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 "홈스쿨링 하며 딴짓, 그게 음악 자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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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홈스쿨링 하며 딴짓, 그게 음악 자양분"

네아이아빠 0 1,882 2014.05.14 22:49

'K팝 스타' 시즌2 우승팀…첫 앨범 '플레이'로 음원차트 돌풍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전 오빠에게 하고 싶은 말 다해요. 6대 4 정도로 제 입김이 더 센 것 같아요."(이수현)

"보통 팀에서 작곡가가 힘이 있기 마련인데 수현이는 제가 정해놓은 걸 많이 바꿔요. 파트가 적으면 불평이 어마어마해서 제가 양보를 하죠. 전 조용하게 할 말 다하고 동생은 크게 할 말 다하니 둘이 싸우면 제가 져요. 하하."(이찬혁)

작곡 실력이 뛰어난 오빠 이찬혁(18)과 예쁜 보컬을 가진 여동생 이수현(15)으로 구성된 악동뮤지션은 대화 속에서 의좋은 남매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였다. 여동생의 고집에 흔쾌히 져주는 오빠, 오빠에게 귀엽게 애교 부리는 여동생은 요즘 가요계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이들이다.

지난해 SBS 'K팝 스타' 시즌 2 우승팀인 악동뮤지션은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하고서 발표한 첫 앨범 '플레이'(PLAY)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공개 직후 수록곡은 차트에서 '줄 세우기'를 하는 음원 파워를 보여줬다.

그 결과 최근 가온차트에 따르면 앨범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200%'는 4월 월간 디지털 종합차트, 월간 스트리밍 차트, 월간 다운로드 차트 1위를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지난 12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악동뮤지션은 "내심 기대는 했지만 당시 쟁쟁한 분들이 많이 나와 묻힐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며 "한 곡만 1위를 해도 '와~ 대박'이라고 했을 텐데 음원차트 10위권에 우리 앨범 재킷 색깔인 초록색이 나란히 있어서 '오! 마이 갓'(Oh! My God)이라고 여겼다. 우리 나이에 맞는 음악으로 친근하게 다가간 게 장점이었던 것 같다"고 해맑게 웃었다.

이들은 '즐길 락(樂), 아이 동(童)'이란 팀 명처럼 딱 음악을 즐기는 아이들이었다. 이번 앨범도 이들은 놀이하듯 음악을 만들었다. 수록곡 전곡을 이찬혁이 작사·작곡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이례적으로 이들에게 '전권'(全權)을 줬다.

"첫 회의 때 양 대표님이 '너희에게 뭘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맡겨줄 테니 마음대로 해보라'고 하셨어요. '하고 싶은 건 다해보라'고요."(찬혁, 수현)

그래서 앨범 작업을 하며 어려운 점이 하나도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현은 "만약에 대표님이 '이렇게 하라'고 방향을 제시했다면 어려웠을 텐데 우리 마음대로 했다. 놀다시피 했다"며 "심지어 보컬 녹음을 할 때도 서로 디렉팅을 봐주며 우리끼리 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200%'와 '얼음들' 등 수록곡들은 독특한 코드 진행에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치있는 가사로 가득 차 귀를 신선하게 잡아끄는 힘이 있다.

이찬혁은 "'200%'는 내가 사랑을 하고 있지 않아서 짝사랑의 느낌을 상상하며 만들었고, '얼음들'은 우리의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 만든 노래다. 지금껏 우리 음악이 어쿠스틱 사운드와 통통 튀는 가사에 국한돼 있어 앞으로 이런 음악도 할 줄 안다는 걸 꾸준히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으로는 '얼음들'을 꼽았다.

"'얼음들'을 만들고서 스스로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었을까, 이런 곡을 또 만들 수 있을까'라고 감탄했죠. 하지만 나오자마자 많이 들어서 질렸는지 아쉬움이 들더군요. 그래서 더 완벽한 곡을 만들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찬혁)

흥미로운 점은 정작 이찬혁은 악보를 볼 줄 모른다는 점.


