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잘못된 훈육이 욱하는 아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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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잘못된 훈육이 욱하는 아이를 만든다

네아이아빠 0 6,464 2013.05.16 21:50
아이의 화에 대처하는 다양한 모습
방긋방긋 웃을 때는 천사 같은 내 아이지만 화를 낼 때면 영화 속 ‘킹콩’이 따로 없다. 붉어진 얼굴로 씩씩거리거나 괜히 아무한테나 심통을 부리고 소리를 지르며 물건을 던진다. 심하면 분에 못 이겨 스스로를 때리기도 하고 부모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화내는 아이의 모습 못지않게 그에 반응하는 부모의 모습 역시 다양하다. 버릇이 나빠질까 봐 엄하게 훈육하거나, 아이에게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고, 일단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무조건 맞춰주는 등 부모 성격과 육아 스타일에 따라 각각 다르다. 하지만 아무리 확고한 교육관이 있다 해도 부모는 부모이기 전에 감정에 휩쓸리는 사람이다. 어느 순간 버럭 화를 내거나 자신도 모르게 매를 들어 아이의 분노 표출을 억지로 중단시켜버린다. 그렇게 상황이 종료되면 부모는 안도감이나 만족감보단 죄책감을 느낀다. 구석에서 기죽어 있는 아이를 보며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고 자신의 교육관을 점검한다. 이 과정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부모는 아이가 화를 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무엇이 문제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지금 부모들은 구세대의 교육관과 새로운 세대의 교육관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세대다. 권위적인 부모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자랐으나 자신은 권위적이지 않으며 사랑의 매보단 대화로 갈등을 풀어나가는 민주적인 육아를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적절한 역할 모델이 없어 우왕좌왕하게 되며 스스로도 큰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한 기사에서는 우리 사회를 ‘불만이 제대로 표출되지 못한 억압적인 사회’라고 정의하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범죄를 근거로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분노 표출을 억압당하며 살아온 아이들은 언젠가 그 쌓아둔 분노를 한꺼번에 터트린다고 한다. 흔하게는 사춘기 시절 반항으로 나타나지만 심각하게는 범죄를 저지르는 등 억압된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터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화내는 아이를 제대로 다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면서 그에 대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큰 의문을 던져준다.

너는 누굴 닮아서 자주 화를 내니?
자주 화를 내는 아이에게는 선천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이 있다. 선천적인 원인으로는 이른바 까다로운 성격을 들 수 있다. 주로 자기 조절 능력이 부족하거나 충동적인 면이 많다. 과잉 행동을 보이거나 반대로 움직임이 거의 없기도 하고 늘 경직돼 적응력이 많이 부족하다. 또 보통의 또래에 비해 부정적인 감정을 심각하게 느끼며 단호한 성격이 특징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욱하는 부모 밑에서 욱하는 아이가 자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까다롭고 욱하는 성격을 유전적으로 물려받기 때문이다. 결국 까다로운 성격으로 태어나 어른이 되면 욱하는 부모가 돼 욱하는 아이를 낳는 것이다. 또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랄 경우 감정 조절의 건강한 모델을 찾지 못하고 그대로 부모 성격을 답습하게 된다. 유전과 학습에 의해 ‘화’는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되는 셈이다.

후천적인 원인으로는 잘못된 육아법과 감정 소통의 부재를 들 수 있다. 감정 표현을 막는 집안 분위기나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랄 경우 아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무의식에 쌓아둔다. 아이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매사 조심하고 부모의 눈치를 살피며 점차 까다로운 성격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 신체적인 체벌까지 있다면 아이의 마음 깊은 곳에서 부모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자라게 된다. 또 다른 경우는 아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다가오는 아이를 거부하는 부모의 태도에 원인이 있다. 만약 부모와 아이가 오랫동안 감정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아이는 부모에 대한 신뢰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결국 ‘아무리 말해도 우리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라는 심리 상태가 형성돼 작은 일에도 좌절감을 느끼고 해소되지 못한 분노가 남게 된다.

