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로뎀나무 쉼터 방문기 & 타잔 홈스쿨 인터뷰




강원도 평창 로뎀나무 쉼터 방문기 & 타잔 홈스쿨 인터뷰

2010 기독교 홈스쿨 컨퍼런스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는 참가자들을 위해 터미널에서 수련원 사이를 셔틀 봉사를 해주신 가정이 있었습니다. 홈스쿨을 처음 시작하시려는 가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기쁨으로 봉사해 주셨고 여러모로 여러 사람들에게 섬김으로 도움을 주셨던 가정이었습니다. 강원도에 소희당 홈스쿨 현주영 선생님과 통화를 하다가 로뎀나무 쉼터에 한번 쉬러 오란 말이 계기가 되어 인터뷰를 가게 되었습니다. 

스케줄을 서로 잡다보니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 2일 떠나게 되었습니다. 도착하게 되면 이곳에 사람이 살 리가 없을 것 같다며 되돌아가는 분도 계시다며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지만 믿는 구석인 네비게이션이 있기에 그다지 염려하지 않고 인근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네비게이션의 종착지점은 전혀 다른 곳이어서 전화를 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전혀 다른 새로운 번지수를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리 저리 설명해주셨지만 낯선 곳에 가는 사람들의 입장이 그 설명이 제대로 안 들어오고 기억도 제대로 못한다는 사실.. 네비게이션이 한번 실망시켰지만 다시 한번 네비게이션을 신뢰하며 새로 알려주신 전혀 다른 번지수를 찍고서 네비게이션이 시키는대로 다시 갔습니다. 정말이지 설마 여기가 길일까 하는 곳이 정말로 나오더군요. 하지만 제 차로 올라가기에는 도저히 힘든 길이 눈 앞에 펼쳐지면서 역시 네비게이션이 멈추었고 역시나 그 길도 다른 길이었습니다. 이곳이 산악지대라서 네비게이션마다 다르지만 종종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고 하시더군요.  

결국 그때부터 전화에 의존해서 드디어 로뎀나무 이정표를 찾았고 말씀하신 길을 찾게 되었습니다. 거기서부터 2.5km를 가야하는데 초행길인 저는 비포장 산길을 오르며서 혹시라도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 어쩌나.. 여기까지 자동차보험회사 서비스가 올 수 있을까 그런 염려를 하며 조심스럽게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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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거의 끝자락의 비포장 도로입니다. 저 맨 꼭대기에 포장된 도로가 살포시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오는데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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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로뎀나무의 두번째 이정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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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를 보고서 힘~들게 우회전을 하면 다시 오르막길입니다만 이제 고지가 코 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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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쉼터 인근에서 볼 수 있는 예쁜 하나님의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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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드디어 로뎀나무 쉼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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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타잔홈스쿨 가정이 살고 있는 오리지널 로뎀나무 쉼터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집을 목사님이 직접 지었다는 것입니다. 직접 지었다는 말은 A부터 Z까지 몽땅 혼자 했다는 말이 아니라 시공업체등에 맡기지 않고 본인이 공부해가며 시공사를 거치지 않고 기술자를 부려가며 지었다는 뜻입니다. 혹시라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했습니다. ^^  여하튼 대단한 일입니다. 집안에는 벽난로가 있는데 전혀 사용을 안하고 물건들이 얹혀져 있길래 여쭤보았더니 집이 너무 따뜻해서 벽난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엄청 추운 이곳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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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지 1년 정도 된 많은 사람들의 헌금과 헌신으로 지어진 로뎀나무 쉼터입니다. 이곳 역시 목사님께서 지은 집이랍니다. 절벽같이 떨어지는 곳에는 기둥들을 세워 넒은 데크를 만들고 로뎀나무 북카페도 지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보이는 큰 바위는 뒤늦게 안 것이지만 바위가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가운데가 파인 의자바위였습니다. 사람들이 이 곳에 오면 저 바위를 의자 삼아 앉아 먼 산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다음에 방문하면 저기에 앉아 단 5분이라도 먼 산 먼 하늘 바라보며 잠시 묵상에 잠겨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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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쉼터는 총 4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고 3개의 방은 원룸형식의 같은 크기이고 1개는 모임을 할 수  있는 조금 큰 크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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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계단을 올라서면 보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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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올라서면 우측에 있는 102호 입구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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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현관모습입니다. 평안을 너에게 주노라 간판이 눈에 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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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맣고 매우 깨끗한 화장실 모습입니다. 물론 샤워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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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형식의 방모습입니다. 성인 4,5명정도가 잘 수 있는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가정 6명이 자기에는 딱 맞았습니다. 입구에 있는 주방은 촬영하지 않았는데 작은 냉장고와 식기류등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기본 시설이 되어 있고 침구류도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샤시는 매우 좋은 제품을 사용하였고 잘때 창을 모두 닫고 잤는데 춥지는 않았습니다.(한 여름에 말이 좀 이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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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서 보이는 전경입니다. 해발 700m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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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이 아닌 한봉을 하고 계셨습니다. 한봉은 우리나라의 토종벌이며 1년에 몇차례 다량을 채밀하는 양봉과 달리 1년에 1회만 채밀하기에 한되(1.2kg)에 30만원원이나 한다고 들었습니다. 동네분들에게 팔면 30만원씩 받을 수 있지만 일부러 지인들에게 20만원정도에 공급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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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재배하고 있는 옥수수밭입니다. 이곳 강원도는 둘러보면 옥수수 밭이 참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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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달걀을 얻기 위해 시작하신 양계장입니다. 보나팜과 같이 자연축사 방식으로 키우고 있고 농작물도 자연농업으로 하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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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용 닭이 아닌 토종닭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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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홈스쿨의 다섯명의 타잔이랍니다.  
 
