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NO!…130만명 집에서 교육받아

홈스쿨기사



학교 NO!…130만명 집에서 교육받아

박진하 0 2,473 2004.07.05 00:30
학교 NO!…130만명 집에서 교육받아
[조선일보 2003-11-11 17:20:00]

교과목 직접 정하고 단체로 교사 고용도
대학 진학률·사회성 美평균보다 높아

‘공립학교는 교육의 질이 마음에 안들고, 사립학교는 비싼 학비를 감당할 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내 자식은 내가 가르치자.’

미국에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교육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5~17세 어린이와 청소년 중 학교에 전혀 다니지 않고 집에서만 교육받는 경우, 그리고 학교에 가더라도 일주일에 25시간 미만의 수업에만 참석하고 나머지는 부모의 가르침을 받는 경우를 ‘홈스쿨링(homeschooling)’이라고 한다.

◆ 130만명 이상 학생이 집에서 교육받아

최신 통계인 지난 1999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연령층 중 홈스쿨링 학생수는 약 1.7%에 달하는 85만여명이다. 10년 전만 해도 이 숫자는 36만명선이었으나 지난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교육부는 이 숫자가 2000년에는 약 130만명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페니 크젤버그(Kjellberg)씨는 11세 쌍둥이 딸을 집에서 교육한다. 뉴욕타임스는 10일 크젤버그씨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딸들을 공립학교에 보냈으나 딸들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자 집에서 교육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류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걱정스러웠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이 너무 좋아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미첼빌에서는 25가구가 모여 학생 46명에게 단체 홈스쿨링을 실시하는 사례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라틴어와 역사, 과학과 문법 등을 가르치는 이 코스는 부모들이 교육 과정을 정하고 교사를 고용해 자녀들을 교육한다. 이들 부모들은 각 카운티에 자녀들이 홈스쿨링을 받고 있다고 등록하고, 카운티측에서는 정기적으로 홈스쿨링 가족들을 점검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각 주별로 정기적인 감독을 하거나 부모에게 교육내용을 보고할 것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50개 주 모두에서 홈스쿨링은 합법이다.




◆ 자녀 3명 이상인 백인 가정에 많아
전국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부모들이 홈스쿨링을 택하는 이유는 ‘집에서 더 잘 교육시킬 수 있다’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종교적인 이유’, ‘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가족적인 이유’, ‘성격과 도덕성 개발을 위해’, ‘학교교육

내용에 반대하기 때문’ 순이었다. 홈스쿨링을 하는 부모들은 주로 백인(75%)이며, 3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고(62%), 부모 중 한 명은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 있는 경우(52%)였다.

‘어린이들의 왕국:홈스쿨링운동의 문화와 논란’이라는 책을 펴낸 교육심리학자 미첼 스티븐스(Stevens)는 홈스쿨링 증가현상을 가리켜 ‘중산층의 반란’이라고 분석했다. 직장을 포기하고 집에서 자녀들을 키우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많은 가족들이 미친 듯이 쫓기는 스케줄을 줄이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홈스쿨링을 활성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모든 교육자료를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인터넷 덕분이다. 홈스쿨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계간지 ‘홈스쿨링 투데이’와 다양한 홈스쿨링 웹사이트들은 교육방식과 교과과정 짜기 등 부모들을 위한 상세한 자료를 제공한다.

◆ 사회성 저하에 대한 우려는 기우?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홈스쿨링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동부 명문 사립대학들은 홈스쿨링 학생들의 SAT 성적이 높고 대학의 요구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일부에서는 홈스쿨링 학생과 일반학생들 간의 성적을 비교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자료는 없다고 반박한다는 것이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경우 가장 큰 우려는 사회성이 떨어질 가능성이다. 그러나 홈스쿨링 법적옹호협회(HSLDA)는 최근 홈스쿨링을 받고 성장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러한 우려는 기우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HSLDA가 홈스쿨링을 받았던 성인 73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홈스쿨링을 받은 18~24세 응답자의 74%는 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았거나 대학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미국 평균 49%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홈스쿨링 경험자들의 교회, 노조, 전문직 조직, 지역단체 회원 가입률은 88%로 미국 평균인 50%보다 높아 홈스쿨링 출신들의 사회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이 조사는 밝혔다.

그러나 아이들이 집에서만 교육받을 경우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은 채로 학대당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CBS방송은 최근 정부가 규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홈스쿨링이 아동 학대의 사각(死角)지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강인선특파원 ins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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