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만 130회나 강연을 했습니다. 지역마다 조금 다르긴 했지만 참 많은 학부모님께서 들으셨습니다. 아이들의 공부습관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로 클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강연회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야말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고 말씀 드립니다. 그냥 ‘좋은 말’이 아니라 성적을 올리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정독습관을 통한 독해력 향상, 절차적 사고습관을 통한 문제해결력 향상, 예습복습을 통한 기억 증진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이 세 가지 습관이 탄탄하게 갖추어질 때 우리 아이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고, 그래서 공부를 잘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가끔 어머니들로부터 이런 불평을 듣습니다. 아이 공부를 좀 봐주려고 하면 남편이 “공부는 결국 혼자서 하는 거야. 그러니까 혼자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둬. 숙제도 스스로 하는 것이지, 너무 도와주지 마!” 이런 말을 한다는 겁니다. 맞는 말인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아닌 것 같고,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게 정답인지 묻습니다.

결과적으로 남편의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방법적으로 매우 잘못되었습니다. 따라서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만들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혼자 공부하는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는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부모로서, 흔히 말하는 ‘엄마표’의 핵심 역할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부모가 늘 함께 공부할 수 있다면야 참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럴 땐 최소한 다음의 3․3 원칙만이라도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 두뇌가 어떤 행동을 습관으로 인지하기까지 약 21일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줄이더라도, 줄인 식사량에 적응하기까지 적어도 21일은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래야 몸이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 어떠한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이틀 만에 습관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최소한 21일, 즉 3주간은 부모가 아이에게 밀착하여 습관을 지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만약 책을 집중하여 읽는 습관을 들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처음 3주 동안 아이가 책을 집중하여 읽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충분히 칭찬해야 합니다. 결과가 아니라 노력하는 그 과정을 넘치고 넘치도록 칭찬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아이는 노력에 대한 칭찬을 먹으며 3주를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 3개월은 눈여겨보는 시기입니다. 처음 3주처럼 밀착하지는 않아도 아이와 근거리에서 도와주는 시기입니다. 공부 시작할 때와 끝날 때만 봐준다든지, 중간 중간에 격려한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3개월을 지도했을 때, 아이에게 변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3․3법칙은 아이의 습관을 잡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입니다.

제가 강연 때 아이가 문제집을 풀고 스스로 채점하도록 지도해 달라고 말씀 드립니다. 그렇다고 오늘부터 당장 아이더러 혼자 채점하라고 하면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 스스로 채점하는 것이 좋은지, 스스로 채점하면서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틀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이가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함께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3주 간 밀착하여 지도하고, 3개월간 관심을 놓지 않고 관리할 때, 우리 아이는 스스로 채점하면서 틀린 문제를 눈여겨보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방학은 아이와 함께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습관이 어떤 것인지 우선순위를 먼저 정하고, 이를 실천하여, 이번 방학 때 한 가지 습관만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새해 선물이 아닐까요?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