 
타잔홈스쿨을 소개해주세요. 제가 들어본 이름 중에는 가장 특이한 이름 같은데요.
이태진: 제 아내 김현정  첫째 이진현 13살, 둘째 이수현 11살, 막내 셋째 이다현 5살입니다. 셋째는 평창에 와서 태어났습니다. 여기 원주민처럼 태어난거죠. 홈스쿨 이름은 뭘로 할까 고민했었는데 저희 환경이 정글과도 같고 만들어가야 하고 도전해야 하고 모든일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몸으로 부딪히는 일이 되다보니 정글속에서 우리 가족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현실적 부분 때문에 타잔홈스쿨이 좋지 않나해서 지었어요. 우리 환경에 맞는 이름을 지은거죠.

김현정: 당신 별명이 타잔이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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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 제가 남이 가지 않는 일을 많이 했어요. 사창가에서 사역을 했고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는 사역을 하고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타잔’이라고 별명을 붙여줬죠.
영등포 쪽방촌에 사창가와 행려인들, 알콜중독자들, 무직자들이 빈민가를 이루고 있는데 그분들에게 교회안에서 기본적으로 먹고 자고 병을 치료하고 복음을 전해주는 사역을 했죠. 마음을 바꿔놔야 삶을 뛰쳐나오니까요. 사람들이 보기에는 남들이 안가는 영역을 간다고 보신거죠. 게다가 여기 강원도 와서 산속에서 사니까 제 별명을 ‘타잔’이라고 붙여줬죠. 우리 홈스쿨 자체도 지리적으로나 정보적으로도 도움을 받기 힘드니까 ‘우리 가족이 스스로 해내야한다. 타잔처럼! 우리 가족이 하나 하나 이뤄나가자!’ 해서 ‘타잔홈스쿨’ 로 지었죠.
이름은 거룩하진 않아요. 성경적으로 좋은 이름이 많던데 처음엔 ‘로뎀나무 홈스쿨’로 하려다가 우리의 특징에 맞는 홈스쿨명으로 정했어요. 타잔으로 한 이유는 또 있어요. 제가 여기에 숲속 생태학교도 준비했었는데 그게 실시해보니 공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단위적이고 체험학습 수준을 못 벗어나더라구요. 저는 생태학교가 통합적 교육이 되길 바랬어요. 그런데 홈스쿨러들에게는 딱 맞겠더라고요. 홈스쿨 하다보니 시간이 있잖아요. 집중적으로 시간의 틈을 갖고 ‘타잔 프로젝트’ 라고 해서 몇가지 세웠는데 아이들에게 통합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자 생각했어요. 예를 들자면 나무 위에 집짓기 프로젝트가 있어요. 집을 지으려면 기본적으로 건축을 해야잖아요. 도면도 볼 줄 알아야 하고 수학도 해야하고 식물학도 해야하고 땅을 기초로 파게 되면 지질학도 공부해야하고 인테리어를 하려면 미술도 해야하고 이런 통합적인 교육을 하고 싶었는데 이런 것은 홈스쿨러들에게 적당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꾸준히 시간을 정해서 몇팀이 1년 프로젝트로 잡는거죠. 그런 몇 가지를 계획한게 있는데 그러면 타잔홈스쿨이 좋겠다 싶더군요.
 
홈스쿨을 시작하시게된 동기는요?
이태진: 기본적인 동기는 제도권교육이 신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내가 이런 교육의 틀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만 하는가?’ 하는 기본적 회의는 갖고 있었고요. 두번째는 제 설교와 안 맞는 거에요. 저는 “성경적으로 이런 교육을 해야합니다. 하나님 앞에 순종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라고 말하지만 실제 아이들 교육방식은 세상과 동일한 교육을 하니까 제 안에서 분리된 이중적인 것이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홈스쿨하게 된 것은 우리 첫째 아이가 계기가 되었어요.

김현정: 저희는 아이가 좀 늦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검사를 받아봐야겠다 싶어 6세때 검사를 해보려고 병원에 갔더니 ‘경계성 발달장애’ 라고 나왔어요. 지능이 경계선에 걸리는 거에요. 모든 능력과 발달이 경계선에 걸리는 거지요. “나중에 군대나 직장생활도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경계성발달장애의 특징이 뭐냐하면 어떤 때는 정상같은데 어떤 때는 아닌거에요. 진단은 그렇게 받았어도 어떤 때는 정상이라 정상아이처럼 대하고 키웠던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너무 힘든 거에요. 매일 실수하고 느리고.. 보통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모든 것이 발달을 하잖아요. 예를 들면 둘째 수현이 같은 경우는 나이가 차면 동생을 돌볼줄 알잖아요. 진현이는 그게 안되요. 유아적 성향이 지금도 있거든요. 당황스러웠어요. 이런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고민스러웠고요. 의사선생님도 말하길 이 부류 아이들이 아이도 힘들어하고 부모도 가장 힘들어한다 하더라구요. 포기는 했지만 저에게 달리 방법은 없어서 유치원도 보내고 학교도 보냈는데 유치원은 잘 보냈던거 같아요. 하지만 학교에서 3학년이 되면서 아이들하고 급격하게 차이가 나더라구요.

