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부모들 사이에 홈스쿨링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현 제도권 교육(공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개성 계발을 막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선전(深�q)의 9살 어린이 차오화는 매일 오후 3시 정각에 집에서 아버지 차오잉추와 함께 공부를 시작한다. 주식 전문 투자자인 아버지가 온라인으로 증시 모니터링을 끝내는 시간이 오후 3시다. 차오화는 공부를 하기 전에 미리 책을 읽고 숙제를 한다. 물론 책만 보는 것은 아니다. 본인 스스로 선택을 해서 체스와 펜싱, 피아노 등을 배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9일 중국 내 홈스쿨링 현황을 소개하면서 중국 각 도시에서 공교육을 거부하고 독자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전의 10살 소녀 란란도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부모는 모두 지방 학교 교사지만 란란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란란의 아버지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모든 수업이 시험 위주로 편성돼 있고 마치 공산품처럼 학생들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낸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모든 홈스쿨링이 집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을 다른 교사나 아는 사람들에게 위탁해 교육을 한다. 이 경우에도 함께 배우는 학생이 10명을 넘는 일은 거의 없다.

중국의 홈스쿨링은 2010년에야 시작됐다. 저장성 이우의 상인인 쉬셰진(徐雪金·37)은 수출입무역회사를 경영하다 사업이 한창 성장하던 2009년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전업 아빠'가 됐다. 당시 5살이던 딸의 교육을 위해서였다. 그는 유치원에 다니던 딸이 교사의 엄격한 통제를 못 견디는 것을 보고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어 인터넷에 이 사정을 알리는 글을 띄운 것이 많은 학부모의 공감을 사게 됐고 홈스쿨링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설립한 중국홈스쿨링연맹엔 현재 5000여 가정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지방마다 별도의 단체들이 속속 결성되고 있다. 쉬셰진은 "고정된 모델의 교육을 받는 것은 아이에겐 고통스러운 일이다. 교육은 마땅히 아이의 천성을 고려해 가르쳐야 하고 그들의 개성발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홈스쿨링엔 문제도 적지 않다. 교육의 질과 커리큘럼이 적절하게 모니터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엔 아예 관련 법이 없다. 교육정책을 연구하는 베이징의 비영리기관 '21세기 교육연구소'의 부소장 슝빙치는 정부가 현재 불법인 홈스쿨링을 조속히 합법화하지 않으면 조만간 커다란 교육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