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하는 내 아이들에게 들려주듯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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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하는 내 아이들에게 들려주듯 썼다

박진하 0 2,517 2007.12.19 23:21

수전 와이즈 바우어(39)는 16살이 되기 전에 역사소설 3권을 썼는데, 지금 그의 큰 아이가 16살이고 역시 세 권의 소설을 썼다. 그는 초·중·고 과정을 학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링으로 마쳤다. 그러고도 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교환학생으로 옥스포드대학에 유학도 했다. 그는 7~16살의 자식들 4명도 모두 홈스쿨링으로 키우고 있다.

버지니아주 윌리엄 앤 메리 대학 영문학과 교수가 된 수전이 쓴 역사책 <교양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는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등극했고 국내에서도 번역출간돼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세상의 모든 역사>도 고대편 2권을 필두로 번역출간 중이다. 출판사 이론과실천 초청으로 서울에 온 다음날인 12일 만난 그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지역 여행이 처음”이라고 했다.

홈스쿨링으로 옥스퍼드 유학 영문학 교수
4남매 남편과 함께 직접 교육
“불이익 없어져 미국내 100만가구”
16살 맏이도 소설 세권 펴낸 작가

<…세계역사 이야기>가 많이 읽히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여러 나라 얘기를 취합해 공통되는 맥, 흐름을 짚었다. 일반적으로 역사책들이 너무 어렵고 재미없다. 나는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람이나 사건에 관한 이야기 위주로 쓴다. 시험치는 데나 필요한 이름, 연대 따위보다는 인간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일어난 사실들의 나열보다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당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에 관심을 쏟는다.”

그가 쓴 역사책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이야기체 서술은 그의 홈스쿨링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때 “역사란 흥미있는 과목이어야 마땅한데 왜 사람들이 외면하는 슬픈 현상이 빚어질까” 깊이 생각한 결과다. 그런 체험을 토대로 자신의 아이들에게 이야기 들려주듯 쓴 것이다.

왜 홈스쿨링을 택했나? “오빠가 공립학교에 다녔는데, 폭력적인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또 입양한 아프리카계 흑인 여동생이 인종차별에 노출돼 당시 학교 교사였던 어머니가 홈스쿨링 쪽을 택했다.” 미국에선 홈스쿨링 출신자가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까. “미국서도 졸업장이 없으면 대학입시 때 불리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어느 대학이든 홈스쿨링 성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인 추세가 됐다.” 2~3년 전에 실시한 조사로는 미국에선 약 1백만 가구의 자녀들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단다. “원래 1970년대에 학교나 교육당국을 불신한 학부모들이 주축이 돼 시작했는데, 처음엔 보수적이고 자신들만의 전통을 지키려는 폐쇄적인 집안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홈스쿨링을 많이 택했다. 그러나 요즘은 종교적 입장과는 무관한 일반가정의 비율이 늘고 있다.” 홈스쿨링의 잇점은? “각자 취미에 맞거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케줄을 짜 독립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가르쳐본 경험으로는, 홈스쿨링한 학생들이 글쓰기 등의 개인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뛰어나고 학교시스템을 독립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훨씬 더 낫다.” 그는 10살 때 라틴어를 배웠으며, 영어와 그리스어와 신학을 전공하고 히브리어와 음악도 공부했다.

미국에도 비전공자에 대한 장벽이 있다. 그의 역사책은 역사전공자들한테서는 입문서 정도의 대우밖에 받지 못한다. “하지만 독자들로부터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비전공자인 그가 동양사를 포함한 세계사를 쓸 수 있는 건 앞선 미국사회 시스템 덕이다. “물론 자료구하는 데 고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한테 조언을 구하고, 또 학교에 필요한 자료 구해달라 부탁하면 도서관이 각국에 연락해 빌려서라도 구해준다. 이런 시스템 덕에 쓸 수 있다.”

글 쓰고 학교에서 가르치면서 4명의 아이를 홈스쿨링으로 키우는 건 무리 아닐까. “남편이 거들어준다. 또 예전에 커리큘럼을 스스로 짜고, 어머니와 함께 <잘 훈련된 정신: 집에서 하는 교양교육 입문>을 함께 쓴 경험 등도 있어 별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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