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미래를 IT기업에게 팔아넘기는 교육부의 스마트교육전략



청소년의 미래를 IT기업에게 팔아넘기는 교육부의 스마트교육전략

ezer 5 4,787 2012.04.24 14:23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앨토스에 있는 발도르프 초등학교는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의 4분의 3이 구글, 애플, 야후, 이베이, 휴렛패커드 등 정보통신(IT) 기업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학교에는 컴퓨터가 한 대도 없다고 한다. 심지어는 스크린보드, 빔 프로젝트 등 디지털 기기도 없다. 학교에는 책, 연필, 분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같은 아날로그 교육 기자재만 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IT 기기를 구입할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 인간 교류, 주의력 등을 훼손한다는 것이 그렇게 하는 이유라고 한다.

아이들의 잠재적 가치를 끌어내고(라틴어로 교육은 끄집어내다라는 뜻이다.) 가치를 키워가는 것이 교육(한자로 교육은 가르칠 교자와 기를 육자를 쓴다.)이기 때문에 스마트교육전략은 반교육적이다. 스마트교과서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스마트해지는 것이 아니다. 옛말에도 남의 힘을 빌리면 내 힘은 약해진다는 격언이 있다. 핸드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되면서 우리 뇌에는 집전화번호도 기억되지 않고 있다. 운전자들은 똑똑한 네비게이션 덕분에 몇 번 가본 곳도 찾아가지 못하는 길치가 되었다. 스마트기기는 그 사용자를 결코 스마트하게 만들지 못한다! 의존성만 높일 뿐이다.

문자가 발명되면서 인간의 기억력은 급속하게 저하되었다. 아동청소년기에 교육현장에서의 스마트기기 사용은 아이들을 생각이 없는, 지식이 없는 백치를 만들 것이다. 이미 초등학생들조차 책을 읽지 않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책 소개 글들을 짜깁기해서 숙제로 제출하고 있다고 한다. 손 안에서 터치만 하면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데,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기억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스마트기기는 그들이 아무리 자기주도, 창의성 등의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는 없는 것이다. 단순히 지구상 어디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지식들을 수집하는데 유용할 뿐이다.
스마트기기를 1년 사용한 스탠포드대학생 중 44%가 자신이 스마트폰에 어느 정도 중독되었거나 완전히 중독되었다고 응답했다. 75%가 잠자리에 들 때에도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독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학생 중 단 5%만 앞으로도 스마트폰에 중독될 위험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우리의 아동청소년들의 절제력이 스탠포드학생만큼의 절제력이 있다고 해도 스마트기기가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스마트기기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의 11.4%가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한다.(2011년 행정안전부 인터넷실태조사) 12~18세 청소년들 중 87.5%가 게임이나 오락을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한다.(2011 방송통신위원회 실태조사) 여기에 교육 컨텐츠를 조금 넣는다고 아이들이 갑자기 돌변하여 게임을 끊고 자기주도학습에 열을 올릴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98년부터 교육정보화사업으로 청소년들을 인터넷 게임 중독자로 만든 교육부가 한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교육전략으로 청소년들을 스마트기기 중독자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창의성을 높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키우는데 관심이 있다면, 2조 8천억원이 들어가는 스마트교육전략은 당장 폐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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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네아이아빠 2012.04.25 10:45
발도르프 초등학교 이야기는  놀랍네요. 앞으로 우리나라는 수업시간에 모두 아이패드같은 것으로 수업하고 IT가 점령한 디지털 수업으로 바뀔 태세인데 말입니다. 가랑비에 옷젖는줄 모르게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미디어에 중독되어가고 있는 위기의 시대.. 앞으로 10년후 20년후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우려됩니다.
johnny 2012.05.09 12:35
스마트기기에 대해서 다시생각할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아이아빠 2012.05.09 12:44
어른들도 컴퓨터, 스마트폰등에 중독처럼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있는데 2,3살부터 스마트폰을 장난감처럼 만지며 자라는 다음세대는 얼마나 그 중독성이 심할까 우려되네요. 의식하지 않고 가르치지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인간이 만든 스마트폰에게 인간이 점령당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으나으나 2013.06.17 12:49
어머..  내용에 큰 충격입니다  ㅠ ㅠ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말을 접할일이 점점 줄어들길래...
아이패드에 한국 교육앱을 넣어서 자주 접하게 해줬는데..
역시 그냥 엄마가 한국책 읽어주는게 최고인거죠?
남편에게도 이 글 꼭 읽어줘야게썽요
온마음 2016.01.28 23:44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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