이태진: 일반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성장하잖아요. 인지,정서,지식,체력,언어발달등.. 시간이 갈수록 그 틈이 차이가 나는거죠. 아이들도 ‘틀리네’ 하고 알잖아요. 애들이 구분을 하는거에요. 자기들 무리 속에서요. 학습도 그렇고 체육도 그렇고 선생과의 대화소통도 그렇고 친구들과의 소통도 그렇고요. 소위 말해 ‘왕따’ 형태인 거죠. 고립되는 그런 결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하게 나타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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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아예 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본인은 행복하잖아요. 진현이 정도의 경계성 아이들은 모든걸 느끼는 거에요. 자기가 못한다는 걸 느껴요. 자기 나름대로 표현을 하긴 하는데 그것도 잘 안되니 짜증내고 울고 그런 수준으로 나타났던거 같아요. 그러면서 제가 엄마로써 정말 아무런 준비도 안되어 있었다는걸 알게 되었고 정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택한 방법은 소아정신과에서 놀이치료,언어치료를 했어요. 여기 와서도 서울로 1주일에 2번씩 다니면서 한거에요. 가족은 가족 나름대로 지치고 좀 좋아진거 같긴 한데 우리가 원하는만큼의 기대효과는 없었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더 이상 학교는 진현이에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현이도 그때부터 학교 가기 싫다고 그러는거에요. 남편이 수지에 있는 남흥교회라고 협동목사로 다녔었는데 어떤 목회자 가정이 왔었는데 그분들이 홈스쿨을 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을 봤는데 너무 다른 거에요. 아이들이 어른 예배도 너무 잘 드리고 말이에요. ‘어! 홈스쿨이 뭐지?’ 생각을 했었고 저는 학교를 탈피를 해야되는 심정이었기에 ‘이걸 해봐야겠다.’ 싶어 그 사모님하고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홈스쿨 책을 읽기 시작했죠. 이스라엘 웨인의 ‘성경적 세계관으로 홈스쿨하기’ 책부터 시작해서 책을 보기 시작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홈스쿨은 단순히 ‘지식전달’ 이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근본적인 것부터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던 거였지요. 제 나름대로 자녀교육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고민하면서 2,3년의 시간을 보내다가 남편에게 올 1월에 홈스쿨컨퍼런스를 참석하자고 권유하면서 그레그 해리스 목사님의 주제강의를 남편이 듣고 결정을 했죠. 원래는 진현이를 초등학교 졸업을 시키려고 했었어요. 여긴 학연,지연을 따지고 시골은 특히 그런게 더 강하잖아요. 그래도 초등학교 졸업장은 갖고 있어야 이 지역에서 살지 않겠나 생각했었는데 컨퍼런스에서 정말 홈스쿨이 무엇인가? 우리가 믿는자로 자녀교육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것에 대한 확신이 서게 되니까 결정을 하게 되었죠.

이태진: 저같은 경우는 제가 하는 설교와 교육의 현실이 너무 다르다 했었잖아요. 강의 들을 때 마음에서 그동안 세상이 감당할 아이만 우리가 키웠구나.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신앙적 삶을 얘기했지만 우리 교육은 세상에 이끌리고 주도함을 받은 그야말로 세상과 다름이 없는 아이들을 키운거죠.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분노가 생기더라고요. 그동안 설교를 할 때는 믿음 안에서 우리의 영광 우리 자신을 위한 그런 교육이 아닌 하나님께 맞춰진 교육을 하자 했었는데 깊은 반성과 함께 결정을 한거죠. 정말 세상이 감당치 못할 그런 아이, 그런 의미에서 교육의 목표를 가져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결정하게 되었죠. 초등학교 졸업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데 그때 비로서 ‘내가 늦었구나.’ 한편으론 또 ‘내가 그동안 준비가 안되었구나. 늦었지만 준비가 안되었기에 시작할 수가 없었고 이때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작할 때구나.’ 하고 결정을 해서 바로 해야할 마땅한 일로 받아들였어요.

김현정: 저에게는 그간 신앙과 삶이 이원론적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홈스쿨의 진정한 의미를 알면서 저의 믿음이 다시 한번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던거 같아요. 삶속에서 전혀 신앙을 실천 못했구나 반성이 되면서 다시 한번 하나님을 더 가깝게 알게 돼서 감사하더라구요. 하지만 여전히 제 마음 속에서 아이들에 대한 세상적인 성공에 대한 마음이 교묘하게 있더라구요.
 

홈스쿨러를 쉽게 찾아보기 힘든 강원지역에서 홈스쿨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이태진: 홈스쿨을 알게 되면서 이거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합당한 교육이란걸 알게 되었죠. 우리의 신앙과도 일치한 방식이었고 저희가 사는 환경이 물리적으로 떨어진 외진, 고립된 공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리의 환경과 우리 아이의 상황에 맞는 저희에게는 정말 좋은 걸 만나게 된거죠. 두려움이 없어진 거에요. ‘우리가 드디어 첫발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합당한 교육방법을 만났다는 뿌듯함, 갈수 있겠구나. 최소한 하나님이 열어준 그 길을 갈 수 있겠구나.’ 그런 안정감이 있었죠.

