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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교육이 실패하는 진짜 이유
네아이아빠
상담을 하다 보면 여러 부류의 학부모를 많이 만납니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만 할 뿐 자신은 전혀 배우려는 자세가 안 된 부모도 있고, 자녀교육서를 열심히 읽고 관련 강좌도 부지런히 듣는 부모도 있습니다. 7살 재희 엄마는 열심히 배우는 부모입니다. 많은 자녀 교육서를 읽고 엄마표 성공 사례를 공부하며 아이에게 정성을 다해 가르칩니다. 그런데도 재희 엄마는 늘 불안해 합니다. 책에 나오는 방법대로 따라 해도 잘 안 되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늘 따라다닌다고 했습니다. 그 불안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거슬러 올라가면, ‘엄마표’ 열풍은 2000년 중반 쯤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네 영어연수를 비롯하여 ○○네 독서법, ○○맘의 자녀교육과 같은 엄마표 성공 사례가 책과 신문, 방송을 통해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사교육의 효과를 의심하던 의식 있는 학부모들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하여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정작 우리 주위에서 그런 성공사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마표를 실천하다가 자녀와 사이가 틀어지는 사례를 저는 많이 보고 들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 결과를 의심하는 부모들은 매우 많지요.
예를 들어 엄마표 영어 교육의 성공 사례를 읽고 그 책에서 추천하는 책과 비디오로 열심히 지도해도 아이는 도통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은 재미있어 하며 집중해서 시청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으니 답답하지요. 그런 아이가 못마땅하면서 엄마 마음은 조급해집니다. 이 시기에 이 정도는 해야 되는데, 지금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뒤처지게 될 텐데, 이런 두려움이 듭니다. 엄마의 의도를 몰라주는 아이에게 때때로 화를 내기도 합니다.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고, 다른 책에서 추천하는 방법을 또 시도해보지만 결국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영어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고, 결국 학원에서도 영어 공부의 흥미를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엄마 역시 '엄마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냐', '엄마표를 어설프게 시도했다가는 하지 않느니만 못해'라는 교훈을 얻고 남들이 하는 대로 학원에 아이를 맡깁니다.
저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학원에 보내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마표 교육이 최선의 방법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흰쌀밥이 몸에 나쁘다고 아이에게 현미밥을 강제로 먹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백미를 먹든 현미를 먹든 제발 서로 대화하며 기분 좋게 먹자는 말입니다.
저는 이 칼럼을 통해 흔히 말하는 엄마표에 대해 많이 언급을 할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 도대체 엄마표가 뭔지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영어연수, ○○네 독서법, ○○맘의 자녀교육 책을 사서 열심히 따라하지만 안 되는 이유가 뭘까요? 근본적인 원인은 이러한 자녀교육서를 ‘매뉴얼(사용설명서)’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전제품 사용설명서처럼, 그대로 따라하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설명서는 기계를 움직이게 할지는 몰라도 사람의 행동을 바꾸게 하지는 못합니다. 행동이 바뀌려면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데, 자녀교육은 자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것을 깨달은 부모는 자녀교육서를 읽으며 구체적 도움을 얻고, 그렇지 못하면 자녀교육서를 읽으며 부담감과 불안함만 가중될 뿐입니다.
저는 시중에 나온 자녀교육서는 거의 모두 읽어보는 편입니다. 거기에 보면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 누구는 하루 세 시간 이상 꾸준히 원어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 하고, 누구는 한글을 익히기 전이라도 영어책을 자연스럽게 읽어주라고 하고, 또 누구는 모국어를 완전히 터득하고 난 후에 영어를 시작하라고 충고합니다. 반면 이렇게 엄마가 힘들이지 않고도 아이가 동네 영어학원에 잘 적응해 실력을 높이는 사례도 많습니다. 정답이 무얼까요? 누구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할 것입니다.
엄마표 교육 성공의 진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이 실제 행했던 구체적인 방법에 주목하는 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여 쉽게 지나쳤던 구절에 성공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영어 성공 사례를 담은 책들에는 엄마의 영어 교육 철학이 먼저 소개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는 한결같은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영어의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터득하면서 즐기게 할까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고민은 여기서 비롯되었고, 여기에 집중하였습니다. 그 실험 결과가 여러 책에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발 그들이 행했던 방법에 주목하기 전에 그들의 원칙과 확신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임춘애는 라면을 먹고 아시안 게임 3관왕을 했고, 강호동은 아침부터 고기를 즐겨 먹으며 천하장사를 했습니다. 김연아의 아침은 한식이고 간고등어 코치는 아침을 시리얼로 대신합니다. 임춘애가 먹은 라면이 어떤 라면인지, 간고등어 코치가 먹은 시리얼의 브랜드가 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라면 먹고 뛴다고 임춘애가 될 수 없고, 삽겹살 구워 먹는다고 강호동이 될 턱이 없으며, 시리얼로 아침을 대신한다고 배에 왕(王)자가 그려지지 않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답노트를 쓴다고 모두 우등생은 아니며, 매일 영어를 듣는 환경을 만든다고 해서 영어가 좋아지지 않고, 매일 연산을 연습한다고 해서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때도 많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원칙 없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의미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 때나 강연 때 가장 먼저 이 말씀을 드립니다. 제발 자녀교육서를 사용설명서처럼 읽지 말아 달라고 말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엄마표’ 열풍은 2000년 중반 쯤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네 영어연수를 비롯하여 ○○네 독서법, ○○맘의 자녀교육과 같은 엄마표 성공 사례가 책과 신문, 방송을 통해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사교육의 효과를 의심하던 의식 있는 학부모들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하여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정작 우리 주위에서 그런 성공사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마표를 실천하다가 자녀와 사이가 틀어지는 사례를 저는 많이 보고 들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 결과를 의심하는 부모들은 매우 많지요.
