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빛이 학교 안가기 1년을 돌아보며

홈스쿨기사



솔빛이 학교 안가기 1년을 돌아보며

박진하 0 1,808 2004.08.03 20:02
2003-10-21
안녕하세요~ 솔빛이 입니다.


몇 일전에 [우리집 아이는 학교에 안가요!] 라는 홈스쿨러들과, 그외 탈학교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인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발제를 맡았었답니다.


자퇴 1주년을 맞이하여, 1년 결산도 할겸... 그 때 썼던 발제문을 인터넷에 맞게 약간 수정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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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1. 자퇴하기 (자퇴 처리 과정)
지금은 중학교도 의무 교육이 되었지만, 전 운이 좋았답니다. 1년 일찍 태어나서 의무교육에서 제외가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자퇴에 그다지 까다로운 절차는 없었습니다.
부모님 동의서...외에 몇 개 서류 작성을 한 뒤, 학교에서 나왔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중학교가 의무교육이 되어서 좀 더 방법이 까다로워졌다고 합니다. 정확한 방법은 모르지만, '정원 외 관리' 라고 해서..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나오기까지의 과정은...학교마다, 상황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2. 홈페이지


자퇴한지 한달 하고도 하루 뒤에 전 홈페이지를 오픈 했습니다. 저 자신을 통제하기도 하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거나 대안학교에 다니거나~하는 탈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어서 지요. 여기에 하루의 일과를 올리거나, 저의 기록을 남기는 일은 저를 정말 많이 바로 잡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 사회 생활을 많이 해야하는 홈스쿨러(홈스쿨링을 하는 사람)로서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제 홈페이지를 보고 있으니~ 옆길로 세지도 않구요~. ^^;
그리고 많은 분들께서 저에게 용기를 주셨어요~


3. 여행


자퇴를 한 뒤 홈스쿨링을 한 지난 1년 동안, 전 이때까지 저의 인생에서 가장 많이 여행을 다녔습니다. 방학 때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도 얼마든지 여행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자센터(서울시립 청소년 직업체험센터, 서울 도시형 대안학교 중 하나입니다.)에서 만난 '빠짱아저씨' 란 분 덕택에, 강화도에서 일주일 동안 자연생활을 해보고, 또 함께 일본으로 자전거여행을 일주일 동안 다녀왔습니다.
길동무(우리농산물살리기 100인 100일 걷기 운동)에서 열리는 '보따리 학교' 캠프에 가서, 경상도 소녀로서는 잘 가보기 어려운 전라도에 가서 어린아이들과 5박 6일 캠프도 하고, 자원봉사도 해보고요. (군청에 민원을 하러 가기도 했답니다)
지난 8월에는, 스스로넷 미디어스쿨(서울 도시형 대안학교 중 하나)에서 문화관광부의 후원을 받아서 진행 한 인도여행에 2주일 동안 다녀왔습니다.

그 외에도, 시간이 많았기에~ 가족끼리 자주 놀러가기도 했답니다. 가족끼리 여행을 가거나, 놀러 간 것은 정말 셀 수 없이 자주 갔어요~



4. 학과공부(검정고시 준비)


우전 전 중학교 자퇴니까, 중학교 졸업자격을 따기로 했습니다. 대학교에는 가고 싶기도 했고, 빨리 검정고시를 봐서 졸업을 해버리면... 중고등학교에 다시 안 가도 되기 때문이었죠~ 2003년 4월달에 고입검정고시를 보았고, 중학교에서 2년 동안 배워 놓은 것이 있어서, 간단하게 합격했습니다. (학교에서 보던 시험보다 더 쉽더군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 한 뒤에는, 열심히(그래도 놀 건 다 놀고...) 4달 동안 고등학교 과목(공통과목)을 대강 공부해서, 8월 달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나서 보니, 공부하는 것이 많이 쉬워졌다는 것이 느껴졌답니다. 공부 시간은, 하루에 공부 2시간 정도를 기본으로 잡고, 수학이나 국사를 주로 했답니다 (제가 이 과목에 약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주로 독서를 했습니다.
헌 교과서를 사서 공부를 하거나, 검정고시 기출 문제집을 주로 풀면서 했구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EBS등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스스로 공부하는데 많은 것들이 도움을 주더라구요.

검정고시를 보는 사람들도...생각보다 꽤 많았답니다. 울산 만 하더라도 1000명 가까이 됩니다. 검정고시를 보는 사람들이요. 학교 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고 검정 고시생들이 소외되지 않았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제 친구들은 부러워서 어쩔 줄 모른답니다. 벌써 고등학교 졸업했다고...