김현정: 전 개인적으로 신앙의 좁은길을 가고 있구나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다시 이곳으로 왔잖아요. 더 외진 곳으로 오면서 다시 한번 포기하고 다시 더 좁은 길로 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한번 홈스쿨을 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하나님이 답을 보여주시니까 해방감이 있었어요. 그동안은 정말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될지 혼란스러웠거든요. 계속 아이한테 끌려가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얘한테 맞춰줘야 하나’ 그게 결국은 몇 년이 흐르면서 더 안 좋은 습관만 생긴 거에요. 학교 다니면서요.

이태진: 전 큰 아이에 대해서 아버지지만 제일 비관적인 아버지였던거 같아요. 아버지가 아이에게 요구하는게 있잖습니까 강하고 근면한 삶의 태도라든지 아이의 노력하는 모습, 자기를 스스로 다독이는 모습 그런걸 요구하는데 전 저희 아이의 부족한 모습을 볼 때 참 비관적이었던 거 같아요. 공부를 떠나 사회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우리 아이를 보니 너무 비관적이란거죠. 홈스쿨을 하게 되면서 저희 아이에 대한 소망을 갖게 되었어요. 농부를 해도 될거 같고요. 어느날 집에서 놀면서 보니까 작곡을 하고 있더라고요. 실제 작곡을 했어요. 전혀 생각도 못했던 거에요. 잘했냐 못 했냐를 떠나서 그 사고 발상 자체가 놀라웠던거죠. 식충식물들을 책을 보면서 관심을 갖게 되다가 그걸 기르면서 작곡을 했어요.

김현정: EBS 창작 동요제에서 나온 노래를 들려줬었어요. 이것은 직접 곡을 지은거다 했더니 자기가 식충식물로 곡을 지어도 되겠냐는 거에요. 자기가 노래를 지으면 CD로 제작되어서 나오냐는 거에요. 그래서 꼭 CD로 나와서 들려지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네가 어떤 것이던 작곡을 하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더니 해보겠다고 해서 한거죠. 

이태진: 학교에 홈스쿨을 한다고 했을 때 선생님이 처음에 진현이는 그렇다치고 수현이까지 홈스쿨을 한다는 것에 대해 반대를 했었어요. 아이에게 물어봤냐는 거지요. 사실 저희 입장은 아이가 부족해서 홈스쿨을 하는 개념은 아니었는데 사람들은 어디가 부족한 아이들이 홈스쿨을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컨퍼런스가 끝나고 수현이게 물었어요. 학교에 다니고 싶다면 그렇게 해줄 생각으로요. 그런데 수현이가 컨퍼런스를 마치고 당시 독서캠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줬어요. 자신이 실수한게 있었는데 학교 아이들 같았으면 비난을 했을텐데 그래서 잔뜩 미안해서 움츠리고 있는데 어떤 아이가 “괜찮아.” 하고 말해주더라는 거에요. 학교 아이들 같지 않게 다들 그러더라는거죠. 그러면서 학교 다니는 아이들과 홈스쿨 하는 아이들이 다르다면서 홈스쿨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홈스쿨을 시작하게 되었죠. 셋째 다현이가 사실 제일 좋아하고요. 오빠, 언니가 학교 가버리고 나면 제일 심심했는데 늘 같이 있게 되었으니까요.
올해 2010년 홈스쿨 컨퍼런스에 처음 참가하셨는데 어떠셨는지요?
이태진: 저로선 부모로써의 새로운 태어남이었죠. 예전엔 육체적으로 아이를 낳아서 밥 굶기지 않는 그정도 수준이었다면 컨퍼런스를 통해 크리스천으로써 부모가 마땅히 걸어야할 방향을 잡은거죠. 그전에는 맡기는 교육만 한거죠. 병원에 맡겨서 치료해볼까? 학교에 보내보면 학교에서 변화되지 않을까? 특수반에 아이가 가면 교사가 어떻게 해주지 않을까? 아이가 변화되길 바랬지 저의 궁극적 눈높이,시야, 아이에 대한 제 고정틀등 저부터 안 바뀌었으니 선생님이 변할 이유도 없고 그 반 아이들이야 당연히 안 변하는거죠. 그 속에서 아이는 육체적으로는 피폐되고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상황이었는데 우리에게 새로운 소망이 열린거죠. 부모로써 가야할 길이 보인거죠. 하나님이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현정: 저는 ‘올 것이 왔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죠. 뭔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너무 많이 기다렸어요. 그전엔 사실 저와 남편과 교육에 있어서 하나가 되지 못했어요. 특히 큰아이에 대해 아빠는 주로 혼내키고 엄마는 감싸 안으려는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어요. 제 마음속으론 ‘홈스쿨을 해야 부모가 하나가 돼서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남편을 꼭 참여시켜 우리가 하나로 나가야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전 너무나 꿀송이처럼 달았어요. 선택강의도 다 듣고 싶었는데 하나씩밖에 들을 수 없는게 아쉬웠고요. 앞으로도 홈스쿨 컨퍼런스는 새로운 사람들을 위해서도 계속 되야하고 나눔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태진: 저에겐 해리스목사님과 제가 코드가 맞았어요. 오신 강사가 교육에 대해서 기독교적인걸 표방하되 너무 폐쇄적이었다던지 신앙을 내세우지만 사고를 좁히는 그런 스타일의 강의를 했다면 기본적 코드가 맞지않아 실망했을거에요. 홈스쿨을 생각하면 기본적으로 학습이라던지 가르쳐야 된다는 것에 묶이게 하는데 이분은 하나님 앞에서 가정,부모,자녀 그러한 것들을 명확하게 짚어 내니까 저의 구조의 틀과 딱 맞았어요. 제 마음이 쑥 열리더라구요. 또 선택강의를 듣는데 세세하게 알지 못햇던 저의 막연함을 하나씩 열어주는 마치 날개를 달아주는 느낌었지요.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거죠. 그래서 너무나 감사했죠. 새로운 부모로써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으니까요. 홈스쿨을 시작하면 학습적인 부분들에 많이 염려들 하지 않습니까? 여기 오는 분들도 그래요. 애들 어떻게 가르치냐고? 저도 그런 질문을 했었고요. 컨퍼런스를 참가하고 나니까 지금 애들 뭘 잘 가르치고 학습이 중요한게 아니더라고요. 그걸 안하겠다는게 아니라 부부가 변해야 되요. 제가 변해야 되더라구요. 홈스쿨은 부부가 변화되고 가정이 회복되는 문제지 지금 당장 수학을 잘 가르쳐서 나중에 뭐가 되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요. 부모가 변하는 문제고 부부관계과 회복되는 가정의 문제라는 거죠. 제가 거기서 정말 한 대 맞은거 같았어요. ‘내가 그동안 헛다리를 짚었구나. 그러니까 제가 늦었다고 후회를 하면서도 하나님이 내게 이 일을 맡길 수가 없었구나.’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거죠. 홈스쿨을 주변에서 하니까 눈으로 보고 흉내는 냈지만 홈스쿨을 위한 준비는 하나도 안했던거죠. 문제는 나 때문에 시작이 안되었던거구나. 회개가 된거죠. 제가 바로 서야하고 부부관계가 바로 서야하고 가정이 회복되지 않고서는 홈스쿨은 출발이 안되는 거라고 느꼈죠.

