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를 즐기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자녀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요 부모가 책 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 다음입니다. 거실을 서재로 바꾸는 것도 좋지만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책 읽어주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 드리면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책 읽어주는 시기입니다. 언제까지 읽어주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되묻습니다. 언제까지 읽어주는 게 좋을 것 같으냐고. 대부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읽어준다거나 길어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읽어주면 될 것 같다고 말씀들 합니다. 저는 읽어줄 수 있다면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라도 계속 읽어주라고 말씀 드립니다. ‘읽어줄 수 있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이는 것은 억지로 읽어주면 역효과가 있다는 뜻입니다. 순간 대부분 뜨악한 표정을 짓습니다. 책 읽어주기가 좋다는 것을 알겠지만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읽어준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표정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처음 이유는 아이가 글자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모든 글자를 알게 되면 책을 스스로 읽기를 바라며 읽어주기를 소홀히 하거나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책을 읽어준다는 이유는 타당하지만 책을 읽어줘야 하는 이유 중 아주 일부에 불과합니다. 책 읽어주기의 진정한 의미는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지난주에 말씀 드렸듯이 독서지도의 진정한 목적은 아이가 책 읽기를 즐기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러기에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책 읽어주기입니다. 부모가 꾸준히 책을 읽어줄 때 아이는 자연스레 책이 좋아지고, 좋아함이 오래갑니다.
아이가 글자를 안다고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장을 이해한다고 책 전체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 읽기를 꺼리는 아이들 중에 상당수는 책을 읽어도 별다른 흥미를 못 느끼기 때문입니다. 듣고 이해하는 능력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초등학교 때 현저하게 차이가 납니다. 누군가 읽어주는 것은 쉽게 이해하는 반면 혼자 읽을 때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림이 많은 책도 혼자 읽기를 꺼리는 아이도 글자 수가 매우 많은 연작 시리즈를 엄마가 읽어주면 푹 빠집니다. 쉽게 이해합니다. 혼자 읽는 것보다 누군가 읽어주면 책이 훨씬 잘 이해가 되고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좋아집니다. 이것이 책을 꾸준히 읽어줘야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어릴 때 책을 즐겨 읽지 않은 사람이 나이가 들었다고 갑자기 책 읽기가 수월해지지는 않습니다. 책 읽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책을 읽을 때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앞의 내용을 자꾸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감퇴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내용을 기억하며 읽는 훈련이 부족해서 그런 겁니다. 내용을 기억하며 읽는 훈련에 앞서 해야 할 것이 내용을 기억하며 듣는 연습입니다. 듣고 이해하는 것과 읽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된 능력입니다. 듣기 능력이 훨씬 뛰어난 초등학교 시기에 듣고도 이해할 수 없는데 읽고서 이해할리 만무합니다. 책 읽어주기는 아이의 듣기 능력을 키워줍니다. 엄마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집중하여 들은 아이는 자연스레 읽기 능력 또한 향상됩니다.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읽고 이해하는 능력의 기초입니다. 이것이 책을 꾸준히 읽어줘야 하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책을 읽어줘야 하는 가장 중요한 까닭은 세 번째 이유인데, 책이 좋아지는 광고방송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비해 책 읽는 환경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가정 형편이 나아져 과거만큼은 책이 귀하지 않습니다. 다른 지출은 줄이더라도 책만큼은 많이 사주려 노력들을 합니다. 설사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더라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위에 도서관이 많이 생겼습니다. 가족 수만큼 도서 대출증을 만들어 충분히 빌려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 읽는 환경이 좋아진 데 비례하여 책 읽기를 방해하는 환경 역시 발달했습니다. TV와 컴퓨터 게임은 책 읽기를 심각하게 방해합니다. 어릴 때부터 시작된 ‘공부’ 역시 책 읽기를 방해합니다. 표면적인 환경은 좋아졌지만 실제로는 과거보다 책 읽기가 훨씬 더 힘든 환경입니다.
TV를 보면 지나칠 정도로 광고방송이 많습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광고는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매시간, 거의 모든 채널과 매체를 통해 광고합니다. 제품을 알리는 단순한 목적이 결코 아닙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텐데 계속 광고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소비자로 하여금 좋아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 상품을 선택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면 책이 좋아지는 광고를 매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집을 떠나면 책 읽기를 방해하는 광고에 시달립니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아이들의 이야기 주제는 책이 아닙니다. 게임과 만화책, TV 프로그램 등 책보다 훨씬 흥미로운 주제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관심사에서 책은 점점 멀어지고, 엄마가 책 읽으라는 말은 잔소리로 느껴집니다. 관심이 떠나가는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은 우리 제품이 좋으니 일단 사고 보라는 형편없는 광고나 마찬가지입니다. 책이 좋아지도록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심 없이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독해력 향상, 사고력 향상, 이런 것 염두에 두지 말고 아이가 즐길 수 있도록 매일 20분, 책이 좋아지는 광고방송을 합시다.
다시 더 열심히 읽어줘야겠어요
정신 차리고 부지런히 읽어줘야겠네요.~
위에 큰 아이들을 보면 알 수있을것 같네요.
첫째아이가 책의 흥미를 갖을 쯤 둘째가 태어나 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이는 형과 네살 차이가 나서 항상 집에 책이 있고 또 시간 날때마다 책을 읽어준것 같아서 인지 어려서 부터 글자를 몰랐을 때도 마치 글을 아는 아이처럼 앉아서 책의 집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글읽는 습관은 정말 어려서부터 해야될것 같습니다.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저도 역사책와 선교사님들의 일생을 담은 책들은 수업시간중에 읽어줍니다. 그럼 네 아이들이 상에 앉아서 조용히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을 하며 듣지요. 막내는 아직 어려서 돌아다니기도 하구요. 전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일가가 감동받아 자주 훌쩍이는 저를 보며 아이들이 눈물을 닦아주기도 하고, 아님 "또 울어?" 하며 웃기도 판단이다. 요즘은 큰애가 스스로 선교사님들의 전기를 찾아 읽어서 제가 속으로 여간 기쁜게 아니에요.
저희 홈스쿨에서는 아이들도 수업과제 중의 일부로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습니다. 요즘 큰 아이는 셋째에게 Grandma's attic 이라는 챕터 북을 읽어주고 있는데 셋째가 더 읽어 달라고 자주 난리치는 모양입니다. 물론 한글책도 읽어주고요. 아이들이 서로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모습을 보는 것도 정말 흐뭇합니다.
홈스쿨을 하면서 보람된 시간이 있다면 이 시간이 굉장히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랍니다.
모두들 보람되고 축복된 시간 되새길 바랍니다.
홈스쿨러 가정이라면 일반적인 모습이겠죠?? 아닌가여? ㅋㅋ
저희도 부부가 서로 읽어주라고 미루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책 읽는 시간이 제일 행복합니다~
부러우면서 마음이 행복해지네요
저녁예배시간에 믿음의 위인들을 읽어주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다시 잡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놀때 책 읽습니다. 그런데 좀 더 시간을 늘려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바쁘다고 조금씩만 읽어줬는데 반성합니다.
이 소중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더 힘내야겠네요^^
이제 책을 안 읽어져도 되는구나 생각했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저희도 이제 신랑과 제가
아이들과 같이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위의 댓글을 다신 분의 말처럼 큰 애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유익하겠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