후천적인 원인이 강한 경우 부모가 바뀌면 아이도 바뀐다. 무관심한 부모는 기본적인 모성애와 부성애를 점검하고, 부모 역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를 혼내기 전 두 사람 사이에는 한 가지 기본 전제가 있어야 한다. 아이가 ‘엄마는 나를 사랑한다’라는 애정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믿음이 존재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엄격한 부모는 혼내는 데만 집중하기 쉽다. 혹시 아이와의 감정 소통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힘과 권위로 누르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의 마음속에 화가 내재돼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온도조절계 vs 온도계, 당신은 어느 쪽?
‘온도조절계’와 ‘온도계’는 미국의 한 아동심리 전문가가 아이의 화에 대처하는 부모를 두 유형으로 나누며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다. 길거리를 가다 보면 울고불고 짜증내는 아이와 옆에서 같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부모를 보게 된다. 아이의 화를 조절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부모의 감정 온도까지 올라가 결국 부모의 분노가 폭발하는 온도계 유형이다. 반면 화내는 아이를 유연하게 달래주는 부모도 있다. 왜 화가 났는지 들어주고, 공감하며 아이가 스스로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부모가 온도조절계 유형이다.

종종 아이들의 화는 저절로 풀린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감정 조절이 성숙한 어른도 화를 냈다가 갑자기 기분이 좋아질 수 없다. 하물며 어른보다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어떻게 갑자기 화를 풀 수 있겠는가. 화는 저절로 풀리는 게 아니라 아이의 정서 IQ에 따라 스스로 견디고 해소하는 것이다. 만 3세 이전에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해주고 위로를 했다면 3세 이후부터 아이 스스로 조금씩 화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엄마가 내 마음을 알아줄 거야’라는 강한 신뢰감이 있다면 그 아이는 더 빨리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게 된다. 또 감정 해소 속도도 다른 아이에 비해 빨라 금세 화를 가라앉힌다. 결국 부모가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 분노 폭발의 단계로 가는지, 분노 해소의 단계로 가는지 결정된다.

아이와의 공감과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신생아 때부터 사소한 것 하나도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이야기를 나눈 부모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기저귀 갈아주니까 좋지? 시원하지?” 혹은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면서 “우유 먹으니깐 기분이 좋지?” 등 아이의 감정을 부모가 직접 말로 표현해주는 것이다. 언어가 의사소통에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표정, 목소리 톤 등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 ‘보디랭귀지’로 대화가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직 말 못하는 갓난아이의 보디랭귀지를 엄마가 읽어주고, 다시 그런 엄마의 보디랭귀지를 아이가 알아가며 서로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공감을 잘하는 부모 역시 어릴 적 그의 부모로부터 충분한 공감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만약 그렇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트레이닝으로 공감하는 법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그 첫 시작은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러는지 끊임없이 관찰하는 것이다. 표정, 눈빛, 얼굴색 등 비언어적인 신호에 집중하며 아이의 감정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맞춰 그에 맞는 반응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대로 화내는 법
살다 보면 기쁨, 즐거움 등 긍정적인 감정도 필요하지만 화,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도 필요하다. 실컷 울고 나면 기분이 한층 나아지고 속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도 같은 이치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화를 전혀 내지 않는 것보단 적절히 화를 표출하는 것이 심리적인 건강에 좋다. 단 부모의 적절한 훈육이 이루어져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이가 건강하게 화를 표출하기 위해선 부모의 3단계 감정 조절 코칭이 필요하다. 1단계에서는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줘야 한다. 만약 아이가 왜 화를 내는지 모른다면 아는 척을 하는 것보단 솔직하게 물어보는 게 공감을 나누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단계는 아이가 화를 가라앉힐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다. 아이와 부모의 감정 해결 속도는 다르다. 부모가 보기에 이만하면 아이의 화가 가라앉았을 것 같다고 느껴져도 아이 입장에선 아직 때가 아닐 수도 있다. 만약 여전히 아이가 화난 상태라면 더 이상 개입을 중단하고 한 발짝 물러서서 아이를 관찰하는 게 낫다. 대신 아이의 감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보면서 아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 3단계는 화가 날 때 아이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형을 갖고 놀 때, 간식을 먹을 때 등 아이 스스로 기분을 풀기 위해 하는 행동을 엄마가 다시 한번 되짚어주는 것이다. “아, 인형을 갖고 노니깐 기분이 좋아졌구나”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인형 놀이가 화를 풀어주는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부모는 “기분이 안 좋으면 인형 놀이를 해볼까?”라며 유도할 수 있게 된다. 부모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지 본능적으로 아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을 한다. 따라서 우리 아이의 대안은 무엇인지 미리 알아두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더 기억할 점은 아이의 감정에 따라 적절한 코칭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아이는 2단계를 건너뛸 수도 있고, 또 다른 아이는 1단계에 유난히 길게 머물 수도 있다. 아이의 성격,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매뉴얼대로 아이를 이끌려고 하지 말고, 아이의 감정 상태에 따라 코칭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아동심리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몇몇 어른들은 ‘어린 게 뭘 알겠어’라며 아이들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아이가 화를 낼 땐 분명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다. 따라서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의 감정을 바라보지 말고 아이와 같은 눈높이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화내는 아이를 이해하는 첫 단추는 공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화’와 착각하기 쉬운 반항성 아동의 행동들
1
어른의 요구나 규칙을 무시하거나 자주 따르지 않는다.
2 “난 안 해”, “싫어”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3 일부러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한다.
4 자신의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
5 다른 사람 때문에 쉽게 기분이 상하거나 짜증을 부린다.
6 부모가 엄하게 화내야만 수그러든다.
7 성미가 급하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발버둥치거나 화내며 운다.
8 학교의 규칙이나 선생님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
9 다른 사람을 쉽게 미워하고 분노에 차 있다.
10 부모나 형제들과 자주 말씨름을 한다.
11 고집이 세고 시무룩해지거나 성질을 부린다.