홈스쿨을 이제 갓 시작하신 새내기로써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내고 계시며 어떤 점이 달라졌고 어떠한 것들을 느끼고 계신지요?
이태진: 달라진 것은요. 자유롭습니다. 편안해요. 길은 내가 바로 가고 있다는 확신 때문에 편안해요. 더 좋은 교재, 과외 그런거 없지만 가고 있는 길을 제대로 가니 자유합니다. 부부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설정, 저의 아내는 저에 대한 존중함, 교육에 대해서 일치를 이룰려고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잖아요.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를 어떻게 이끄시는가. 저희 부부자신을 점검하고 아이를 그렇게 이끌려고 하는 기본적인 태도를 갖게 된거죠. 아이들의 변화는 1차적으로 생활을 훈련하게 됬어요. 기본적으로 아침에 성경보고 큐티하고 부모와의 관계속에서 순종하는 것을 훈련해요. 보통 아이들이 학교 간다는 이유로 면제되는게 많잔아요. 방 치우는거, 설거지하는 거.. 이제 모든 일이 저의 일이자 아이들의 일이 된거죠. 오히려 학습의 범위가 넓어진거죠.

김현정: 숙소를 청소해야할 일이 있음 같이 해요. 혼자 하고 있다가도 ‘아니, 혼자하고 있음 안되지’ 하고 정신 차리고 아이들을 불러요. 같이 해야되는 거고 알아야 되니까요.

이태진: 저희 가정 특징이 손님을 맞이해야잖아요. 우리 가정이 다 맞이하는거죠. 손님들이 가고나면 마무리도 다 같이하고요. 홈스쿨하는 가정이니까 이게 가능한게 아니겠어요. 애들이 작은 고사리 손이지만 엄마, 아빠의 일에 참여하는거죠. 제가 예전에는 아내가 피곤하니까 설거지를 해주고 했는데 지금은 설거지 할 일이 없어졌어요. 저희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두끼는 설거지를 합니다. 풀베고 닭장관리하고 그런 일들이 부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 된거죠. 빨래 널고 개는 일도 다 참여를 시키죠. 어떻게 보면 너무 자연스런 가정의 일이잖아요. ‘예전엔 왜 이걸 못했나!’ 학교 공부란 이름하에 모든걸 다 공부만 하면 되는 것처럼 “너희들 안해도 돼. 너희는 공부만 신경써라!” ‘우리가 정말 교육을 잘못했구나. 이게 교육이고 이게 함께 가는건데’ 그걸 무시하고 살아왔던거죠. 제가 사실 중노동을 많이해요. 그런데 진현이가 하고싶어해요. 톱질을 하고 싶어하고.. 학교를 안가다보니까 제가 하는 일을 보잖아요. 저는 신기하게 생각했어요. ‘얘가 싶어하는게 있구나.’ 아이한테 소망이  생기더라구요. 홈스쿨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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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달라진 점 말씀하라 하셨는데 저는 지금 혼란기에 있거든요. 아빠는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전 좀 더 엄격해졌어요. 문제는 제가 계속 혼내는거 같아서 힘들어요. 아이 마음을 읽어내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혼란기에 있어요. 애들에게 순종을 가르쳐놨으니 말대꾸 하면 안되지 싶은거에요. 말했을때 “왜요?” 하면 그것도 혼나는 거에요. 반항하는걸 제가 못 보게 되는거에요. 1년동안 학교독을 빼는 과정중에 있는데 그게 너무 힘들어요. 요즘은 저희 아이들이 달라진게 주눅들고 눈치보고 있어요. 그전에도 그런 부분이 있었지만 더 심해진거 같아요. 그전에는 내가 그렇게 못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훈련이 안되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해보고 있는데 이것 역시 온유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거에요. 실력이 없는거죠. 시행착오라 생각하고 가고 있지만 지치는 거에요. 진현이 같은 경우도 그전엔 잘하는게 없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요즘 작곡도 아이가 하고 피아노 시켜봤더니 좋아하는거에요. 재능이 보여서 희망이 보이고 하지만 어쨌든 지금 되게 혼란스러워요. 오히려 처음 홈스쿨 할 때는 아이들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자 했더니 새롭게 보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다보니 ‘내가 잘하는걸까?’ 싶어요. 어떤 때는 ‘그래, 칭찬을 해줘야지’ 싶지만 혼내는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더라고요. 
 
