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대교 남단. 밝게 빛나는 세 개의 섬이 눈에 들어온다. 20여m 높이로 우뚝 선 유리 건축물은 '세빛둥둥섬'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얻은 인공섬이다.
▲ 지난 21일 반포한강공원 미디어아트에서 열린 '세빛둥둥섬' 개장식
최근까지 '플로팅 아일랜드'로 불렸던 '세빛둥둥섬'은 21일 개장식을 갖고 이후 시민에게 일부를 무료로 개방했다.
반포한강공원 둔치에서 열린 개장식에선 서울시 무용단의 '백조의 호수', 드럼캣 타악 퍼포먼스를 볼 수 있었으며, 아이돌 그룹 '비스트'와 래퍼 '산이'가 출연해 빛나는 인공섬을 더욱 밝혀 줬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인공섬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시민 김은성(회사원·31)씨가 참석했다. 김씨는 "작은 아이디어가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탄생한 것에 큰 기쁨을 느낍니다."라며 "앞으로 서울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아 늘 눈부시게 빛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3가지 빛이 있는 섬이 둥둥 떠있다'란 세빛둥둥섬의 외형은 꽃을 형상화하는데, 제1섬은 '활짝 핀 꽃', 제2섬은 '꽃봉오리', 제3섬은 '꽃씨'를 상징한다. 3개 섬을 합치면 모두 2만382㎡로 축구장 3개와 맞먹는 어마어마한 넓이다.
이 중 가장 큰 1섬은 건축 연면적 5,490㎡(1,660평), 높이 24m의 3층 건축물이다. 이곳은 700석 규모의 국제회의나 리셉션, 각종 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는 컨벤션홀과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진 곳이다. 특히 행사를 하면서 유리창을 통해 한강을 내다볼 수 있다.
2섬은 다양한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건축 연면적 3,426㎡(1,036평), 높이 19m의 3층 건축물이다. 이곳은 2개 층으로 이뤄진 콘서트 홀이 원형으로 배치돼있어 공연, 전시 등의 문화체험 행사 진행은 물론 컨퍼런스, 세미나 등 행사 진행을 할 수 있다.
3섬은 한강에서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건축 연면적 1,078㎡(326평), 높이 12m의 2층 건축물이다. 요트를 비롯한 다양한 수상체험 시설과 소형 컨벤션홀과 카페, 전망대가 설치됐다.
▲ 무지개빛 조명으로 빛나 제 1섬(좌),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제 2섬(우상단), 수상레포츠 시설을 갖춘 제 3섬(우하단).
그런데 어디선가 본 듯한 2섬. 그렇다. 2섬은 SBS 드라마 아테나의 국가대테러정보원 NTS 본부로 유명하다. 그래도 미국토안보국 동아시아지부 DIS 본부였던 전망문화콤플렉스(일명 뚝섬자벌레)보다는 더 최첨단 첩보원들의 아지트 같은 느낌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 섬들의 강점은 바깥으로 이어지는 데크로 나가 강바람과 햇살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크에서 시원스레 펼쳐진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호주 시드니항에라도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저녁에는 각 섬마다 조명이 밝혀진다. 색색의 조명을 입은 섬들은 물 위에 뜬 아름다운 '발광체' 같다.
3개의 인공섬 옆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인 미디어아트 갤러리가 있다. 야외극장처럼 마련된 무대 벽으로 미디어 아트를 실행할 수 있다.
▲ 야간에 각 섬마다 조명이 밝혀진 '세빛둥둥섬'의 모습.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송수호(52·남)씨는 "밤에 보니 빛나는 모습이 마치 보석과 같고, 한강을 감상하기엔 제일 좋은 장소"라며 "앞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빛둥둥섬'은 오는 9월 전체를 개방하는 그랜드오픈을 계획 중이며, 반포대교 남단에 정차하는 3개 노선(143, 401, 406)과 잠수교 남단에 정차하는 2개 노선(405, 730번)을 이용해 찾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