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홈스쿨 컨퍼런스를 다녀와서(시온홈스쿨, 신혜선 선생님)

임종원 2006-01-11 (수) 09:27 12년전 418  
http://www.imh.kr/b/B19-220
시온 홈스쿨 교사로 섬겨온 지 2년이 지나고 3년째 접어들고 있다.

  아침마다 성경읽고 Q.T 하고 암송하고 수학, 영어, 태권도, 피아노, 독서... 하다보면 하루가 길지 않았다. 요즈음에는 국어, 과학이나 사회도 가끔씩 하고, 악기도 하나씩 더 하고 운동도 더 하다 보니,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어떻게 살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토요일은 홈스쿨 서포트 모임에 갔고, 목요일 오후는 아빠와 함께 현장 학습이나 봉사를 하는 날이고... 

바쁜 것은 좋은 일인데, 매일 비슷한 날이 반복되다 보니, 왜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이 생겼다. 시작할 때는  하나님 앞에서 나름대로 결단한 것인데, 아침마다 성경으로 시작하고 좀 더 많은 시간을 드리는 것 말고 뭐가 다른 건지 공교육 학교에 성경 과목 하나 첨가하여 ‘시온 홈스쿨’ 이란 간판 하나 붙여서 집으로 옮겨 놓은 것은 아닌지 ...  한마디로 홈스쿨 철학이 내게 희미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름대로 기독교 교육 책도 좀 읽어보고, 고민도 묵상도 해보고, 남편과 대화도 해보고.. 그러면서 조금 정리가 되는 듯 했지만, 난 좀 더 강한 확신을 갖고 싶었다. 다혜가 함께 있어서인지 몸이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했고, 끝까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싫어서 은혜를 기독교 중학교(대안학교)로 보낼까 하는 마음도 생겼다.

  그러던 중, 이번 겨울 방학에 아이들을 동덕여대에서 하는 영어 캠프에 보내게 되었다. (홈스쿨 시작하면서 영어 학원에 보내지 않았는데, 2년이 넘도록 집에서 혼자 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다른 아이들은 어떤지, 그리고 영어로 떠들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할 것 같았다.) 가기 전에 자기 실력이 너무 뒤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던 은혜도 몇 번 가더니,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무엇보다 숙제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해갔고, 친구들과도 참 잘 어울리며 재미있게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게임 문화나, 말투에서도 함께 하지 말아야 하는 것과 좋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거기 끼지 못하는 것을 속상해 하지 않았다.

  옛날에 영어 학원 다닐 때, 공부는 많이 하고 수준은 올라 갔어도 기쁨은 찾아 볼 수 없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은혜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면서 분명하게 감사한 변화가 있음을 알았고, 지난 세월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하는 위로를 받았다.

 


  1월 6-7일 천안 고신 대학원에서 기독교 홈스쿨 컨퍼런스가 열린다고 했지만, 내가 다 아는 내용인데 (왜 홈스쿨을 하는지, 유익은 무엇인지..)그건 내가 원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선입관으로 가고 싶지도 않았다. 더구나 다혜를 데리고 무슨 강의를 들을 수 있겠나 싶었다. 그러다가 친한 홈스쿨러의 권유로 아이들을 시부모님께 부탁하고 혼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분명한 비전을 볼 수 있기를 간구하고 있었다.

  이번 커퍼런스의 강사는 ‘사랑의 기술’의 저자인 놈 웨이크 필드 목사님, 한동대에 재직하고 계시는 에릭 엔로, 패트릭 탈봇 교수님, 자신의 사업체를 잠시 맡겨 두고 한국의 홈스쿨러를 돕기 위해 한국에 오신 랜디 섬랄씨 부부, 홈스쿨로 자란 20대 제니퍼 삭시 등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다. 주제 강의를 맡으신 놈 웨이크필드 목사님의 강의를 들으며 처음에는 졸렸다. 아버지의 영향력이 우리 삶의 문화의 기초를 놓는다는 것인데 다 아는 얘기를 풀어 말씀하시는구나 하면서 개슴츠레 눈을 뜨고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나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선택강의에서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줄리 섬랄의 강의를 들었는데 강사의 외모가 참 예뻤다. 단정한 옷차림과 조그만 얼굴, 밝은 표정이 좋았다. 너무 연약해 보였지만, 강의는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17세, 12세의 남매를 홈스쿨로 키워 오시며 남을 돕는 한해를 살기로 결단하고 한국에 오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분이 강조하신 것은 무엇보다도 하나님과의 관계였다. 홈스쿨러는 하나님 앞에서의 거룩한 부르심이며 자부심을 가지고 양육하라고 했고 무엇보다 내 마음에 와 닿은 한가지는 “Dying to Self" 였다.