5. 고양이 기르기


학교에서 나온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저의 최고 관심사는 단 하나였습니다. '애완견 기르기'...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기대했던 건데, 부모님이 맞벌이 이신 데다가, 제가 학교에 가면 집이 텅~비기에, 돌보아 줄 사람이 없어서 이제껏 길러보지 못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젠 제가 학교에 안 가니, 길러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그 뒤에 한 두달 정도를 견 종이며~까페 며~ 강아지 관련 서적을 마구 뒤져대고..강아지 기를 준비를 했답니다.

그런데....강아지를 곧 기른다며 좋아할 때, 난데없이 강아지가 아닌, 고양이를 아버지께서 주워오셨습니다. 길에 버려진 아주 어린 고양이를 주워오신 것이죠. 처음에 데려온 고양이는 너무 어려서 (눈도 못 떴답니다)2일만에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그 뒤 반 달 뒤에는, 눈은 떴지만 걷지를 못하는, 생쥐인지 고양이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의 생후 보름 즈음 된 아주 어린 고양이를 또 주워오셨습니다. 이번엔 두 마리....
젖병을 사서 겨우겨우 우유를 먹이고...하루종일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이 아기고양이들을 살리는데 온 힘을 다 쏟은 덕에...고양이들은 건강하게 성장했고..한달 뒤에는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왔습니다. 총 3마리...완전히 제가 엄마 노릇 다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고생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더군다나 전 고양이보다 성장기간이 훨씬 더 길잖아요.)
지금 이 세 마리 고양이는 까망, 완두, 콩이 라고 이름이 붙여져서 [까만 완두콩 남매] 라는 이름으로 저희 집의 식구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벌써 생후 6개월이랍니다.

고양이들의 존재는 저에게 특별합니다. 모두 학교에 가서..집에 혼자 있어야 할 때...친구에게 전화조차 할 수 없는 시간...저의 무릎에 올라와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들은 저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었고, '집에서 있으면 외롭지 않니?' 라는 질문에 강하게 '외롭지 않아요' 라고 말 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강아지에게서 느낄 수 없는 고양이들만의 매력에 저희 가족은 고양이들에게 푹~빠져버렸답니다.


6. 체력관리


이건 홈스쿨링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입니다...운동량이 줄어든거죠. (한마디로..몸매관리가 안 된다는 것...-_-)
학교에 등하교 하고~ 청소하고~책상밀고 닦고~복도를 질주하는 것이 없어졌기 때문에..집에서 뒹구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여행을 가거나, 자원봉사를 하긴 하지만...매일 조금씩이나마 이렇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만큼은 되질 않는답니다.
더군다나 전 일부러 밖에 나가서 시간을 정해서 매일 운동을 하거나...하는 '규칙적'에 굉장히 약하기에...작심 3일이라고...금방 그만두고 맙니다. 함께 공원이나 마당에서 공놀이 같은 것이라도 함께 해 줄 사람이 있으면 하겠는데...모두 학원에 가니...쩝..슬픈 현실입니다.


7. 자원봉사


학교에 다닐 때도 자원봉사를 하긴 했었습니다. 시간 때우기 식이나마... 학교에서 나온 뒤 부터, 시간 때우기가 아닌, 제가 하고 싶은 자원봉사를 할 수가 있었답니다.
자원봉사를 일부러 시작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시민단체나 문화센터 등에서 하는 '적성검사' '청소년 또래 상담 교육' 등등에 참여를 했었지요.
이런 곳에 참여를 하다보니, 점점 저도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자원봉사에 스스로 참여하는 것을 조금씩 시작했답니다.
'느낌표!'에서 기적의 도서관 설립에 울산이 등장한 적이 있었답니다. TV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그 때 한편에서 열심히 풍선 만들고..사람들 안내하고..짐을 나르고 했었답니다.
길동무에서 유치 한 '보따리 학교' 에서도, '동학 보은 취회 행사'에서 페이스페인팅 등의 자원봉사를 했었구요.
7월 달 즈음에는 요술풍선만들기에 참여해서, 공원에서 아이들에게 요술풍선을 만들어서 나누어주는 봉사를 했습니다.
8월 달에 '서울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자원봉사에 지원해서...서류 심사, 면접까지 해서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면접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영화제에서 안내방송을 맡게되었는데요..어려움도 많았지만, 무사히 일을 마쳤습니다.

학교에서 나오고 보니, 하루하루로 끝나는 자원봉사 보단, 하루종일 하던가~ 몇 박 몇 일을 연이어서 하는 자원봉사를 많이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직업이 있는지도 많이 느꼈습니다.

