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하영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저자)

네아이아빠 2017-04-04 (화) 18:11 21일전 196  
http://www.imh.kr/b/B43-318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공부란 무엇일까요? 배움이란 무엇일까요? 이러한 물음이 생길 때마다 길을 나섰습니다. 때로는 책을 읽고, 때로는 여행을 떠나고, 때로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발견했습니다. 학교 밖에서도, 혼자서도, 조금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배우며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임하영>

 

‘학교를 하루도 다니지 않았다’라고 하면 보통의 사람들은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람을 떠올리곤 한다. 이런 편견을 단번에 깨뜨려준 이가 바로 에세이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을 쓴 작가 임하영이다. 그는 한국의 교육시스템 밖에서도 얼마든지 성숙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증거했다.

지난 31일 어스름이 깔릴 무렵, 합정동 한적한 카페에서 만난 임 작가는 아직 앳된 티를 벗지 않은 스무살 청년이었다. 뿔테 안경에 등산용 바람막이를 입고 나타난 그는 절하듯 허리를 깊게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그의 목소리에서 한국 교육 시스템이 찍어내는 ‘○○영재’가 아닌, 사유하는 고뇌하는 지식인의 느낌이 묻어나왔다.

임 작가는 학교를 단 하루도 나간 적이 없다. 6살 때까지 유치원에 잠시 다녔지만, 평소 홈스쿨링을 꿈꿔온 부모님의 바람대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지냈다. 하지만 단순히 집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하는 ‘홈스쿨링’과는 달랐다. 아이 스스로 배움의 주체가 되어 공부하는 ‘언스쿨링’으로 온 세상과 모든 사람을 학교 삼아 배웠다. 그는 중학생의 나이에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고, 영어와 프랑스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바이올린 하나를 들고 3개월 동안의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임 작가의 지적 탐험은 끝이 없다. 16세 때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를 탐독하고 종합일간지에 칼럼도 쓴다. 또래의 청년과 사고방식이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다. 인터뷰 내내 느낀 것이지만 일단 선택하는 단어 자체가 범상치 않았다.

인간과 사회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갖고 싶다는 스무 살 청년이 생각하는 진짜 공부란 무엇일까.

임 작가는 홈스쿨링에 대해 “가장 자기답게 자라는 방법”이라며 “죽은 공부가 아닌 살아있는 공부, 복종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길을 찾아나가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저의 삶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방식으로도 살아갈 수 있구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임 작가와 일문일답.

 

어떻게 책을 쓰게 됐나요?

처음에는 2015년에 3개월간 다녀온 유럽 여행기를 쓸 계획이었어요. 그래서 알음알음 출판사에 연락했죠. 그런데 출판사 대표이신 선완규 선생님께서 여행기를 쓰기 전에 본인의 삶을 정리한 책을 먼저 써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제가 큰 성공을 이룬 것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라서 ‘내 이야기가 책으로 쓸 만한 가치가 있을까’하고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때 친한 누나가 이런 말을 해주셨어요. 너의 다름이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 참 소중하다고. 그래서 책을 쓸 용기를 얻었어요.

책을 쓰면서 저의 삶을 낱낱이 들춰내는 것이 민망하고 또 두렵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제 삶의 한 매듭을 지을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어요. 청소년이나 염두에 둔 독자가 있나요.

특정 독자층을 생각하고 쓰진 않았어요. 자녀를 키우시는 부모님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고등학생, 대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제 삶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독자들이 ‘아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을 펴내게 된 동기는 뭔가요.

‘공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공부 잘 해?’라는 질문을 자주 받잖아요. 여기서 공부가 의미하는 건 ‘성적’이죠. 성적은 시험을 통해 얻을 수 있고 시험은 정해진 답을 맞히는 것이잖아요. 결국 수많은 정보를 머리에 힘껏 쑤셔 넣었다가 시험이 끝나면 배설해버리는 행위를 얼마나 능숙하게 하느냐, 이게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인거예요. 이런 기준으로 공부를 잘 하는지 못 하는지 나눠요. 이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죠.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공부는 첫째로 인간으로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배우는 것, 둘째로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성찰하는 법을 익히는 것, 셋째로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스스로 찾아 깊이 탐구하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죽은 공부가 아닌 살아있는 공부, 복종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길을 찾아나가는 공부인 거죠. 이런 공부가 꼭 학교라는 공간에서만 이뤄지지는 않아요. 오히려 학교 밖에서 더 잘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우리 스승은 사람이 될 수도, 책이 될 수도, 여행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어릴 때는 부모님 뜻을 따랐지만 성장해서는 본인 의지대로 학교에 다닐 수 있었을텐데 왜 가지 않은 겁니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았으니까요. 학교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기도 하고요. 특히 매일 학교와 학원에 다니면서 새벽에 집에 들어오고 아침 일찍 나가는 친구들이 힘들어 보였어요.

