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내지 않고 아이 가르치기

자녀양육정보


화 내지 않고 아이 가르치기

네아이아빠 1 936 2011.03.05 03:25
오늘 용인의 어느 초등학교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5일간의 연속 특강 중 이틀째였고, 주제는 <엄마표, 화 내지 않고 아이 가르치기>였습니다.
엄마표의 최대 장애가 '화(火)'라는 것은 모두 공감하실 것 같네요. 좀 더 솔직해지자면, 학원 강사보다 잘가르치지도 못하면서 화까지 내는 것이 엄마표의 한계입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싫을 수밖에요. 학원에 보내는 대신 공부습관을 잡고 제대로 된 공부를 시키려고 엄마표를 하겠지만, 정작 '아이 잡는' 엄마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화(火)'가 있습니다.
 
엄마표 최대의 장애 '화'
화는 다음 세 가지 조건 중의 하나를 충족시킬 때 납니다.
1. 기대가 어긋났을 때. 이때의 기대를 '당위적 기대'라고 합니다. 당연히 '~해야한다'는 기대가 어긋났을 때 화가 난다는 거죠. 엄마가 한마디 했으면 당연히 착착 공부해야 하는데, 안 했을 때. 어제 분명히 가르쳐줬는데, 오늘 또 틀렸을 때. 공부를 시작했으면 집중해서 해야하는데, 뭉그적거릴 때. 이때 엄마는 화가 납니다.
2. 나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예를 들어 아이가 말도 없이 친구랑 노느라고 집에 늦게 들어왔을 때 화가 납니다. 그러나 그 나이 때 오죽 놀고 싶었으면 그렇게 했을까를 생각하면, 즉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화가 누그러지기도 합니다. 화는 오로지 내 입장에 갇혀 있을 때 가장 극하게 표출됩니다.
3. 허용 한계를 넘어설 때. 아이가 조금 늦게 오는 것은 허용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말도 없이 서너시간을 놀다가 오거나, 학원 간다고 해놓고 딴 데서 놀다 오면 화가 납니다. 엄마의 마음 속 허용 한계를 넘어선 거죠.
이와 같은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할 때 화가 나는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1번입니다. '당연히 ~ 해야한다'는 기대가 어긋났을 때 1차적으로 화가 나는 것이고, 2와 3의 조건은 부차적일 때가 있죠.
 
나의 기대는 정당한가?
화가 나는 이유를 알면 화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화가 난 상태에서 이성을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막 말을 해버리고 나서야, 도가 지나쳤음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연습을 하면 화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공부지도와 관련해서는 반복된 연습으로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몇 번을 가르쳐 준 문제인데 또 틀렸다면, 화를 내기 전에 이렇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서너 번 문제를 가르쳐줬는데도 왜 또 틀렸을까? 혹시 나의 지도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맞습니다. 두세번 가르쳐주면 당연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바꿔야 하고, 서너번 가르쳐줘도 모른다면 가르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아이가 엄마를 놀리기 위해 일부러 틀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엄마의 잔소리가 좋아서 일부러 틀리지는 않습니다.
여러번 틀린 문제를 제대로 가르치는 방법은 제가 강연 때 힘을 주어 설명을 드립니다. 혹시 아직 강연을 듣지 못하셨다면, 강연 일정표를 보시고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가끔 드리는 메일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내 마음의 정지 버튼
습관적으로 화가 나는 분이 있다면, '내 마음의 정지 버튼'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화가 날 때 '멈춰!'하고 외쳐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10초만 참아보시기 바랍니다. 우스운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실제로 해보면 효과가 대단합니다. 지금 당장 마음 속으로 천천히 10번을 세어보세요. 생각보다 긴 시간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특히 화가 난 순간에 스스로 '멈춰!'라고 하고 열을 세면 판단할 시간이 생깁니다. 화를 낼지, 말지를 판단할 시간이 생깁니다.
동일한 상황에서도 화가 나는 사람이 있고,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따라서 화는 '나는' 것이 아니라 '내는' 것입니다. 나는 화를 낼 자유도 있고, 화를 내지 않을 자유도 있습니다.
저는 일부러 위에서 화가 '난다'고 계속 썼습니다. 이제부터는 화가 난다는 표현 대신 화를 낸다는 표현으로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이 작은 언어 습관이, 자극에 대한 수동적이고 반사적인 자세를 주도적으로 바꿉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것이 제1습관 '주도적이 되어라'이고, 이때 주도적이라는 말은 화를 낼지 말지도 내가 '선택'한다는 뜻입니다.
 
화는 '나는' 것이 아니라 '내는' 것이다
다음은 이러한 교육을 받은 어느 교사의 제자,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쓴 글입니다.
"나는 몇 달 전에 선생님께 주도적으로 사는 법을 배웠다. ‘주도’라는 말은 나의 인생을 확 바꾸어 놓았다. 내가 처음 5학년이 되었을 때는 싸우는 것, 노는 것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나의 비참한 삶을 바꾸어 주셨다. 즉, 내 삶의 은인이다.
나는 선생님께 세상 사는 법을 배웠다. 나는 4학년 때와는 딴판이다. 지난 3월에는 나의 분노를 멈추지 못해 동근이랑 싸우곤 했는데 요즘은 ‘멈춰!’를 마음속으로 외쳐 나의 몸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행동은 자신이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명서를 쓰고 주도적인 삶을 살기 시작하였다. 물론 계속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 사는 법을 배운 것이다. 안 되면 다시 시작하고 또 생각하고 실천하겠다."
아이가 바뀌듯이 우리 역시 바뀔 수 있습니다. 화가 날 때 마음 속으로 외치세요. "멈춰!"
화는 '나는' 것이 아니라, '내는' 것입니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이쁜미래 2015.11.09 13:16
멈춰!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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