이미 말씀하시긴 했지만 홈스쿨을 하시면서 현재 어떤 점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시나요?
이태진: 학습적인 부분에 앞서서 정말 개인이 변화하고 부부가 하나됨에 그 부분은 여전히 어린거 같아요. 중요하단 것을 발견했지만 이런 부분들이 어려운 부분인거죠. 기본적으로 홈스쿨을 떠나 결혼해서 하나됨을 이루는 것은 어렵잖아요. 여전히 부부가 하나되는거 소통을 이루고 역시 과제로 남지 않을까. 하루아침에 해결될 부분은 아니고 넘어야할 감당해야할 숙제인거 같아요. 가야하는 부분이 어디까지인가 부담스럽네요.

김현정: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이를 훈육하는데 있어서 잘 안되는 부분들이 힘든거 같아요. 특별히 진현이에 대한 부분은 굉장히 엄격해졌어요. 그렇게 하는게 맞는지 안 맞는지 혼란스러운거 같아요. 그전엔 남편이 엄격한게 불만이었거든요. 아이를 편안하게 놔두지 부족한 아이인데 과중한걸 요구하면서 엄격하게 하니까 그런게 불만이었는데 그것을 제가 그대로 하고 있는거에요. 아이들이 무서워서 순종을 하는거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운 마음으로 순종하는 모습이 안 보이는게 힘든거 같아요. 하나님은 저한테 그렇게 안하는데 난 왜 그렇게 못하지. 그게 힘든거 같아요. 그리고 남편하고 같이 좀 나누고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우리가 잘한건 뭐고 잘못한건 뭐고 나누었음 좋겠는데 그게 안되는게 고갈되는 원천이 되는거 같아요. 별거 아닌데 그게 힘든거 같아요.

강원도는 전라도와 더불어 홈스쿨러가 많지 않은 곳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3년간 강원도에서 홈스쿨컨퍼런스를 했는데도 말입니다. 홈스쿨을 시작하기 힘든 어떤 지역적 특성이 있을까요?
이태진: 저희 부부는 강원도 출신이 아니고 귀촌을 했기 때문에 지역적 정서와 특성을 정확히 읽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게다가 도시지역이 아닌 소규모 군단위 산골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 답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때문에 평창에서의 8년동안의 삶을 기초로 주관적 말씀드리면 먼저, 사회기반의 낙후성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가까운 춘천과 원주의 상황은 다를 수 있겠지만, 그 외의 강원도 지역은 타지역과 비교해서 경제, 문화, 의료, 교육, 정보, 교통 등 모든게 낙후되어 있어요. 이렇게 사회기반이 열악하다보니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보니 지역은 인구감소로 사회적 기반이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고 특히, 젊은층 가운데 자녀가 있는 가정은 어떻게 해서든지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도시로 이주하기를 바래요. 그래서, 재미있는 것은 저희 가정을 바라보는 눈길이에요. 많은 분들이 자기들은 이 열악한 지역을 어떻게 해서든 떠나려고 하는데 반대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해 온 저희 가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만큼, 지역적 현실이 어렵습니다.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않기 때문에 사교육을 마음껏 할 수도 없고, 지역 사회가 공교육의 부족분을 채워줄 준비와 여력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공교육을 의지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홈스쿨은 정말 상상하기도 힘들죠.

다음으로 지역적 폐쇄성입니다. 몇몇 도시 강원지역은 다를 수 있겠지만 많은 지역이 지리적 특성으로 외부와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고 폐쇄적으로 살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고 배우고 변화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좋은 것이 좋다'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지역적 특색이 많지요. 이런 지역적 특성 속에서 홈스쿨은 너무나 다른 이질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 홈스쿨에 대한 이해부족과 정보의 부족도 있을거에요. 기본적으로 제도권 교육을 떠나면 죽는 줄로 알고 있고, 홈스쿨이라는 말조차 들어보지 못한 실정이거든요. 저희 자녀가 학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홈스쿨이라는 단어도 이해하지 못해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무슨 이상한 사이비 교육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홈스쿨 하는 가정을 격려하고 안내할 구심점이 없다는 거죠. 현재 강원지역에서 홈스쿨을 하는 모든 가정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현실은 각 가정의 홈스쿨을 감당하기도 힘겨운 상태이기 때문에 쉽지 않지요. 아무튼 함께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점검하고 다듬고, 수정하고 기도할 수 있는 구성체를 만들어 내실 있는 홈스쿨을 하다 보면 우리 모범을 보고 많은 이들이 홈스쿨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까합니다.

