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의 시작




홈스쿨의 시작

네아이아빠 5 3,048 2011.09.21 22:16
한국에서 태어난 나에게 막연하게 그려지는 미국에 대한 동경심은 어쩌면 경중이 다를뿐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 싶다.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배경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방국이었던 잘사는 나라 미국은 동경의 대상이며 미국이민은 부러움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 미국이민에 대한 동경은 자녀가 태어나 학교갈 나이가 되었을 때 더욱 커졌었다. 영어를 잘하지도 미국에 친척이 있는 것도 그리고 가진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닌 나로서는 자녀교육을 위해 이민을 가고픈 막연한 기대는 있었으나 아무런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았기에 그저 희망사항으로만 끝났었다.

아주 오래전, 아마도 1990년대 초가 아니었나 싶다. TV 뉴스에 유난히 10대 범죄 소식이 자주 나왔다. 어느날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요즘 왜 10대들의 범죄뉴스가 자주 나오는 걸까?’ 곰곰이 그 이유를 생각해본 결과 그 원인 중의 하나는 6.25 전쟁이후 타국가의 원조를 받아야할 정도로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반세기도 안된는 몇십년만에 세계에서 유래없는 경제성장을 이루어내며 맞벌이 부부가 급증했기 때문이 아닌가였다. 예전에는 가난해도 아버지가 나가서 일을 하고 어머니는 가사를 돌보았으나 현대사회는 예전보다 훨씬 부유함에도 불구하고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부유해짐과 동시에 자동차,핸드폰 생활 필수품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결국은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맞벌이가 자녀를 범죄자로 만든다는 것은 아니다. 경제위주의 삶을 영위하다보니 하나님이 주신 위대한 어머니의 역할, 아내의 역할 또 아버지의 역할들이 최소화되면서 가정의 균열이 생기고 가슴아프게도 이혼등 가정의 파괴뿐 아니라 방황하는 아이들까지 생산해낸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는 것이다. 경제위주의 삶, 눈에 보이는 성과위주의 삶으로 치중한 결과는 놀라우리만치 빠른 경제성장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그것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 가정의 균열이 아닌가 싶다. 이혼율, 우울증증가, 자살율.. 부끄럽게도 이런 통계에서 우리나라가 1,2위를 다투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바로 우리의 이웃의 이야기로 다가오고 있다.

1997년 결혼을 하고 이듬해 첫 아이를 낳았던 나는 당시 교회 간사로 일했었는데 2년차 근무라 매우 적은 연봉이었고 아내는 학습지 교사로 내가 받는 급여보다 50%가 더 많은 급여였었다. 우리의 계획과는 달리 허니문베이비를 가지게 되었고 나는 임신 넉달째에 아내의 직장을 그만두도록 하였다. 이유는 자녀는 엄마가 키워야된다는 확고한 신념때문이었다. 위에서 말한대로 자녀들이 빗나가는 이유중의 하나가 엄마가 자녀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발상에서였다. 한마디로 ‘적게 벌어 적게 쓰자’ 였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자라가면서 계속 뉴스를 통해 접하는 것은 학교라는 곳이 ‘왕따’ 라는 따돌림과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불안한 소식들이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일본에는 친구를 따돌리는 ‘이지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듣긴 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가 없었는데 요즘에는 초등학교에도 소위 말하는 ‘왕따’ 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움과 동시에 큰 아이를 학교에 보낼 나이가 점점 다가옴에 따라 더 이상 강건너 이야기가 아니었다. 
미국에 이민을 가거나 자녀교육을 위해 기러기 아빠를 감수하며 자녀를 미국에 보내는 일들이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하였다.

큰아이가 7살이었던 어느 토요일 밤, 잠자리에서 아내가 큰 아이를 9살에 학교에 보내면 어떨까 하는 말을 꺼냈다. 이유인즉, 아이가 좀 늦되기에 차라리 1년 늦게 보내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도 더 낫다는 것이었다. 엄마로써 오랫동안 아이를 지켜보고 심사숙고한 끝에 생각한 이야기였겠지만 나는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자신과 똑같은 동갑의 아이에게 ‘형’이라고 불러야 하고 동생들과 친구로 지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1,2월생 아이들은 7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일찍 보내는 부모들이 있기에 그런 경우에는 두 살이나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되어야 하고 1살 더 어림에도 불구하고 윗학년이란 이유로 ‘형’ 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였다.