요즘은, 고양이들도 기르고 하니, 동물 보호원 등지에서 자원봉사를 할까~하면서 찾아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수해복구 자원봉사도 가볼까 했는데...저희 집부터 복구를 한다느니~ 너무 멀다느니~하는 핑계로 결국은 못 갔답니다...많이 반성하고 있어요..T^T


8. 친구들


많은 분들이... 학교에서 나오면,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지고..그렇게 되면 친구가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하고 걱정을 하시는데요. 전 학교에서 나온 뒤로 친구관계에 더 만족을 하고 있답니다.
학교에 다닐 때, 전 친구관계 때문에 많이 고민을 하곤 했습니다. 친한 친구 몇 명만 있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또 저와 서로 싫어하는 친구들에게 과민반응을 보이곤 했습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아이들을..일주일에 6일씩 봐야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답니다.
그래서...또래아이들에게 왠지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그건 저에게 아직도 약간 남아있는 슬픈...휴유증(?) 이랍니다.

학교에서 나온 뒤로... 전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나..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을 스스로 자제하는 등~ 많은 발전을 보였습니다. 사회성도 많이 좋아졌죠.
'학교에서는 지식과, 사회성을 배운다' 라는 말...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했나요~ 최소한 저에겐 안 통해요!!


09. 방송출연


학교를 나오기 전부터 저와 저희 엄마는 방송출연을 가끔 했습니다. 물론 홈스쿨링에 관해서 방송에 출연을 하는 것은 학교에서 나온 뒤부터 있는 일이지요.
학교에서 나온 뒤에는 방송에 출연하는 횟수가 조금씩 많아졌습니다. 요즘들어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EBS '사제부일체' 라는 토론방송에서 학생 중에 한 명으로 나갔던 것이죠. 몇 번 출연했답니다~ '검정고시생' 으로 소개가 나갔던 것이 인상 깊습니다. 더군다나 그곳에서 전 나이가 어린 편에 속했기 때문에... 많은 언니오빠들도 만날 수 있었답니다.
방송 출연이 언제나 즐거웠던 것은 아니예요. 한 유명한 방송국의 아침방송에서...저희를 촬영을 했었는데, 내용이 많이 왜곡되게 방송을 내보내서, 항의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죠? ^^


10. 풍물
매주 토요일마다 전 가는 곳이 있답니다. 바로 풍물 교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일념과, 학교에서 풍물 클럽만 신청했다 하면, 엄청난 경쟁률 때문에 언제나 못 들어갔던 한을 풀기 위해서(?) 시작하게 되었죠.
저희 엄마께서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울산지부'에 참여하고 계시기에, 그곳에 있는 아이들과 아주머니 분들과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언제 우리끼리 공연도 해보자며 오가고 있지만...언제 공연하게 되면, 와서 구경하세요~



[앞으로의 계획]


1. 대학에 가기 전 까지
전 '꽃다운 10대'를 진짜 꽃처럼 화려하게(?) 보내고 싶답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 하는 것들을 더 많이 배워놓고 싶어요.
우선 요리처럼 실생활에 쓸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싶고, 자격증 같은 것이 필요하면, 시간 날 때 따기도 하고요. 학교에 안 다니니, 시간이 많은 이점이 있어서 학과공부와 함께 자격증 따는 데 고생을 안 해도 되니! 정말 좋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이면 다른 것들을 배우고, 체험하고 싶은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전 대학에 가보고 싶답니다. (또 학교에서 나올지도 모르지만...-_-a)그렇다고 일찍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맞추어서 4년 즈음 뒤에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4년 동안 무언가 저를 옆길로 세지 않게 하는 요소가 있어야, 저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이번 겨울에 방송통신대학교에 갈까 생각 중입니다.
더군다나 전 학생증이 없기 때문에 불편한 관계로 방송통신 대학교 학생증을 사용할까 해요. 제가 사는 울산에는 아직 청소년증 도입이 안 되었거든요. (그리고...학생증과 청소년증이 따로따로 존재한 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 면도 있고..) , 학교에 매일 매일 가지 않아도 되고, 검정고시만 봐도 들어갈 수 있으니... 요즘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국어에 맞추어, 중국어관련 과에 들어가서 지내다가, 나중에 4년 뒤에 편입을 하거나, 수능을 보거나 해서 제가 원하는 과에 들어가고 싶어요.

