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컨퍼런스 간증(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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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컨퍼런스 간증(오하나)

네아이아빠 0 4,246 2013.02.05 23:39
안녕하세요? 저는 글래드 홈스쿨의 오하나입니다.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갈 즈음에 저희 부모님과 저는 고민이었습니다. 이사를 가야할 때가 왔는데 중학교 졸업 1년 전에 전학을 가기에는 너무 애매한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찰나에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홈스쿨 세미나가 있었고, 홈스쿨에 대해 고민해 오셨던 저희 부모님은 그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홈스쿨에 대해 더 큰 마음을 갖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저와 동생들에게 ‘홈스쿨 하고 싶으냐’고 물으셨고 하고 싶다고 저희는 대답하였습니다.

 그 당시 제게 홈스쿨이란 ‘지옥 같은 학교로부터 벗어나는 일종의 탈출구’와 ‘더 이상 공부란 할 필요 없이 놀고 먹는 생활’이었습니다.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 만하는, 그리고 저 친구와 나를 비교하면서 더 열심을 내야하는 학교생활로 지친 제게 홈스쿨은 그야말로 천국에서의 삶으로 그려졌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은 슬펐고 무엇보다도 친구들을 ‘전쟁터’에 두고 떠나오는 것이 못내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는 몰랐습니다. 진정한 ‘전쟁터’가 어디고 어떤 곳인지...

 홈스쿨을 시작한지 얼마지 않아 저는 이 세상에서는 천국과 같은 삶을 살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홈도, 스쿨도 모두 전쟁터였고 때로는 지옥 같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도 귀찮았던 내 동생, 나를 이해하지 않는 부모님이었는데, 이 모두와 24시간 지내려니 정말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홈스쿨하면서 더 나아지기는 커녕 나빠지기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작년까지 만해도 제 동생은 그래도 내 말도 참 잘 듣고, 잘 따라주고, 천사와 같이 너무나 착한 아이였는데, 지금 보니 고집불통에, 말도 안 듣고, 누나를 괴롭히는 데 선수인 것입니다. 엄마도, 아빠도 1년 전과는 너무나 달라 보이는 것입니다. 제 친구들에 비해 부부애가 넘쳐나는 부모님, 공부하라고 스트레스도 안 주는 부모님,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는 분들 같았는데, 때론 사소한 것에 다투시고, 공부하라는 말씀만 안하시지 그 외 다른 것들은 이것저것 참견하시면서 잔소리를 늘어놓으시고, 제 이야기들도 다 들어주시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이런 생활이 2주, 3주 점점 늘어나다보니 ‘아, 내가 홈스쿨을 속아서 했구나’하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의 어려움과 힘듦을 이야기할 친구조차 없어졌습니다. 제 친구들은 모두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어 만나는 것은 물론, 연락을 주고받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교회도 옮겨버리게 되면서 일주일에 한번밖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마저도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홈스쿨 하는 사람들끼리 가지는 모임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학교를 오래 다녔던 저와 홈스쿨을 오래 해온 사람들은 잘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포자기한 채, 저의 외로움을 나름대로 극복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 된 3-4년을 되돌아보면, 제가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비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저는 제 자신을 얻었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세상에 이끌려 살면서 잃어버리고 변질되어 가고 있는 제 자신을 되찾아 얻었습니다.
 저는 세상이 제게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원래 이렇게 지어졌어. 나는 원래 이렇게 살아야해’라고 속삭이는 말에 속아 살아왔습니다. 제 자신은 잃어버리고 상실한 채, 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 살아온 것입니다.

