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경남여행

홈스쿨토크


2박 3일의 경남여행

구름빵 5 421 2011.06.10 16:19
6월 6일은 연휴가 월요일이 끼인 황금연휴다^^
홈스쿨방은 6월3일 금요일부터 1박 이상의 여행을 대중교통 이용하라는 숙제가 주어졌다.
“거북선도 보고 이모네도 놀러가게 진해로 가요.” 하는 아이들.
하지만 해군사관학교는 개별 방문시 차량이 있어야 한단다. 마침 진해에 거주하는 동생이 토요일이면 사관학교 투어를 해 줄 수 있다고 해서 강행하기로 했다.
금요일 일정은 신문을 자주 보는 현원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이 진해랑 가까운데 가 봐요.” 하고 현준이도 동의한다.
빠르고 편리한 KTX 열차보다 느리지만 바깥 풍경도 보이는 무궁화호를 이용하고 시내.외 버스를 이용해서 3개의 도시를 여행을 하기로 했다.
포도밭은 긴 시간 비울 수 없어서 열심히 일을 하기로 하고 나와 세 아이만 길을 나섰다.
 
<따라 다녀봐요>
6월 3일 천안역(8: 26) → 진영역(12:49) → 봉하마을(1:45). 노랑 바람개비가 환영하는 길을 따라 쉼터와 추모의 집에 전시되어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의 사진들, 사용하셨던 물건들, 업적과 영상자료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엄마, 이곳에 오니 마음이 슬퍼져.”하는 아이들과 함께 생가를 돌아 묘역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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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길을 걸어봐요.”하는 아이들의 말에 봉화산을 올랐다. 누워있는 마애불상 → 부엉이 바위 → 정토원(아이스크림 사 먹으며 쉬었다.) → 호미든 관음성상 → 봉화대가 있는 사자바위 → 정토원으로 하산했다. 봉화산은 야트막하면서도 시야가 트이며 멀리 보이는게 신기하다. 봉하마을(5시 40분 버스) → 진영터미널(마산, 창원행 시외버스) → 창원역에 내려서 마중 나온 동생을 만나니 7시가 조금 넘었다.
 
6월 4일, 조카들은 학교에 가고 동생 부부랑 함께 사관학교로 향했다.
제부의 안내로 사관학교 내에 있는 거북선을 둘러보았다. 크기가 실제와 비슷해서인지, 바닷가에 정박해 있어서인지 이전에 보던 것과 달리 진짜 같다. "여기서 드디어 진짜 거북선을 봤다.", "우리가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이 여기에도 있네.", "거북선 주위에 밀복 새끼가 많네." 하며 사관학교 박물관에 있는 임진왜란, 충무공에 대한 자료를 다시 되새기며 보았고 여러 군함들과 우리나라 해군의 역사를 둘러보았다.
 
점심 식사 후 동생네가 해양공원까지 바래다주었다. 음지교 다리를 걸어서 건넌 후 해양공원 관리사무소에 등에 진 배낭을 맡겼다.
잠수함의 원리, 음향탐지체계, 군함 시물레이션이 전시되어 있는 해전사 전시관, 군함 전시관인 퇴역군함인 강원함- "여기는 마치 미로같아", 해양생물테마파크를 둘러본 후 다시 음지교를 건넜다. 140BD4574DEF8C3C149E0D
해양공원(도보 20분) → 명동선착장(5: 45 303번) → 장천 종점(155번) → 창원 남산 터미널(길 건너 58번 버스) → 장유 삼문마을(7:10). 드디어 친구 은정이네에 도착했다.
 
