.

-부모가 홈스쿨링에서 참 중요한 요인인 듯 하다. 여기에 대해서 말해달라.

동기부여를 받아 홈스쿨링을 시작했을 정도라면 그 부모들은 홈스쿨링을 할 만한 충분한 자질을 갖춘 부모들이라고 생각한다.

-홈스쿨링을 하는 동안 가족 간의 관계가 어떠했나.

나는 아버지, 어머니를 참 많이 닮았다. 아버지는 "아빠와 엄마의 어깨를 딛고 더 높게 서라"고 자주 말씀하시곤 하셨다. 부모님은 홈스쿨링을 통해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알려주셨다. 일반적으로 신앙은 교회, 공부는 학교가 책임지는데 홈스쿨링을 할 시 가정이 둘 다를 책임지게 된다. 사실 목회자 가정이라는 특성 때문에 서로 간 트러블이 생긴 적도 있다. 또 홈스쿨링의 모델처럼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가정이기에 갖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관계가 많이 좋아졌고 또 계속 좋아지고 있다. 해답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의 질서에 순종하는 것이다.

-치아 코리아 인턴으로 일하게 된 계기는.

작년 12월의 브래드 볼러 초청 '제1회 홈스쿨링/대안학교 비전 컨퍼런스'에 아버지와 누나가 참석했었다. 이를 계기로 치아 코리아 측과 관련을 맺게 됐다.

-홈스쿨링을 주장하는 이들이 말하듯 홈스쿨링을 통해 모든 분야들을 기독교적 시각으로 보게 됐나.

그렇다. 신앙과 교육이 하나됨을 느낀다. 성경적 관점에서 보니 나에게 세계 역사의 첫 페이지는 창세기이고, 생물학은 창조론을 근거로 한다. 또 다니엘기독학교의 다니엘 라이프 스타일 무브먼트로 하루 4번 하나님 앞에 나아가며 2달에 한번씩 전체 성경을 읽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인터뷰 후기

오랜 친구나 동생을 만나 대화하듯 인터뷰는 친근하고 매끄럽게 진행됐다. 가시적으로 드러난 그 무언가는 아직 없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사려깊음과 진솔함을 갖춘 장래가 기대되는 알찬 청년이라는 느낌이었다. 쉽지 않은 때 홈스쿨링을 시작한 장갑덕 목사 가정에 박수를 보낸다.


김영빈 기자 ybkim@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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