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교육, 당신은 행복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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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교육, 당신은 행복한가요?

네아이아빠 2 1,468 2011.06.21 22:10
민재가 막 3학년에 올라갔을 때의 얘기입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학교에서 새 교과서를 나눠줍니다. 새 교과서를 받아든 민재 엄마는 걱정에 휩싸였습니다. 2학년 때까지 없었던 영어, 사회, 과학 등의 과목이 추가되고 수학도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꾸준히 지도했지만 엄마가 보기에 아직 민재의 기초 실력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가르쳐야 할 것이 갑자기 많아지니 한숨부터 나온 거죠. 2학년 이현이 엄마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1년 동안 아이를 가르치며 참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다가 우울증마저 의심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되었던 겁니다. 이현이 엄마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밥해 먹이고 뒤치다꺼리하기도 힘든데 가르치기까지 해야 하니 미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이런 나를 남편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니 더 미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민재와 이현이 엄마의 고민은 학령기 자녀를 둔 우리 모두의 고민입니다. 우리가 자랄 때처럼 도시락과 수업 준비물 챙기는 것만으로 초등학생 학부모 노릇을 하던 때는 지났습니다. 부모 노릇에 더하여 어느 정도 교사 역할도 해야 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교과 내용이 뻔한 저학년을 가르치는 것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몇 번을 가르쳐줘도 번번이 틀리는 아이를 보면 엄마의 인내는 금세 한계에 도달합니다.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별 소용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면 이현이 엄마와 같이 무기력을 넘어 우울한 상태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마음이 많이 아픈 이현이 엄마에게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했고, 행복하기 위해 아이를 낳았는데, 왜 그 아이로 인해 그토록 괴로워하나요?” 야박한 질문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봅시다. 왜 우리가 자녀교육 때문에 이토록 괴로워하는 걸까요? 모두 아이를 위해서라고  말들 합니다. 그러나 그건 변명일 뿐입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합니다. 화를 내는 건 나의 스트레스를 표출하기 위함이요, 괴로워하는 건 나의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잘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변명일 뿐입니다. 마지못해 괴로워하면서 무엇을 하는 사람은 결코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것을 즐기는 자라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다. 힘들어하는 얼굴로 고되게 가르치는 선생님께 우리는 배울 게 없듯이, 아이로 인해 괴로워하는 엄마로부터 아이는 공부의 고단함만 배우게 됩니다.

자녀의 학습지도로 인해 생기는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 즐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안 되니까 고민이라시는 분들은 이렇게 바꿔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가령 당신의 남편이 최근 회사 일에 몰입하는 모습을 본 적은 거의 없고 늘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으로 가득하다면 당신의 마음은 어떠하겠습니까? 먹고 살기 위해 죽지 못해 회사에 출근하는 남편을 보는 당신의 마음이 어떠하겠냐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해결책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일을 즐기든가, 아니면 관두던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이 선택밖에 없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 마지못해 다닌다면 그건 스스로 불행을 선택한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직장은 그만둘 수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식을 포기하지는 못합니다. 결국 남은 방법은 단 하나, 즐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만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 외의 모든 선택은 엄마에게 불행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공부 못하는 아이 때문에 엄마가 불행한 것이 아니라, 학습 지도가 서툴고 힘든 엄마로 인해 아이가 괴로운 것입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지도 방법을 찾는다면, 우선 가르치는 행위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즐기려 마음을 먹어야 방법이 보입니다. 엄마표 성공 사례를 담은 책들은 대개 가르침을 즐기는 엄마들의 행복 경험담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수학을 즐기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자연스레 터득할 수 있게 만들까? 이것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엄마표 교육을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사람들만이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엄마가 교사의 역할까지 전적으로 도맡아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엄마 역할만 제대로 해도 우리 아이들이 충분히 잘 자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고자 가정교사의 역할까지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우선 즐기겠다는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엄마표 교육 방식이 있습니다. 몇 번을 가르쳐줘도 모르는 아이에게 “지난번에 얘기했잖아! 이런 것도 모르면 어떡하니?”라고 아이에게 화를 내는 방식과 ‘우리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하며 자신에게 되묻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앞의 한 가지 방법만 너무 써왔습니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를 보고 괴로워만 할 줄 알았지, 가르침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나를 돌아볼 줄은 몰랐습니다. 엄마가 즐거워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비전드림 2011.08.03 23:06
" 화를 내는 건 나의 스트레스를 표출하기 위함이요, 괴로워하는 건 나의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네 그렇습니다.  때로는 부모의 자존심때문에 아이들을 혼낼수 있거든요. 주안에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것 같습니다.
 
두턱 2011.08.05 07:06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문구가 생각나네요.
 매일 매일 주님안에서 즐기는 연습이 있어야겠습니다. 포기 할 수 없는 자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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