보통 각 지역에서 홈스쿨의 구심점이 되시는 분들이 대부분 목회자이신데 목회자로써 혹시 강원도 지역의 홈스쿨운동을 위한 역할을 감당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홈스쿨러가 소수인 곳의 특성이 그런 구심점이 될 분이 안 계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거든요.
이태진: 제가 홈스쿨을 생각하면서 로뎀나무사역과 어떻게 연결을 할까 항상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나님이 이런 공간을 준 것도 일반적인 성도들을 위해 베푸는 공간도 되겠지만 홈스쿨링하는 가정들을 위한 어떤 뜻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숲속 생태학교라는걸 해보고 싶어하는데 일반적인 아이들은 단편적 지식만 쏙 빼가는 거에요. 단답형 답만 원하는 거지요. 거기에 관련된 더 깊이있는 것을 알고 싶은 이유도 없고요. 통합형태의 교육을 하면 좋겠다 싶은데 홈스쿨하고 하면 너무 잘 맞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과 관련된 학습에서는 통합교육을 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걸로 로뎀나무가 역할을 하면 기본적인 강원권에서의 구심점의 역할.. 제가 어떤 역할을 하기 보다는 이 장소를 통해서 모을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않겠는가 생각해요.

로뎀나무 사역에 대해 소개 좀 해주시지요.
이태진: 기본적으로 사람을 신앙으로 격려해서 일상의 삶으로 복귀하도록 격려하는 사역입니다. 우리가 기도원을 간다 할때 신비적이고 한번에 변화되길 바라는데 삶의 변화는 의외로 안 변한다는 거죠. 이곳에 와서는 삶의 환경이 변화하는걸 바라기 보다는 자신이 지지고 볶는 그 삶에 자신감을 얻도록 하는거죠. 오히려 일상의 삶이 하나님이 주신 믿음의 자리라고 저는 보는거죠. 이곳에 와서 신앙의 격려를 받게 하자는 거죠. 기도했더니 가정,직장,자녀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걸 인정하자는거죠. 내 신앙의 삶의 터라는 거죠. 그래서 고난을 많이 강조합니다. 고난을 감수하시라고 하고 거기서 믿음으로 살아냅시다 하는거죠.  예수믿기 때문에 특별히 삶의 문제에 있어서 면제받지 않는다. 고난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통해 삶은 안 변했지만 믿음의 격려를 주는거죠. 오신 분 가운데 뜻밖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죠. 제가 은사적으로 예언이나 안수기도를 해주기를 바라는거죠. 저는 철저하게 그런것을 배제하는 편입니다. 내 삶의 과정 과정 순간 순간에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관계를 맺고 직장속에서 살아내야 하는거죠. 그게 제자로써의 삶이지 뚝 떨어져서 도피한다던지 현실에 안주해서 동화되어져서 세속화되어지는 삶을 살지 말아야 하는거죠.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성역은 내 일상의 삶이다. 그걸 받아들이고 신앙으로 보고 분별하고 살아내라는 거죠.
 
결국은 상담사역을 하시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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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 성경을 가지고 안내를 하는 안내자 역할이죠. 신앙의 안내자이죠. 교회의 잘못된 신앙관들이 있어요. 생활에 대해 사람들은 이원론적이에요. 세상은 살 곳이 못되는 곳이라 생각해요. 여기오면 저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목사님은 이런 깊은 데서 세상 것 다 버리고 와서 사는 수도자같이 보인다는 거죠. 저는 거기에 대해 절대 아니라고 보죠. 저도 똑같다. 성도의 삶이란 것은 세속을 떠나지 않는다. 모든 우리의 삶은 세속 속에서 믿음으로 사는 것이다. 그런 새로운 형태의 격려를 하고 해석을 해주는거죠. 삶을 받아들이란 겁니다. 도피하지 말고 인정하고 거기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라. 자신의 변화 내가 보는 눈을 바꾸라는 거죠. 기도만 했다고 해서 모든게 된다 생각하지 말고 사업이라 하면 내가 사업이 되는걸 제대로 투자를 했는지 욕심으로 했는지 냉정한 자기분석을 하라는 거죠. 남편과 관계가 안 좋으면 남편이 밉고 남편이 뭘 못한다 하지 말고 나는 남편에게 어떻게 했는가. 아이들 앞에서 남편을 존중했는지 공격했는지 그런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하죠.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여기서 열심히 기도해서 은혜 받으면 남편이 변하고 환경이 변할 거라고 생각한다는거죠. 어떻게 보면 특별한 것도 없어요. 근데 의외로 많은 분들은 예상 밖의 답이라 생각하더라구요. 물론 저도 오신 분의 삶의 어려움에 대해 하나님께서 일대일로 주신게 있으면 “그 문제는 이렇게 봐야합니다. 이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야기하지만 그 부분은 신앙적인 것 같지만 극히 인본적입니다. 신비주의적인 겁니다. 신비가 우리 안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비가 신앙의 전체로 관통하면 안된다는거죠. 이걸 이해를 잘하신 분은 유익을 얻습니다. 자기 삶을 수용하고 인정하게 돼서 그간의 삶이 고통스러웠지만 ‘이게 나한테 허락하신 삶이군요. 내가 믿음의 싸움을 해보겠습니다.’ 하는 분이 계신 반면 어떤 분들은  목사님이 신령한 뭔가를 보여주던가 카리스마적인 뭔가를 보여줘야지 하는 분들도 계시죠. 우리 아이들에게 홈스쿨하면서 너희들 살아가면서 너희들 삶에 반드시 고난의 삶이 올 것이다. 절대 하나님을 절대 욕하지 말라. 하나님은 너희에게 보통사람이 겪는 삶의 고통을 겪게 할 것이다. 그것을 감수하라. 그걸 살아가는게 믿음이다. 저희 아이들에게 자주 이야기합니다. 오신 분들에게 “예수믿는건 좀 불편한 겁니다.” 아이들에게도 “예수 믿으면 공부를 잘하게 될거다. 대단한 영웅이 될거다.” 이런 이야기보다는 “남들이 가지 않는 아픈 부분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죠.
 

