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김옥환 목사 특별한 자녀교육 “딸들아, 지식보다 사랑을 배우렴”

박진하 2008-06-09 (월) 11:41 9년전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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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배방면에 사는 은진(17)·지은(14) 자매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부모님과 함께 보낸다. 이른 새벽 기도회부터 잠들기 전까지 함께 공부하고, 놀아주는 상대가 부모님이다. 4년 전부터 시작한 홈스쿨링 덕분에 부모님이 곧 교사이자 친구가 된 것이다.

은진이와 지은이의 일과는 새벽 5시 기도회로 시작해 아침 큐티와 성경 읽기, 성경 공부, 저녁기도로 채워져 있다. 물론 중간중간 학과 공부는 알아서 한다. 은진이는 일찌감치 삶의 목표를 정했다. 직업을 가진 선교사가 되기로 했다. 올 여름엔 중국 단기선교도 떠난다. 100만원 가까이 되는 비용 마련을 위해 지난해부터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으고 있다. 지은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열 개나 되던 꿈이 이젠 교사와 천문학자, 음악가 세 개로 좁혀졌다. 꿈 하나에 인생을 걸기엔 아직 생각이 많은 탓이다.

개척교회 사역을 하는 김옥환(44) 목사는 중학교에 다닐 때 출석하던 교회 목사로부터 전인적인 돌봄을 경험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20여년간 학원을 운영하며 삭막한 사교육의 현장에서 신앙교육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7년 전 아산에 내려왔을 때는 아이들을 학교를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교육할 시간이 없더라구요." 김 목사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와중에도 한 학기에 1주일은 현장학습을 시켰다. 여행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아이들이 입시벌레가 되는 것 같아 아예 집에서 스스로 공부하게 했다. 은진이와 지은이는 또래의 아이들보다 훨씬 성숙하다. 1년에 1000권 가까운 책을 독파하다보니 정치, 경제, 심지어 신학적인 문제를 가지고도 토론을 할 만큼 수준이 높다.

박상숙(43) 사모는 "어머니가 감당해야 할 가정교육을 남편이 지금까지 잘 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은진이와 지은이도 아빠에 대해 고마워하기는 마찬가지.

"이제 천국에 가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김 목사의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았다. 사정을 물어보니 김 목사는 암과 투병하고 있다고 한다. 김목사의 형도 암과 투병 중이다. 김 목사가 그토록 아이들을 곁에 두고 성경에 기초를 둔 공부를 직접 가르치려 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든지,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은 감동적이다. 훗날 그 사랑에 눈을 뜬 자식들은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은진이와 지은이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빠와 엄마에게 드릴 글을 썼다. "감사합니다. 나로 인해 아픈 가슴 억누르시고 질책하시는 것, 나를 위해 눈물로 애타게 기도하신 것, 자라나는 하나하나의 모습을 보며 감사한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세상에서 빛이 되고, 세상에서 작지만 강한 소금이 되라고 말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신 모습대로 언제나 어디서든 아빠 엄마처럼 살겠습니다."

아산=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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