6월 5일 서부산IC로 해서 바다 위로 나 있는 광안교를 지나 해운대로 들어서니 차가 밀린다. 미리 예매해둔 아쿠아리움에서 펭귄, 상어 먹이주기쇼, 마술쇼, 수중터널, 3D 라이더 영화를 보고나서 1시가 넘어 해운대 시장으로 갔다. 점심 식사 후 다시 해운대 해수욕장으로가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해운대역에서 은정이네랑 헤어졌다.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으로 가서 6시 25분 열차를 겨우 탔다. 늦은 10시 49분. 천안역에 도착하니 포도밭이 승강장까지 마중 나와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이로써 2박 3일 여행의 막을 내렸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4시간 20분이 걸리는 기차여행시간!
기차를 타자마자 열차 카페도 가보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불러보고, 다른 칸도 둘러보고 화장실도 갔다 오지만 목적지는 멀기만 하다. 낯선 경부선이라 역 이름도 생소하다. "다음역이 어디에요? 하고 차장아저씨께 질문하니 “너희들은 천안에서 타서 밀양에서 환승한 후 진영에서 내리네. 아저씨가 가지고 있는 이 기계가 너희들이 앉아있는 자리의 정보를 다 알려줘. 멈추는 기차역이 궁금하면 시간표를 출력해 줄까?”하신다. 그 후로는 타는 기차마다 시간표를 출력해달라고 해서 다음 정거장을 맞추며 논다.
진영역에 도착하자 봉하버스가 막 떠나 버렸다. 매점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14번 버스를 타고 진영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점심을 해결하고 10번 버스를 타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덕분에 정차중인 10번 봉하버스 안에서 김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봉하마을에 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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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차를 마시며 쉬었다 가세요.","내려가서 시원한 거 사 먹으라”며 아이스크림 값을 다시 건네주신 인심 좋은 정토원 보살님.
"각자 배낭메고 이곳까지 왔어예? 4살짜리가 이 미끄러운 산길을 걸어왔나? 내려가서 동생들이랑 꼭 맛있는 거 사먹어라.” 하시며 현원이에게 만원을 건네신 관음성상에서 만난 아저씨(봉하마을에서 추모 촛불을 켜고 이모네 선물로 봉하빵을 샀다.)
보리수 열매, 버찌 열매를 따 주며 놀다가 가족사진도 찍어주신 사진작가 아저씨.
마창시외버스에서는 안내 방송이 나오지 않으니 “창원역이 어디에요?" 하고 묻는 아이들에게 관심갖는 어른들.
창원역까지 마중나오고, 다음 날 해양공원까지 바래다 준 동생부부.
장유 가는 길을 묻는 아이들에게 “야~들이 길을 찾는거라요?", "그까지 가는 길은 잘 모르는데, 버스 기사에게 물어봐라. 대단하네." 하는 아주머니들. 버스 환승은 버스기사들이 제일 잘 알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높은 버스에 앉으니 STX 조선소에서 커다란 배들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STX 부근에서 많은 외국인들 근로자들이 버스에 오르니 내국인이 적은 이색적인 버스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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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길을 안내하고 이틀동안 돌아다녀서 지쳐 있을 줄 알았는데, 셋 다 눈에 생기가 넘치네.”하는 친구. 여행 중에는 잘 먹어야 한다며 저녁과 아침을 맛나게 차려준 친구 남편. 잠든 현서를 안고 있는 내게 자리를 양보해 주신 할머니.
각자 배낭을 메고 길을 묻고 이것 저것 질문하는 아이들에게 모두가 친절하진 않았지만 안전까지 염려하며 길을 알려주는 많은 어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길 찾기 대장 아이들>
이번 여행의 최대 고민은 3번 이상 갈아타는 진영 봉하마을 → 진해, 진해 해양공원 → 장유면 삼문마을까지였다. 길이 2,340M에 이르는 창원터널은 상습 정체구간이라며 동생과 친구 둘 다 만류하니 ‘너무 무리한 계획일까?’하는 염려로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가서 부딪혀 보자.”하고, 천안에서 내려가는 기차, 부산에서 올라오는 기차만 예약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맡기고 뒤로 물러났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차분하게 길을 물어가며 예상시간보다 빨리 도착해서 여유 있었다. 둘째날 현준이와 현서는 시내버스에서 잠이 들었지만 장녀 현원이는 주변을 살피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밀릴거라는 정보에 바닷길이 열린 동섬 구경을 마다하고 출발해서인지 1시간 30분 만에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바닷길을 구경하고 올 것을...하지만 일찍 도착하니 그것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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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부산 해운대에서 수많은 인파 속에서 신나게 놀기 시작한 아이들이 밀리는 샤워장서 몸을 씻고 출발하니 예매해둔 기차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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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노선표를 보던 현원이가 “엄마, 반대쪽이에요. 빨리 뛰어요.”한다. 나는 잠든 현서를 안고 뛰고, 아이들은 젖은 옷 봉투와 짐을 들고 뛰었다. 기차 시간이 한시간 밖에 남지 않자 긴장되나보다. "잠든 현서를 안고 계신 엄마가 자리에 앉으세요."하며 자리를 양보해 주는 의젓한 아이들(여행에서 성장하나 보다^^). 신속 정확하게 이동해서 부산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타니 6시 20분이었다. 올라오는 기차는 입석이 많아서 빈자리만 생기면 사람들이 앉으니 "뛰더라도 예매 해 두길 잘 했다."하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다. 중간에 구미역에 못 미쳐 정전이 되어 기차가 멈추기도 하고 추억 한 가득 싣고 쑥~~~ 자라서 돌아오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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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네아이아빠 2011.06.10 16:36
대단하세요. 이렇게 잘 정리해놓으시다니.. 훗날 이런 내용들을 마치 한가정의 역사책처럼 남아서 손자들이 볼 날도 있겠지요. 저희 가정은 블로그 하나 없고 이런 기록들이 없으니 ㅠㅠ  실은 홈스쿨하기 전인 2004년부터 홈스쿨하면 홈페이지 만들어야지 했었는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홈스쿨단체 홈페이지등은 제가 거의 만들어줘 놓고서 저희집 가정홈피는 없네요. 
여하튼 홈스쿨엄마로써 바쁘실텐데 너무 멋지십니다. 
* 이 글 보시는 분들 참고하시라고 알려드리면 윗부분에 포도밭은 남편 분 닉네임입니다. ^^
두턱 2011.06.12 10:06
꼭 해 보고 싶었으나 아직 못하고 있는 저희 가정인데요.
참 보기 좋습니다.
 
구름빵 2011.06.13 22:55
제 문제로 인하여 덕분에 블로그를 하고 있는것인데, 과찬의 말씀입니다^^
처음 시작인데, 정리 하지 않으면 그 다음 방향을 잘 몰라서 정리 차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많은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막대기 2011.06.14 22:53
구름빵님의 블로그에 들러서 요기를 잘 했답니다. 잘 꾸며 놓으셨더군요.
담아두었으니 자주 놀러가 볼 생각입니다.
멋진 모습을 기대하며,
파이팅.
요셉 2011.06.27 17:43
구름빵 포도밭 멋집니다! 이것도 닮고 싶은 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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