엄마들의 육아 SOS!
사례별로 알아보는 화내는 아이의 숨은 마음 읽기


사례 1 기분이 좋아 흥분한 딸아이가 동요를 엉터리로 불렀어요. 제가 틀린 부분을 지적하며 가르쳐주었더니 아이는 자기가 맞다고 우기다가 화를 못 참고 저를 발로 뻥 찼어요. 순간 놀랐어요.

숨은 마음
아이가 뭔가 신나는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는 들뜨고 흥분한 마음에 동요 가사를 일부러 엉터리로 부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엄마의 판단 실수다. 굳이 아이와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을 엄마가 만들어 아이의 화만 돋운 셈이다. 아이에게 공감하는 것은 엄마가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가능하다. 이럴 때는 그냥 “우리 ○○가 참 기분이 좋구나”라고 현재 기분을 공감해주며 아이가 즐겁게 놀도록 놔두는 게 좋다.

사례 2 지난 설날, 누나보다 세뱃돈을 적게 받았다며 일곱 살 아들이 할아버지께 대들며 씩씩거리는 거예요. 더 크면 더 주겠다고 아이를 달래던 할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일어나시자 아이는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는지 할아버지를 쫓아다니며 종아리에 멍이 들 정도로 발길질을 하고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아이에게 왜 그러느냐고 나무랐더니 “화가 나는데 어쩌란 말이야!”라며 되레 소리를 지르더군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숨은 마음
아이가 세뱃돈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던 것 같은데 누나보다 적게 받으니 자기 생각엔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낀 것 같다. 이럴 땐 부모가 속상한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며 “더 크면 더 줄게”가 아니라 “언제 얼마를 더 줄게”라고 정확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날만 이렇게 화를 낸 것인지, 아님 평소에도 화를 잘 냈는지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점검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할아버지를 만만하게 보는지, 싫어하는지 평소 할아버지에 대한 아이의 태도도 점검해봐야 할 사항이다.

사례 3 유치원에서는 둘도 없이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입니다. 문제는 집에 있을 때 게임을 그만하라고 하거나 밥을 먹으라고 하면 아이가 돌변합니다. 물건을 던지고, 종이를 찢어버리거나 지칠 때까지 소리를 지릅니다. 유독 지난 겨울방학 때 더 심해진 느낌이에요. 유치원 선생님과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우리 아이의 이런 모습, 왜 그러는 걸까요?

숨은 마음
간혹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면 밖에서 내내 극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아이는 그런 감정을 집에 오는 순간 표출하는데, 대부분 엄마를 향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아이의 적응을 돕고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주는 게 좋다. 그것이 아니라면 엄마와 아이의 신뢰감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엄마를 약한 사람으로 만만하게 생각하는지, 자신의 마음도 몰라줘서 엄마를 불신하고 있는지 아이의 정확한 마음을 알아야 한다.

