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3배수 법칙

자녀양육정보


공부의 3배수 법칙

네아이아빠 1 1,001 2011.03.05 03:11
초등학교 때 꼭 잡아야 할 세 가지 습관 중 ‘예습복습 습관’을 말할 때 ‘3배수 법칙’을 잠깐 언급합니다. 귀담아 들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람의 머리는 기억하는 데 익숙한 것이 아니라 잊어버리는 것이 주특기입니다. 보고 들은 것 중에서 대개의 것은 잊어버리고 아주 일부만 기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조차 두뇌는 하잘것없는 것으로 판단해 머릿속에 오래 두지 않고 버린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부는 ‘기억게임’이자 ‘망각과의 전쟁’입니다.

수업시간에 잠깐 들은 것은 두뇌가 습관적으로 버립니다. 사는 데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판단한 거죠. 이것을 다시 머릿속에 집어넣기 위해서는 수업 내용을 회상하면서 다시 한번 기억하려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물론 두뇌는 이것을 또 버리려 할 것이고, 우리는 이것을 또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두뇌는 ‘어라, 버려도 버려도 자꾸 들어오는 걸 보니 중요한가 보네’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보만이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되어 우리가 쓰고 싶을 때 바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바로 복습의 과정입니다.

대개 1시간 배운 것은 3시간 동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3배수 법칙’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만큼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는 일정한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혀끝에서만 맴도는 설단현상

만약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대개의 기억은 일찌감치 사라졌거나, 아니면 생각날 듯 말듯한 상태가 되어, 막상 기억하려 하면 입안에서 맴돌 뿐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입안에서만 살살 맴도는 현상을 ‘설단(舌端)현상’이라고 합니다. 혀끝에서만 맴돈다는 뜻입니다.

설단현상은 그 기억이 완전히 내 것이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며, 주로 복습을 게을리하거나 스스로 복습하지 않고 학원 수업만 열심히 들은 아이에게서 나타납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하시는 학부모를 봅니다.

“학원에서 미리 배우고, 학교에서도 배우고, 또 학원에서 복습을 하니까 결국 여러 번 복습하는 것 아닌가요?” 또는 “아무렴 학원에서 미리 배우고, 또 복습하니까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야 낫겠죠?”

어, 배웠던 거네.... 중복 무시의 법칙

정말 그럴 것 같나요? 대개의 초등학생은 학원에서 이미 배운 것을 또 배운다거나, 학교에서 배운 것을 학원에서 또 배운다고 생각하면 그 수업 시간의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이미 배웠다면 ‘배웠으니까’, 나중에 학원에서 다시 배운다면 ‘나중에 배울 텐데 뭘…’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하지 않게 됩니다. 일선 학교의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이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중복 무시의 법칙’이라 제가 이름을 붙였습니다. 중복된다고 느끼면 무시해버린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 하나! 배운 것을 다시 자기 기억으로 만드는 복습이나 학원에서 미리 배우고 학교에서 다시 배우는 것이나 어차피 두세 번 공부하는 것인데, 왜 효과가 다를까?

그것은 바로 적극적 공부와 수동적 공부의 차이입니다. 공부는 결국 기억게임이라 했는데, 기억은 참 오묘합니다. 평상시에 생각나지 않던 기억이 어느 순간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고, 보통 때 도저히 기억할 수 없는 것도 최면상태에서는 드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는 내용을 끄집어내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기억(記憶)은 기록할 기(記), 생각할 억(憶)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머릿속에 ‘기록’된 것을 ‘생각’해낼 때 진정한 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머릿속에 기록할 때 스스로 기록한 것과 누군가 대신 기록해준 것과의 차이는 필요한 순간 생각해낼 때 차이가 드러납니다.