  우리는 구원 받기에 합당하지 않다 그것은 주님의 전적인 은혜이다. 우리는 결혼하기에 합당한가? 남편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했다. 우리는 자녀를 양육하기에 합당한가? 자녀 양육은 하나님께서 주신 특권이라 했다.

  홈스쿨을 하면서 남편이 도와주지 않아 힘들다고 느낄 때, 불평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라 했다. 밥하고 빨래하면서 아이들 돌보면서 남편 내조 하면서, 홈스쿨이라는 부담스러운(?)  직무를 더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힘들지 않을 수 없다. 나 뿐 아니라 누구나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니 좀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거기서 필요한 것이 dying to self 라고?  그 부분에서 왜 나는 눈물이 났을까? 자아가 죽지 못한 연약한 내 모습이 하나님 앞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너무 부끄러웠다.

  지난 연말 병원일이 너무 힘들어 집에 와서도 여느 때 같지 않던 남편에게, 왜 그리 아이들에게 무심해지고 있느냐,  관심이 있긴 하는 거냐, 병원 밖에 모르냐... 등등의 바가지를 긁었던 내 모습이 보였고 너무 미안했다. 다른 과장들이 자기들은 집에 가면 뻗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누워 있기만 한다며 시간 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 주일은 종일 교회에서 지내는 남편에게 ‘선생님은 진짜 체력 좋은 가 봐요.’ 라고 했다는 소릴 듣고도 조금 무심해 지는 듯한 남편이 못마땅해서 잔소리를 퍼부었다.

  이런 내가 엄마로서, 선생님으로서, 아내로서 버티고 있는 우리 가정에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다음날, 주제 강의는 역시 놈 목사님께서 ‘복음에 기초한 문화 창조’ 라는 제목으로 강의하셨다.  가정교육의 목표는 기초를 세우는 것인데 그 기초가 복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복음은 강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학문을 가르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렇지 못할 때 아이들은 문화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 하셨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가시며 말씀하셨는데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는 신앙과 학문은 분리 될 수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가르쳐져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그렇게 교육하고 있는 곳도 어딘지 모르겠다.  교회 학교 역시 주일 하루만으로 끝나고 그것이 삶과 연결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요즘 우리 교회 주일 학교에서는 매일, 묵상하기나 성경읽기 등으로 부모의 관심을 많이 요구하고 있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가정과, 부모와 연결되지 않고 주일 학교 교육은 결코 바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홈스쿨 하면서도, 성경 읽고 암송 하는 시간에 함께 계시던 하나님을 수학 문제 풀 때는 찾을 수 없었던 우리 가정 학교의 모습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홈스쿨을 해 오면서 힘들었던 이유를 어렴풋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궁극적으로 나의 문제였다. 나의 성품이, 나의 신앙이 부족함으로 말미암아 그것이 이리저리 부딪히고 삐걱거린 것이었다. 아이들은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선물이고 보배이다. 양육은 책임이라기보다는 특권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아무에게나 허락하신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당신의 경건한 자녀를 부탁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홈스쿨 강사로 오신 분들은 자녀가, 2명에서 6명이었다. 2명은 한 분 뿐이었다. 그럼에도 자녀가 많음을 감사하고 기뻐하며 다들 예쁘게 키우셨다. 강의를 들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신앙으로 양육하는 것이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도 훨씬 강력하고 복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가고 있는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돌아오는 길에, 시온 스쿨의 올해 목표를 우선적으로 교사(부모)의 인격 향상에 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 같은 엄마에게서도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음(부족한 부분이 많지만)이 너무나 감사했다.  세 명의 아이들이 너무나 보고 싶었고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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