사례 4 저희 아들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활화산 같아요. 잘 놀다가도 사과가 자신을 때렸다고 하거나 장난감이 자신을 괴롭혔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화를 내요. 한번 화가 났다 하면 아이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주변 사람들을 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스스로를 때리거나 머리를 일부러 부딪칩니다.

숨은 마음
바로 전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엄마는 현재에만 집중을 하고 있다. 사과가 자신을 때렸다고 말하는 것은 좌절감을 감추기 위한 핑계일 가능성이 높다. 앞선 상황에서 아이는 좌절감을 느꼈고, 사과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럴 경우 직접적으로 아이의 좌절감을 언급하기보다는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부모의 적절한 개입과 공감만 있다면 금세 행동을 교정하고 심리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례 5 남편은 한번 화를 내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내는 성격입니다. 아이들 앞에서도 종종 화를 심하게 내는데요. 문제는 올해 다섯 살이 된 둘째 아이가 남편 성격을 그대로 빼다박았다는 점입니다. 심하게 화를 내는 성격까지도요. 또래 아이들과 잘 놀다가도 화를 내고 어떨 때는 아이가 왜 화를 내는지 모를 정도로 갑자기 화를 냅니다. 성격은 유전이라는 말이 있던데 저는 아이의 성격을 바꿔주고 싶어요.

숨은 마음
아이는 어른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먼저 남편이 욱하는 성격을 고치도록 해 아이에게 새로운 부모상을 확립해줘야 한다. 아이에게는 두 가지를 알려줘야 한다. 첫 번째,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표현방식은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줘야 한다. 두 번째, 일단 화내고 보자는 식의 고정된 감정 습관 대신 다양한 감정 표현을 알려주는 게 좋다. 그리고 화가 아닌 다른 감정을 아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감정 표현의 스펙트럼을 넓혀주어야 한다.

사례 6 남편과 저는 엄격한 부모입니다. 아이가 말을 잘 듣고 착한 편이지만 때때로 짜증을 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남편이 엄하게 혼냅니다. 이제는 아이가 예의바르고 어른들 말도 잘 듣는데요. 언제부터인가 화가 날 때면 입을 꾹 닫아버리더라고요. 스스로 화를 참고 조절하는 건지, 부모 눈치를 살피느라 억지로 참는 건지 헷갈려요.

숨은 마음
몇몇 필요한 때를 제외하곤 엄격한 양육법은 아이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가 공경의 대상이 되는 것과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다르다. 지금 같은 경우는 아이가 무서운 나머지 분노를 참아버리는 것이다. 만약 오랫동안 분노를 참게 되면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되는데 빠르게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늦게는 성인이 돼서 표출하게 된다. 늦게 표출될수록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엄격한 훈육이 아닌 다른 훈육법으로 개선해야 한다.

사례 7 제 딸은 화가 나면 일단 울고 봅니다. 유치원도 싫다, 밥도 싫다, 잠도 싫다 등 뭔가 마음에 안 들면 울음부터 터뜨리는데요. 한번 울기 시작하면 탈진할 정도로 우니 결국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줍니다. 몇 번 독한 맘을 먹고 우는 아이를 모른 척했는데 아이가 지지 않고 계속 울더라고요. 가끔은 아이가 모든 감정 소통을 울음으로 표현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숨은 마음
아이와 엄마 간의 공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우는 아이를 모르는 척하는 게 최선은 아니다. 내 속으로 낳았지만 아이도 결국 내가 아닌 타인이다. 따라서 엄마 기준이 아니라 아이에게 시선을 맞춰 왜 유치원이 싫은지, 왜 밥 먹기 싫은지 이유를 묻고 공감해줘야 한다. 또 엄마가 다른 감정에 비해 아이의 울음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해서 아이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울음을 방법으로 선택한 건 아닌가 싶다. 아이에게 우는 것으론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시키고 울음이 아닌 다른 감정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사례 8 여섯 살 된 아들의 승부욕이 무척 강합니다. 문제는 지거나 이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화를 내면서 운다는 겁니다. 가끔 저와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지면 심하게 화내는 아이를 보면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남자아이가 승부욕이 있는 것은 좋은 것이니 그대로 두라고 하세요. 정말 놔둬도 될까요?