2. 직업/진로
저의 장래희망이 무어냐고 물으면...전 대답하기가 곤란하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도 많고~ 잡다하게 할 수 있는 것도 많고..(대신 한 우물을 잘 못 파는 성격..)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 중에서 딱! 한가지를 정해서 직업으로 나아가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 같아요. 아직 제가 무얼 재일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수행이 부족하오!!)
잡기(?)에 능한 만큼...(대신 아주 아주 잘하는 것은 없지만..) 여러 가지 직업을 체험해 보면서, 맘에 드는 직업을 여러 개 가지고 싶답니다.
직업을 가진다 하더라도, 봉사활동이나 그런 것도 많이 해보고 싶구요.


1년동안 학교를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한 것에 대해서~~~ >_<

1. 장점
* 시간표와 공부방식도 개성시대!
홈스쿨링에는 시간표가 특별히 없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개개인이 자기 나름대로 짜지, 전체적으로 '이렇게 생활하라' 라고 짜져있지 않죠.
홈스쿨링의 장점이 여기서 나옵니다. 자기 스스로 공부를 하는 만큼... 자신이 원하는 공부방식을 맘껏 해볼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자기 통제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학원이나 학교에 의지하지 않고 공부 할 수 있는 인생의 중요한(!) 경험이 될 수도 있어요. 또, 늦잠을 자던~ 하는 일없이 멍~하게 앉아있어도 특별히 무어라 할 사람 없으니 정말 좋습니다. (그렇다고 맨날 멍하게 있으면 안되죠!)
그리고 원하는 과목이나 분야를 더 배우고 싶으면, 학년이나 교과서 내용에 상관없이 더 많이 배울 수도 있는 좋은 점도 있답니다!



* 가족과의 많은 시간


홈스쿨링을 하면서 많이 달라진 것이라면, 바로 가족과의 시간이 몇곱절 늘어났다는 것이죠.
저흰 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의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너무 서운했습니다. 하루에 있던 일을 서로 서로에게 이야기하면서...함께 밥을 먹는 것조차 힘들어 질 때가 많았으니까요. 그렇기에 세대차이니~ 뭐니 하면서 다투기도 했습니다.
가족과의 시간이 늘어난 이후로는, 가족과 다투는 횟수가 훨씬 줄어들었답니다. 함께 쇼핑도 가고~ 집안일도 하고~ 놀러도 가고~ (제가 집안 일을 하기도 하니, 부모님도 편안해 하시구요)


* 여유 로운 생활


학교에서 나온 다음 날... 저희 가족이 느낀 것은 '방학 같다~' 였답니다. (더군다나 방학 숙제도 없는!) 학교에 가는 것과..숙제..성적 등을 잊어버리고 잠시 딴 세상에 온 듯했습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으니 이렇게 좋을 수가~ 라고 전 생각한답니다. 여행을 가거나, 몇박 몇일 집을 비워야 할 때, 학교에 빠지는 것 염려하지 않아도 되구요. 쇼핑에 가거나, 공연, 영화를 보러 갈 때도 평일 오전 즈음에 사람이 별로 없을 때 여유 있게 갈 수도 있지요~
이런 생활을 하다보니, 제 자신이 예전 보다 좀 느긋해 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회성 발달


흔히들, 홈스쿨링이라고 하면, 사회성 걱정을 하시더군요. 사회성이 나빠진다고...
전 사람마다 학교에서 사회성이 좋아지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더 나빠지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회성이 나빠지는 쪽이었으니까요. (앞에서 설명 드렸죠?)
학교의 교실 안을 잘 보면,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한 곳에 몰려있습니다. 다른 연령층을 보기가 어렵죠. 그래서 학교에서의 사회성이라고 하면..또래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 쪽이 옳을 겁니다. 전 이걸 사회성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실제 사회에선, 학교만큼이나 또래들 '만' 볼 수 있는 곳이 없으니까요. (동창회나~ 그런 것이라면 몰라도..) 여러 연령층과 지낼 수 있어야 사회성이 좋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 홈스쿨링을 하면서, 저 자신의 사회성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많은 연령층 사람들과 섞여서 지내는 데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니까요. 오히려 학교에서 얻었던.... 같은 나이의 또래들을 조금씩 피하게 되는 것이 지금 저에게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2. 단점

* 동지들이 적다!