다음날, 우리 부부는 젊은부부학교 주일 모임에 참석을 했다. 온누리교회의 가정사역공동체 중에 하나인 젊은부부학교는 캐나다로 이민을 간 친구의 권유로 참석하게 된 것이 계기로 봉사를 하기 시작했던 부서이다. 매주 주일 모임이 있었는데 당시에 미국에서 살다오신 한 목사님이 1시간의 특강을 해주고 가셨는데 그것이 바로 '홈스쿨링' 강의였다. 강의의 요지는 이렇다.
그 목사님은 자녀교육을 위해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이민을 가지만 생계를 위한 직업 문제 때문에 아빠는 한국에서 돈을 벌고 나머지 가족은 미국에 있는 소위 말해 ‘기러기아빠’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가족이 떨어져 사는 이런 행태는 ‘가정파탄’이나 마찬가지이며 자녀교육을 위해 멀리 미국에 보낼 필요없이 ‘홈스쿨’ 을 통해 자녀를 한국에서 유학을 보내라는 것이었다. 홈스쿨은 원안교육이며 교육과 신앙이 일치된 교육을 하는 성경적인 자녀양육이란 것이었다. 다만 홈스쿨은 소명이 없이는 하지말라는 말과 반드시 부부 동의하에 하라는 말을 덧붙이셨다.

그 강의를 듣는 순간 나는 전날밤 학교진학에 대한 아내와의 대화가 생각나면서 ‘홈스쿨’ 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자녀들의 학습을 어떻게 가르칠 것이며 또 할아버지,할머니가 분명히 반대할텐데 하는 생각에 도무지 자신이 없었다.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살펴본 결과 레이볼만이란 저자가 쓴 ‘홈스쿨링’ (규장출판사, 현재는 절판되었고 해피니언이란 규장의 일반브랜드에서 동명으로 출판-일반독자를 위해 종교적인 색채를 제거함)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그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나는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던 ‘소명’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홈스쿨’을 단순히 현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접근했던 나는 이것이 대안이 아닌 원안교육임을 알고 그리스도인인 내가 마땅히 해야할 교육방식으로 인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후 6주간의 홈스쿨세미나에도 아내와 함께 참석을 하면서 아내로 하여금 책도 읽게 하였으나 아내는 나와 똑같지 않은 반응이었다. 머리로는 홈스쿨이 좋은 것이란 것을 알겠으나 마음으로는 따라가지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워십댄스' 에 달란트를 갖고 있던 아내는 그런쪽으로 봉사를 하거나 사역을 하고픈 마음이 있었는데 홈스쿨을 하게 되면 그러한 꿈을 포기해야 하고 또 스스로 생각할 때 자녀들의 학습을 지도할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여 부담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05년 1월 홈스쿨컨퍼런스에 가서 자녀 10명을 둔 게리 콕스 주강사 목사님의 강의를 듣고 아내는 홈스쿨을 결정하게 되었고 바로 1월부로 본격적으로 홈스쿨을 알아보는 예비 홈스쿨러가 아닌 '홈스쿨러' 로써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두달 남은 유치원졸업도 마다한채 바로 유치원부터 정리를 하고 홈스쿨 모임에 나가기 시작하였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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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ee0510 2011.09.29 12:31
귀한 나눔 감사드리며 조만간 또 부탁드립니다^^
네아이아빠 2012.04.13 21:12
죄송하지만 본 이야기는 여기서 맺습니다. ^^  이야기의 전개가 시리즈로 계속 이어져야 하는 구조로 되다보니 어디까지 전개해해서 어디까지 끊어야할지도 막막하고 글을 올리는데 여러 면에서 부담이 있어서입니다. 대신 이후부터는 홈스쿨사역을 하면서의 저의 홈스쿨에 관련한 생각들을 짧게 짧게 나누는 홈스쿨 단상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연공주 2013.06.26 23:56
와.. 간증만 읽어도 소름이 돋네요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열매맺는가정 2014.02.27 03:02
레이볼만의 홈스쿨링 책이 참 읽고 싶은데 아쉬워요..절판되었지요? 구할수도 없고...좋다고 많이 나왔는데 구경조차 못했네요...윽;;;
네아이아빠 2014.02.27 11:15
오리지날은 절판되서 없고요.(규장) 거기서 기독교색을 빼고 나온 홈스쿨링(해피니언)은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오리지널 홈스쿨링이 혹 도서관에 있는지는 확인해보세요.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저희라도 출판할 수 있다면 출판하고픈 책입니다. 대신 아쉬운대로 성경적 세계관으로 홈스쿨하기란 책을 대신해서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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