숨은 마음
부모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승부욕이다. 사실 승부욕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드러난다. 진짜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은 실패를 경험하고 좌절을 견디면서 스스로 정한 목표에 도달하며 자존감을 키워나간다. 반면 위 사례와 같이 결과에 집착하는 아이들은 사실 좌절에 대한 인내력이 약하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의 속상한 마음에 충분히 공감해준 뒤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을 견뎌야 좌절에 대한 인내력과 자존감이 높아진다.

Mini Interview
원광아동청소년상담센터 유재령 소장
화내는 아이의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면 말해달라. 만 3세에서 6세는 자기 조절 능력이 자리 잡는 시기다. 부모의 따뜻한 훈육 속에서 자란 아이는 막무가내로 떼를 쓰거나 화를 내는 횟수가 적다. 만약 화를 내게 되더라도 걷잡을 수 없이 심한 분노를 표출하기보단 스스로 조절하는 모습을 보인다.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정확히 알며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고 위로를 하면 화가 많이 풀린다. 또 부모로부터 충분히 애정을 받았기 때문에 자아 존중감도 높다.

반대로 올바르지 못하게 화를 내는 아이의 모습은 어떤 건가?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심한 좌절감을 느끼거나 조용하던 아이가 갑자기 분노를 폭발하듯 표출하는 경우다. 부모가 지나치게 권위적이거나 엄격한 경우, 혹은 과잉보호를 하는 등 대부분 잘못된 훈육에 의해 나타난다. 이런 아이들은 내면에 억울함과 해소되지 않는 분노가 있어 감정 조절 능력을 키워나가기 힘들다. 또 내면의 규범화가 이루어지지 못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유아기 때보다 더 심하게 떼를 쓰거나 화를 내는 횟수도 늘어난다.

엄한 훈육이 필요한 때가 있다면 언제인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화를 못 이기다 보면 폭력성을 드러낼 때가 있다. 자기 몸을 벽에 부딪치거나, 스스로 때리는 자해 행위와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 특히 부모를 때린다면 반드시 엄한 훈육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권위적인 부모도 문제지만 아예 권위가 없어서도 안 된다. 아이에게 권위를 잃게 되면 그때부터 어떤 훈육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가 일관된 태도로 아이를 훈육하되 일반 상식을 넘어서는 행동을 하면 반드시 바로잡아줘야 한다.

아이의 화가 증상으로 나타나는 병이 있다면? 대표적으로 반항성 장애를 꼽을 수 있다.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졌지만 6, 7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항성 장애는 단순 감정 표출과는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선생님께서 반 아이들에게 이제 그만 놀고 장난감을 정리하자고 했다고 치자. 그러면 더 놀고 싶어서 짜증내거나 심통 부리는 아이가 있을 수 있지만 반항성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는 더 격렬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여섯 살짜리 아이가 자신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유리창을 깨버린 적이 있다. 이런 반항성 장애를 앓고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면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인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게 되면 주의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인 행동이 특징이다. 그래서 감정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검사와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부수적인 증상으로 감정 조절이 안 돼 화를 심하게 내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감정 조절을 잘 못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동기 우울증 역시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인다. 만약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인터넷에 올라온 증상만을 보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아동기 우울증이라 자가 진단을 내려버리면 진짜 병을 찾는 데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화에 대해 바로잡고 싶은 편견이 있다면 말해달라. ‘아이의 화는 저절로 풀린다’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3~6세에 부모로부터 적절한 훈육을 받고 자란 아이라면 감정 조절 능력으로 화를 가라앉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화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아직 감정 조절 능력이 부족한 아이를 그렇게 방치해두면 오히려 마음속에 분노와 반항심이 커질 수 있다. 어른들도 화가 저절로 풀리는 경우가 거의 없듯 아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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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자녀양육의지혜 긍정을 원하는가? 시작은 "말"이다. 댓글+1 네아이아빠 2012.04.25 3242 0
137 자녀양육의지혜 긍정심리학의 자녀양육법... '자녀의 강점을 살려라!' 네아이아빠 2012.04.25 3477 0
136 자녀양육의지혜 가수 명성도 던져 버리고… 뇌성마비 딸을 교수로 키운 엄마의 힘 네아이아빠 2012.04.24 378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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