 

홈스쿨링의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홈스쿨링의 가장 커다란 단점은 아직 합법화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은 제도 밖에 있어서 학생이 누릴 수 있는 보호나 특권을 누릴 수 없어요. 예를 들면 학교 시설을 이용한다던지 국제학생증을 만든다던지 하는 걸 하나도 받을 수 없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홈스쿨링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들이 여러 번 있었어요. 2003년에는 민주당 김경천 의원이, 2007년에는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2012년에는 새민연 김춘진 의원이 홈스쿨링 관련 법안을 발의했어요. 그런데 임기 만료로 폐기됐죠. 정부 차원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에서 홈스쿨링 법제화를 추진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흐지부지해졌어요.

뉴스에서 보면 아이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걸 굳이 홈스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홈스쿨링이 제도 안으로 들어와야 할 것 같아요. 홈스쿨링을 원하는 가정이 미리 홈스쿨링을 신청하면, 교육 당국에서 정기적으로 홈스쿨 가정에 방문한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또 무엇이든지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 정해진 길이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인 동시에 엄청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에서는 정해진 길을 달리며 전력질주 하는데 나는 뭘 하고 있는 건지, 올바로 가고 있는 건지, 낙오되는 건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죠. 지금도 이런 고민이 들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감수하면서까지 홈스쿨링을 고수하는 이유는.

결과적으로 보면, 이런 고민과 질문들이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것 같아요. 제가 내린 선택에 제가 책임지는 법을 배우는 거죠.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고, 본인의 인생을 본인이 디자인하는 세계가 열려요.

 

어른들은 홈스쿨링을 하면 사회성 결여를 걱정하는데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나요.

사회성이라는 게 꼭 또래 집단에서만 형성되는 게 아니잖아요. 학교에 가면 12년 동안 같은 나이의 사람들과만 쭉 어울리게 되는데, 홈스쿨링은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저보다 어린 친구들과도, 위에 열 몇 살 차이 나는 형 누나들이랑도 가깝게 지내요.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학교 다니다가 홈스쿨링을 하는 친구들은 또래 집단을 그리워하기도 해요. 친구 없어서 외롭다고요. 그런 면은 조금은 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학교에서 있던 대로 하루 종일 친구랑 같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동갑내기 친구를 꼽자면 티모시라는 친구가 있어요. 한국 사람은 아니고 어머니는 미국, 아버지는 프랑스 사람인데, 제 가장 친한 친구예요. 제가 17살 때 미국에 갈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같이 지내면서 친해졌어요. 그 친구는 분자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고, 저는 과학보다는 역사나 철학 쪽에 관심이 많아서 관심사가 다르긴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친구예요.

 

결혼해서 자녀들에게 ‘언스쿨링’을 시킬 생각인지.

결혼에 대해서 그렇게 심도 있게 생각해보진 않았는데요.(웃음) 기회가 된다면 그러고 싶어요. 사람이 성품과 자질, 능력을 다 다르게 갖고 태어나는데, 언스쿨링이 가장 자기답게 자라는 방법인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래요. 아이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냅니까

어릴 적에는 딱 정해진 스케줄이 있었어요. 가족이 다 함께 영어공부를 하고 수학문제를 몇 문제 풀고 하는 식이었죠. 그런데 점점 크면서 스스로 공부 스케줄을 짰어요. 지금은 가족끼리 같이 하는 스케줄은 없어요. 하루 일과는 매일 달라요. 요즘에는 일주일에 한번 손미나 선생님이 하시는 인생학교에 가고요. 나머지는 다음 책에 들어갈 글을 쓰고 있어요.

 

프랑스어를 상당히 잘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공부하세요

지금도 불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프랑스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르몽드 읽는 수업을 듣고 있고, 이코노미스트도 정기적으로 읽고 있어요. 사회, 역사, 철학 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도 공부하고 있고요.

프랑스어는 아직도 잘하지 못해요. 라디오나 팟캐스트 같은 것들을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르몽드도 처음엔 되게 힘들었는데... 언어는 꾸준히 하는 거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미래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해봤나요.

장기적이고 추상적인 계획을 말씀드리면, 서른 살까지는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인간이나 사회에 대해 더 폭넓은 이해를 갖추고 싶어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세계는 너무 좁으니까, 다양한 삶의 층위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그 다음에는 사회가 나아지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거든요. 저는 장기적으로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이 있어요. 그런 믿음을 견지하며 미래 사회의 희망을 위해 달려가려고 합니다.


출처: http://www.woly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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