 그렇게 망가져 갈 뻔한 저를, 하나님은 홈스쿨을 통해서 구해주셨습니다. 홈스쿨을 하면서 저는 책을 많이 읽었고, 생각이 많아졌고, 또 그런 만큼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이런 시간들을 하나님은 제 자신을 찾아가고 성장해 갈 수 있는 시간으로 허락해주셨습니다. 이 시간들은 때론 많이 고통스러웠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되돌아보고 또 찾아나가는 과정이 슬프고 아프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껏 제가 누구로 살아왔던 것인지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것은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혼란스러웠던 제 마음을 하나님은 글을 쓰면서 생각하는 시간들을 보내게 하심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희 부모님과 말씀을 통해 진짜가 무엇인지 알려주시고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제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이고 귀한 하나님의 자녀인지도 알게 하셨고, 제게 꿈과 비전을 주셨습니다.
 두 번째로, 저는 제 가족을 얻었습니다. 저는 제가 제 동생들과 저희 부모님을 잘 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제야 알게 된 것이지만, 지난 3-4년 가족들과 치른 매일의 전쟁은 제가 가족들을 얼마나 몰랐는지에 대한 증거였던 것입니다. 제가 생각해온 제 동생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기에, 거기에 기초한 혼란과 실망감이 동생과 상처를 주고 받는 전쟁으로 번지고, 또 제가 생각해온 저희 부모님이 실제로는 그것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에 그로 인한 실망감이 부모님께 대한 반역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전쟁을 통해 제가 얼마나 가족들에 대해 알지 못했는지, 또 저의 가족들이 실제로는 어떤지 보여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게 부모님이, 또 동생들이 저의 부족함을 잘 알고 또 받아줄 수 있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저의 꿈을 그 누구보다도 응원하고 그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해줄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란 것도 말입니다. 비록 자주 부딪히고 다투지만, 이런 갈등의 순간들을 통해 저희 가족이 서로를 더 용납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고 계셨습니다.

 지금도 가족들과의 갈등이 일어나지만, 저는 그 갈등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때론 즐겁습니다. 저의 소중한 가족들에 대해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기에, 또 가족들을 알아가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기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진리를 얻었습니다. 혼자 지내면서 그동안 제 안에 있던 세상의 온갖 철학과 가르침들이 기어 나와 저를 괴롭혔습니다. 앞서 말했던 ‘나는 누구인가’부터 시작해서  세상은 하나님이 정말로 계시기는 하신지, 지옥과 천국이 있는지 어떻게 아는 것이냐며 제게 속삭였습니다.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라느니, 그냥 다 잊어버리고 즐기는 것이 상책이라느니, 돈이 최고며 돈이 없는 것이 죄라느니 이런 세상의 가르침으로 저를 비참하게 만들고 제 마음을 어지럽혔습니다. 부모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교훈과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보다 더 큰 소리로 이야기함으로 저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저는 진짜가 무엇인지, 진실이 뭐고, 진리가 무엇인지 정말 고통 속에 찾아보고 생각해야 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함께 계셨고, 제가 조금이라도 세상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도 하나님은 참고 기다리시며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존재를 분명하게 저에게 나타내시고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제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며 저를 부르셨고 제게 진리가 무엇인지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세상이 얼마나 타락했고 무서운 곳인지, 얼마나 저를 잡아먹기 위해 안달인지를 보여주시고 들려주셨습니다. 저 너머에서 들리는 달콤한 목소리가 실제로는 어떤 존재에게서 나오는 것인지 가르쳐 주셨습니다.

 복음이 무엇인지 알려주시고 이 복음 안에서 누리는 평안과 자유를 맛보게 하셨습니다. 세상의 공격을 피할 피난처가 되어주셨고, 세상의 정죄함에도 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않게 해주셨고, 세상의 문화의 소용돌이가 일어날 때 그것을 잠재워 평안을 허락하셨고, 세상의 족쇄로부터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비록 다른 홈스쿨러들에 비해 홈스쿨을 늦게 시작하고, 오래하지도 않았고, 또 보이는 결과들이 많지 않지만, 하나님은 홈스쿨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도록 하셨습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그분이 주신 소중한 깨달음과 순간들에 저는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홈스쿨을 시작한 것에 후회가 없습니다. 학교를 계속해서 다녔어도 언젠가는 제게 주실 세 가지겠지만, 하나님께서 제가 오래도록 방황하지 않게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잃은 후에야 제게 이 소중한 것들을 주신 것이 아닌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의 저를 지금 이 자리에, 이 모습으로 세우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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