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이 영재교육이라고요?

홈스쿨기사



홈스쿨링이 영재교육이라고요?

네아이아빠 1 1,894 2012.04.20 12:10
조선일보 입력 : 2011.12.20 14:38

홈스쿨링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학교 가지 않고 집에서 배우는 과정… 영재교육 아냐
하고 싶은 것 찾게 기다리고, 성장하는 즐거움 알게 해줘야
자녀교육 위한 시간·헌신 '필수'… 부모 노력이 성패 좌우

 
2006년 9월, 한 권의 책이 대한민국 학부모들을 놀라게 했다.
재미교포 진경혜씨가 쓴 '나는 리틀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 아홉살인 아들 쇼 야노를 홈스쿨링으로 미국 로욜라대학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시킨 진씨의 이야기는 당시 전 세계적인 화제였다.
이후 국내에도 홈스쿨링으로 아이의 영재성을 개발한 사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하나둘 소개되면서 이른바 '엘리트형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었다. '홈스쿨링=영재교육'이라는 공식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서덕희(조선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했다.
"홈스쿨링은 형태가 매우 다양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홈스쿨링에 대한 이야기는 최연소로 검정고시를 통과했다거나 명문대에 합격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학교 교육과의 차별성입니다.
학령기(學齡期)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부모와 함께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배움을 체험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영재형 홈스쿨링'은 그 일부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아이보다 부모가 더 힘든 홈스쿨링
국내에 홈스쿨링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1990년대 말부터다.
몇몇 언론에 홈스쿨링 사례가 소개되고, 대안교육 전문 출판사와 홈스쿨러 공동체들이 생겨났다.
교육학계와 교육 당국은 국내 홈스쿨링 가정을 5000~1만여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홈스쿨링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결정이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부담감은 더하다.
자녀가 중ㆍ고교생이면 스스로 모임을 만들기도 하고 찾아다닐 수 있지만, 초등생이라면 부모가 이를 대신해야 한다.
서 교수는 "실질적으로 부모 중 한쪽은 사회활동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필요한 배움을 부모가 제공해 줄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학교를 벗어나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만큼을 익히려면 그만큼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당장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 찾아요"
K(16·경기 화성)군의 아버지는 현직 중학교 교사,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평소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던 부모님은 아들에게 학교 선택을 맡겼다.
K군은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수원의 한 대안 학교로 전학했다.
초등학교까지는 홈스쿨링과 대안학교를 병행했다.
학교에 가고 싶으면 학교에 갔고, 쉬고 싶으면 홈스쿨링을 했다.
부모님은 아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중학교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그러나 1년 6개월 만에 그만뒀다.
"저와는 맞지 않았어요. 입시라는 틀에 저를 끼워맞추는 게 싫었어요. 그렇다고 대학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나중을 위해 중등 검정고시는 통과해뒀습니다." K군의 요즘 관심사는 인문학이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중이란다.
이를 위해 친구와 둘이서 모임도 만들었다.
토론을 통해 주제를 정하고 강의해 줄 수 있는 멘토(mentor)를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무엇을'이 아닌 '어떻게'를 생각한다
L(17·경기 파주)양은 부모님의 권유로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L양의 부모님은 제도권 교육이 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L양은 초등학교 2학년 2학기부터 대안학교로 옮겼다.
2년 전부터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L양은 주로 홈스쿨러 공동체에서 만난 친구들과 모임을 만들어 독서토론을 하고 있다.
요즘은 역사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 중이다.
장래희망을 묻자 L양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답했다.
화가가 꿈이라는 뜻일까? "직업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굳이 표현하자면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도와줘
서 교수는 홈스쿨링의 가장 큰 장점으로 '충분한 숙성 시간'을 꼽았다.
학교 교육은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내용을 배우고 결과를 요구하지만, 홈스쿨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각 개인은 자신에게 맞게 시간과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결과를 내기 위해 조급하게 쫓기지 않아도 된다.
그 과정에서 천천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고 몰입하게 된다.
"스스로 활동하는 '맛'을 알게 된 아이들은 비약적으로 성장합니다.
그 단계를 넘어서기가 어려울 뿐이죠.
자신의 선택으로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은 제도권 교육을 받은 아이들보다 더 대학 교육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Comments

반촌에서 2012.04.25 09:03
꼬맹이들을 키우는 예비홈스쿨러 가정입니다.
우리아이들에게 홈스쿨링을 하게 하려는 이유도
아이들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게 해주고 싶기때문입니다.
획일적인 공교육이 제가 자랄때도 갑갑하더니 학부모가 된 지금도
변한 건 별로 없더라구요..ㅡㅡ;; 아픈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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