"기본적인 코드는 아는데 악보를 볼 줄 몰라요. 예전엔 녹음을 안 하고 멜로디를 다 외웠는데 요즘은 곡 수가 많아져서 기타로 만들고 휴대전화에 녹음해두죠."(찬혁)

이들이 음악을 자연스레 흡수할 수 있었던 건 몽골에서 살 당시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한 덕이다.

남매는 초등학교 6학년, 3학년 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로 건너갔고 'K팝 스타'에 출연하기 1년 전인 2012년까지 5년 간 살았다. 어머니는 현재 남매를 돌보느라 서울로 건너왔고 아버지는 여전히 몽골에 있다.

"처음에 몽골에 갈 때는 초원에서 말을 타고 지낼 줄 알았죠. 하하. 그런데 한국 친구들이랑 지내며 한국과 별 다른 게 없었어요. 하지만 홈스쿨링을 한 점은 달랐죠. 처음엔 친구도 보고 싶고 공부도 혼자서 하니 의지가 필요했어요. 공부에 대한 의지가 약해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홈스쿨링이 없었다면 악동뮤지션도 없었을 겁니다."(찬혁, 수현)

이찬혁은 "홈스쿨링을 하면서 자작곡이 나왔다"며 "컴퓨터로 공부하는 걸 힘들어 하자 부모님이 '너희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다. 우린 기타를 치고 축구를 하며 정말 놀아버렸다. 부모님이 걱정할 즈음 자작곡이 나왔다. 첫 곡이 이번 앨범에 수록된 '갤럭시'다. 그때까지 내가 곡을 만들 수 있는지 몰랐다"고 웃었다.

남매는 자신들의 음악 자양분도 이 시기에 키워졌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몽골에서 순수한 친구들을 만났다는 거예요. 초등학교, 중학교 때 욕을 많이 배운다던데 그 시기에 그런 영향을 덜 받았죠. 두 번째는 홈스쿨링을 하면서 또래 친구들이 공부할 때 우린 '딴 짓'을 많이 했다는 점이죠. 만약 한국에 살면서 학원을 부지런히 다니고 음악도 학원에서 배웠다면 지금의 음악 색이 안 나왔을 것 같아요."(찬혁, 수현)

정식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에게 'K팝 스타'는 경연이었지만 배움의 장이었다. 이들은 우승 상금 3억원도 부모님과 상의해 여러 단체에 기부했다.

남매는 "'K팝 스타'에 출연하면서 자작곡을 많이 썼고 보컬도 늘었다"며 "음악 레슨을 받은 적이 없어서 우리에겐 배움의 터전이었다. 또 이 프로그램이 YG엔터테인먼트도 연결해줬으니 더없이 고마운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들의 바람은 팀 명처럼 '뮤지션'이 되는 것이다.

"우리 이름처럼 '쟤네 뮤지션이구나'란 말을 듣고 싶어요. 어떤 장르를 내놓아도 이상하지 않은 뮤지션이 되고 싶죠. 그래서 처음에 어쿠스틱 남매 듀오라고 우릴 소개하다가 어쿠스틱 사운드에 국한되고 싶지 않아서 그 부분을 빼고 남매 듀오라고 하죠."(수현)

그러면서 수현은 "요즘 힙합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예~'(Yeah~), '스웨그'(Swag) 같은 랩보다 감각적인 힙합 보컬들을 따라 하고 싶다"고 초승달 모양의 눈을 하고 웃었다.

또 아직 보여주지 못한 '끼'가 많다며 욕심도 보였다.

이수현은 "'끼'는 많은데 아직 무대에서 100% 발산하지 못하는 느낌"이라며 "얼마 전 일본에서 빅뱅 대성 선배의 공연을 봤는데 팬들과 교감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났다. 우리도 첫 콘서트를 하게 되면 그 '끼'를 마음껏 발산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찬혁도 "천재라는 칭찬은 과분하다"며 "'끼'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에 대한 욕심도 있느냐고 묻자 이찬혁은 어른스럽게 말했다.

"해외에 선보일 곡일지라도 전 가사까지 제가 쓰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 그럴 만한 외국어 실력이 못 돼서 저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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