어떻게 여기까지 오시게 되었고 언제부터 이런 사역을 하셨나요?
이태진: 제가 빈민사역 할때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자신을 망가뜨릴 수 있을까? 인간으로써의 가치라든지 자신의 삶을 던져버리는 것을 보면서 왜 그런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어요.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정반대의 길을 가게 되었어요. 송파의 남포교회에서 사역하게 되었죠. 거기는 정 반대의 사람들이죠. 부촌이니까요. 그런데 거기서도 보니까 삶의 여건은 좋은데 너무 삶의 문제들이 많은거죠. 자녀문제,직장문제, 돈을 관리하는 문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되고 그 구조속에 끼어서 여전히 겉은 추하게는 안 보이지만 제가 봤을때는 똑같이 죄인이구나 하나님 앞에서.. 이 사람들에게 돌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기존의 교회처럼 개척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을 격려하고 일반적인 삶의 자리를 잘 찾아갈 수 있는 그런 사역을 해보자 하는 가운데 서울 근교에도 이런 자리를 찾을 수 있겠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서 마음과 육체의 시간을 내서 과감하게 살던 공간을 떨어져서 하나님께 집중하고 기도하는 공간을 마련해보자 그래서 깊은 곳을 찾았지요. 더 깊은데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그나마 제가 찾을 수 있는 공간가운데 한적하고 번잡하지 않은 집중할 수 있는 깊은 공간을 찾은 곳이 여기였던 것이지요. 평창에 온건 8년 전에 왔고 이 사역을 본격적으로 한 건 2,3년정도 되었어요. 그전에는 이 사역을 위해 시설도 마련하고 그런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했죠. 지금도 하고 있고요.
 
에필로그: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지면 관계상 더 이상 싣지 못하고 마무리합니다.  여태까지 인터뷰는 어느 정도 오랜 기간 홈스쿨을 하신 가정을 찾아갔었지만 이제 반년을 갓넘은 새내기 가정을 방문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에 전화를 받던 목사님께서도 마다하셨지만 처음 시작하는 가정의 이런 저런 변화와 어려움들을 듣는 것이 오히려 새롭게 홈스쿨을 시작하는 가정들에게 더욱 동질감으로 다가갈 수 있고 한편으로는 홈스쿨러들이 소수인 강원지역의 활성화 차원에서 응해 주십사 부탁을 드렸고 이에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정말 타잔이란 별명에 딱 맞게 여러 분야에 두루 전문가이신 목사님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벌,민물고기,진돗개,집짓기 등등 여러 분야에서 대충 알고 있는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 수준으로 알고 계셔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수요일 아침 9시에는 수요예배를 드리는데 인근에 사시는 은퇴한 목사님, 장로님들이 오셨습니다. 설교라기 보다는 강의에 가까운 설교였고 마치고 나면 은퇴한 목사님답게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갔습니다. 주일에는 몇몇 가정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방문한 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들을 걸어온 타잔홈스쿨.. 아마도 이곳 정글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쉼터사역과 더불어 홈스쿨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역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밤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들었던 어린 타잔남매의 동요는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합니다. 코믹하게도 진현이가 입으로 항시 반주를 넣어주고 시작하는 두 손 꼭 잡은 남매의 동요는 참 아름답고 정겹고 보기좋았습니다. 형제가 동요를 함께 연습하며 두 손 꼬옥 잡고 부르는 모습..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이지만 각박한 이 시대에는 TV 노래자랑 대회가 아닌이상 쉽사리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닌듯 합니다. 특히 진현이가 작사작곡한 '식충식물' 노래는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따라부를 정도로 기억에 남는 노래였습니다. 또한 멀리 강릉시에서 저희를 보러 일부러 바쁜 시간을 쪼개어 와주신 소희당 홈스쿨 현주영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비록 이런 저런 조건들이 열악한 강원도 지역이지만 한알의 밀알이 썩어 많은 열매를 맺듯 타잔홈스쿨이 강원도 지역의 한알의 밀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로뎀나무 홈페이지  http://www.rodemnamoo.or.kr

 
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 http://khomeschool.com 글,인터뷰: 박진하 사무장

Comments

하비 2011.05.02 20:07
감동적입니다......인터뷰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샘람 2012.02.17 02:09
가까이서 뵐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나니 더욱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예찬예지맘 2014.03.05 11:48
시작도 안한 저희 부부와 아이들.. 인터뷰 글 읽고 도전받고 감동받고 갑니다.
결심하고 언제 한번 꼭 가봐야겠어요~~^^
아셀파 2016.03.19 11:18
마음은 계속 있었으나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저에게... 도전이 됩니다
이윤정 2018.12.13 03:29
도전이 되네요
아빠포비 2019.01.25 12:09
글을 읽고 도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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