이건 정말...저나 우리 가족 혼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니까요.
우선, 홈스쿨링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인다고 해도, 워낙 거리도 있고 수가 적기에 인터넷이외에는 모이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지방에 사는 (저 같이) 홈스쿨러는 더 모이기가 힘들죠. 홈스쿨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도 별로 없습니다. 대안학교도 수도권이나, 아주 시골에 주로 위치하니까요. 인터넷을 통해서...만나는 수밖에 없죠.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과 만나서, 놀거나 이야기 할 시간이 힘든 것도 있죠. 활동시간이 다르기에... 홈스쿨링을 하게되면, 주로 활동시간이 오전이나 이른 오후가 되는데 반해,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학교 하교시간부터 '밖'에서의 활동시간이 됩니다. 그리고 밤이 어둑해질 때까지 학원에 있어야 하는 친구들도 있으니...만나기가 어려운 것은 당연.
더군다나...시험기간에 맞추어..친구들이 '잠적'을 해버리니, 연락을 할 기간도 잘 잡아야 합니다. T^T


* 사회에서의 관점


요즘 대안교육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생이 아닌 '청소년' 들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달라져서 다행입니다. 무조건 문제아로 보지는 않으니까요. (첫인상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하지만, 사회에서의 해택은 '학생'들 보다 낮은 편입니다. 우선 '청소년 증' 도 우선 서울만 도입이 되었고요...(학생증과 청소년 증이 따로 존재한 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지만...) 여러 가지 행사나 대회, 발표회 등도 학생증이나 학교/반/번호를 요구하고... '학생'들만의 참여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돌아다니면..'몇 살이세요?' '학교에 왜 안 갔니?' 라는 질문을 귀찮을 정도로 듣는 것도 불편한 것 중에 하나입니다...


* 체력관리


학교등교, 쉬는 시간의 질주, 청소 등등~ 학교에서의 움직임은 홈스쿨러들이 집에서 하는 활동양 보다 많습니다. 즉, 운동이라는 거죠.
일부러 하루에 운동시간을 짜서, 규칙적으로 하거나... 뭔가 육체노동을 하거나..원래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한...학교에서의 그 운동량은 따라 가기가 생각보다 힘듭니다.
(더군다나, 학교 다닐 때, '쉬고싶다' 라고 한이 맺힌 사람일수록 더 힘들죠...)
운동도 함께 해야 재미있는 건데...죄다 학교나 학원에 갔으니...(형제가 함께 홈스쿨링을 한다면.. 괜찮을지도.....)


* 경제적인 문제
공교육을 벗어났으니...공교육에서 누리던 혜택을 못 받는 것이 하나의 문제가 됩니다. (세금 다 내고서는 혜택을 못 받으니...억울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무엇을 배우려고 하면, 자기 돈을 내고 해야 하죠...



홈스쿨링을 준비하는 분들께....드리고 싶은 말~


1. 준비물

*대화의 창
우선 자녀와, 부모님 사이에 대화의 창이 활짝 열려있어야 한답니다. 이미 열리지 않았다고 해도, 열릴 준비가 돼있거나, 열고 싶으시기만 해도 되요. 홈스쿨링을 하면서 점점 열릴 수도 있어요.
홈스쿨링을 하면,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학교 다닐 때보다 많아지기에, 가족과의 화목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화의 창! 이것은 필수품이예요~!!

*경쟁의식 버리기
대학 빨리 가기, 수능 빨리 공부하기, 빨리 자격증 따기, 빨리 돈 벌기 등등등~ 이런 '빨리빨리' 전법은 홈스쿨링에서는 독약이라고 전 생각해요. 홈스쿨링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을 이기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을 이기겠다는 생각은 잠시 접으세요. 학교 다니면서도 피곤했던 경쟁의식과 빨리 빨리 전법... 학교에서 나와서 까지 가지고 간다면...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무조건 이기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랍니다)

앞차를 추월해서 가지 않아도, 목적지에는 도착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천천히 가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그냥 지나칠 뻔했던 풍경 또한 볼 수가 있죠. 홈스쿨링도 이와 마찬가지랍니다. 하나의 목표만 생각해서 그것만 보고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보면서 여러 가능성을 이리저리 둘러볼 줄 알아야 합니다.

학교에서 나와서도 학교에 다닌 사람 들 만큼이나 할 수 있고, 학교에서 얻은 상처들이 치유해져 간다면...그것으로 이미 많은 것을 얻은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경쟁의식 때문에 서로 서로를 피곤하게 하지 맙시다!!!)


*돕고 살기
이건 홈스쿨링을 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이지만, 홈스쿨링을 하면 더욱더 필요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홈스쿨링은 절대로 혼자서 할 수가 없어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많습니다. 탈학교 학생들을 위한 행사나, 여행 등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조언이 듣고 싶을 때도 많으니까요. 이런 것을 자신은 아무 것도 안 하면서, 거저먹겠다는 것은 도둑심보겠죠? 서로서로 도와 가면서 친분을 쌓고, 그래서 도움을 받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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