수업시간에 들은 것을 특별하게 복습하지 않고도 거의 기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수업시간에 배울 때 이미 스스로 되뇌면서 자기기억을 만듭니다. 그러나 안심하세요. 이러한 고수의 경지까지는 못되더라도, 그날 배운 내용을 그날 복습하는 습관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충분히 최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늘기쁨 2011.10.26 13:44
학원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82 공부습관이야기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 댓글+34 네아이아빠 2011.12.05 3533 21
281 공부습관이야기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기가 너무 어려운 부모들께 댓글+19 네아이아빠 2011.11.08 2684 13
280 공부습관이야기 아이를 가르치다 보면 자꾸 화가 난다구요? 댓글+23 네아이아빠 2011.12.19 3878 12
279 공부습관이야기 읽은 책 또 읽는 아이, 계속 읽게 하라 댓글+12 네아이아빠 2011.10.24 2288 11
278 공부습관이야기 친구 같은 엄마를 넘어 권위 있는 엄마로 ! 댓글+4 네아이아빠 2011.08.11 2044 10
277 공부습관이야기 사고력을 높이는 칭찬 (생각의 즐거움을 모르는 아이를 위한 칭찬) 댓글+4 네아이아빠 2011.07.14 1711 8
276 공부습관이야기 하루 20분, 책이 좋아지는 광고방송 댓글+20 네아이아빠 2011.12.05 2518 7
275 자녀양육의지혜 잘못된 행동 지혜롭게 꾸짖는 법 댓글+3 네아이아빠 2011.06.15 4466 6
274 자녀양육의지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비결 댓글+61 마라나타 2011.09.19 7607 6
273 자녀양육의지혜 100가지 말상처와 다르게 말할 수 있는 방법 댓글+34 네아이아빠 2019.05.23 3128 6
272 공부습관이야기 자녀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세 가지 큰 기술 댓글+10 네아이아빠 2011.06.21 2142 6
271 자녀양육의지혜 사랑의 매 #4 네아이아빠 2018.09.11 2784 5
270 공부습관이야기 공부 습관을 잡는 3·3 법칙 댓글+2 네아이아빠 2011.03.05 1217 5
269 공부습관이야기 아이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 댓글+2 네아이아빠 2011.03.05 961 5
268 공부습관이야기 예습 복습 못하는 중학생, 그 이유는? 댓글+7 네아이아빠 2011.10.10 2069 5
267 자녀양육의지혜 내 아이가 구원 받았을까? 댓글+3 보아스 2016.01.25 5423 4
266 자녀양육의지혜 사랑의 매 #1 네아이아빠 2018.09.11 3240 4
265 자녀양육의지혜 사랑의 매 #5 네아이아빠 2018.09.11 2860 4
264 공부습관이야기 공부 도와주는 엄마, 공부 포기하게 만드는 엄마 댓글+2 네아이아빠 2011.06.21 1847 4
263 공부습관이야기 우리 아이 뒤처지지 않을까 늘 조급한 부모들께 댓글+4 네아이아빠 2011.06.21 1523 4
262 학습정보 5살 한글 교육이 뇌를 망가뜨린다 댓글+2 네아이아빠 2014.10.09 7107 4
261 학습정보 한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손병목 소장) 댓글+2 네아이아빠 2019.09.23 3839 4
260 자녀양육의지혜 [펌글] 어느 사교육강사의 글 댓글+1 네아이아빠 2012.05.19 4489 3
259 자녀양육의지혜 사랑의 매 #2 네아이아빠 2018.09.11 2812 3
258 자녀양육의지혜 사랑의 매 #3 네아이아빠 2018.09.11 2645 3
257 자녀양육의지혜 "스마트폰 시대 아이들, 가장 재수 없는 시기에 태어나" 네아이아빠 2019.06.18 3533 3
열람중 공부습관이야기 공부의 3배수 법칙 댓글+1 네아이아빠 2011.03.05 1002 3
255 공부습관이야기 습관 잡는 칭찬, 습관 망치는 칭찬 댓글+1 네아이아빠 2011.03.05 1003 3
254 공부습관이야기 자녀교육의 성패는 엄마의 분노조절능력에 달려있다 댓글+1 네아이아빠 2011.05.03 906 3
253 공부습관이야기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공부법은 책에 없다. 댓글+3 네아이아빠 2011.08.11 175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