예를 들어 엄마표 영어 교육의 성공 사례를 읽고 그 책에서 추천하는 책과 비디오로 열심히 지도해도 아이는 도통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은 재미있어 하며 집중해서 시청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으니 답답하지요. 그런 아이가 못마땅하면서 엄마 마음은 조급해집니다. 이 시기에 이 정도는 해야 되는데, 지금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뒤처지게 될 텐데, 이런 두려움이 듭니다. 엄마의 의도를 몰라주는 아이에게 때때로 화를 내기도 합니다.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고, 다른 책에서 추천하는 방법을 또 시도해보지만 결국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영어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고, 결국 학원에서도 영어 공부의 흥미를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엄마 역시 '엄마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냐', '엄마표를 어설프게 시도했다가는 하지 않느니만 못해'라는 교훈을 얻고 남들이 하는 대로 학원에 아이를 맡깁니다.
저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학원에 보내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마표 교육이 최선의 방법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흰쌀밥이 몸에 나쁘다고 아이에게 현미밥을 강제로 먹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백미를 먹든 현미를 먹든 제발 서로 대화하며 기분 좋게 먹자는 말입니다.
저는 이 칼럼을 통해 흔히 말하는 엄마표에 대해 많이 언급을 할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 도대체 엄마표가 뭔지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영어연수, ○○네 독서법, ○○맘의 자녀교육 책을 사서 열심히 따라하지만 안 되는 이유가 뭘까요? 근본적인 원인은 이러한 자녀교육서를 ‘매뉴얼(사용설명서)’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전제품 사용설명서처럼, 그대로 따라하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설명서는 기계를 움직이게 할지는 몰라도 사람의 행동을 바꾸게 하지는 못합니다. 행동이 바뀌려면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데, 자녀교육은 자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것을 깨달은 부모는 자녀교육서를 읽으며 구체적 도움을 얻고, 그렇지 못하면 자녀교육서를 읽으며 부담감과 불안함만 가중될 뿐입니다.
저는 시중에 나온 자녀교육서는 거의 모두 읽어보는 편입니다. 거기에 보면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 누구는 하루 세 시간 이상 꾸준히 원어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 하고, 누구는 한글을 익히기 전이라도 영어책을 자연스럽게 읽어주라고 하고, 또 누구는 모국어를 완전히 터득하고 난 후에 영어를 시작하라고 충고합니다. 반면 이렇게 엄마가 힘들이지 않고도 아이가 동네 영어학원에 잘 적응해 실력을 높이는 사례도 많습니다. 정답이 무얼까요? 누구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할 것입니다.
엄마표 교육 성공의 진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이 실제 행했던 구체적인 방법에 주목하는 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여 쉽게 지나쳤던 구절에 성공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영어 성공 사례를 담은 책들에는 엄마의 영어 교육 철학이 먼저 소개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는 한결같은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영어의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터득하면서 즐기게 할까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고민은 여기서 비롯되었고, 여기에 집중하였습니다. 그 실험 결과가 여러 책에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발 그들이 행했던 방법에 주목하기 전에 그들의 원칙과 확신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임춘애는 라면을 먹고 아시안 게임 3관왕을 했고, 강호동은 아침부터 고기를 즐겨 먹으며 천하장사를 했습니다. 김연아의 아침은 한식이고 간고등어 코치는 아침을 시리얼로 대신합니다. 임춘애가 먹은 라면이 어떤 라면인지, 간고등어 코치가 먹은 시리얼의 브랜드가 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라면 먹고 뛴다고 임춘애가 될 수 없고, 삽겹살 구워 먹는다고 강호동이 될 턱이 없으며, 시리얼로 아침을 대신한다고 배에 왕(王)자가 그려지지 않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답노트를 쓴다고 모두 우등생은 아니며, 매일 영어를 듣는 환경을 만든다고 해서 영어가 좋아지지 않고, 매일 연산을 연습한다고 해서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때도 많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원칙 없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의미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 때나 강연 때 가장 먼저 이 말씀을 드립니다. 제발 자녀교육서를 사용설명서처럼 읽지 말아 달라고 말입니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워쉽
2011.09.29 22:15
공감^^
등대인
2011.12.03 23:20
네..완전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세요..!!
기강맘
2012.06.04 00:12
원칙 없는 구체적인 방법이 무의미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ㅠ
이쁜미래
2015.11.09 13:04
부모의 주관과 원칙은 정말 중요합니다
류보영
2016.04.19 14:26
매뉴얼보다 기초공사가 더 중요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