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모님과 아이들과의 관계가 무척 부러웠어요. 저의 경우, 아이들과의 애착형성에 실패하여, 지금까지 피눈물을 흘리고 있거든요. 아예 처음부터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잘 할 것 같은데^^, 완전히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엉망이 된 아이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니, 참으로 힘이 드네요.
사모님께서 남편분과 함께 네덜란드로 유학을 가서, 두 아이를 출산하였는데, 그 당시, 네덜란드 교회 사모님께서 1년 반정도 매주 방문하여서,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직접 가르쳐주셨다고 해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성경적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실질적으로 배우셨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이것 또한 부러웠답니다.
저의 경우, 부모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아이들을 권위에 순종시켜야 한다는 것을 2년 전 홈스쿨세미나를 통해 처음 알았으니... 얼마나 무지한 엄마인가요. 이래서, 배워야 합니다. ^^
윤혜숙사모님 홈스쿨링의 성공 요인을 한가지만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저는 ‘부모와 자녀와의 건강한 신뢰관계 (애착 형성)’라고 말하고 싶어요. 엄마인 사모님이 ‘조급함’을 버리고, 자녀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며, 믿어주니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엄마를 신뢰하며, 엄마의 권위 아래에서 바르게 성장한 것 같아요.
사모님의 이야기를 크게 세가지로 요약 하자면,
1.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절대적인 기준(당연히 성경 말씀이지요)’을 알려주고, 그 기준을 절대적으로 따르도록 순종 훈련을 철저하게 시키셨다고 해요. 아이들도 명확한 경계선이 있으므로, 그 경계선 안에서 안정감을 느꼈구요. 아이가 어렸을 때는 선택권을 주지 말고, 무조건 순종할 수 있게 하셨대요. 예를 들어, ‘카시트에 앉을래?’ 라고 물어보면, ‘카시트에 앉지 않아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이 불순종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래요. 그래서, 꼭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택권을 주지 말고, 순종하도록 하되, 카시트에 앉아서, 자유롭게 놀수 있게 해 주듯이, 그 경계선 안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하라고 하셨어요.
예전에 첫째 아이의 놀이치료 선생님께서 그러시더라구요. 해수욕장에 가면, 경계선을 쳐 놓고, 그 안에서만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잖아요. 그 경계선이 없으면, 물의 깊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안전한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하다는 것이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의 경계를 명확하게 지워줘야, 오히려 아이들이 안정감을 갖는다고 하셨어요.
2. 아이들이 그 경계선 안에 있을 때에는 아이들을 신뢰하면서, 자유롭게 놔 두셨더라구요.. 아이들은 그 신뢰를 바탕으로, 엄마의 말씀에 순종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사춘기도 겪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랑을 경험하면, 권위를 인정하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딱! 맞는 말 같아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죄인인 우리를 사랑하셔서’, 구원해 주셨잖아요. 주님의 은혜로 우리가 구원을 받았고, 우리가 형편없고, 엉망일 때도, 그냥 존재 자체로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의 엄청난 은혜, 사랑을 경험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주님 말씀에 순종하고 싶어지듯이, 아이들도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으면, 부모 이야기에 자발적으로 순종하고 싶어질 것 같아요. 사모님께서는 이 같은 주님의 사랑을 그대로 아이들에게 적용하시더라구요.
3. ‘대학은 가지 않아도 된다’. ‘삼수 해서 대학 가기도 하는데, 대학을 가더라도 천천히 가면 된다’, ‘늦게 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의 나이에 얽매이지 않으시고, 오히려 천천히 아이들을 가르치셨더라구요.
예를 들어, 자녀에게 영어단어를 100개 가르친다고 했을 때, 아이가 여섯 살이면, 100개를 외우는데, 몇 달이 걸리겠지만, 초등 6학년 때 외우면, 금방 배울 수 있듯이, 늦게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중1때 초6학년 수학을 공부하고 그랬대요.
두 딸은 중학생 때까지 거의 집안일을 하느라, 공부할 시간은 많이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고등학교 올라가서, 2년 정도 집중해서 대입 시험공부를 하였고, 첫째는 중앙대, 둘째는 집에서 가까운 단국대에 입학했다고 해요.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들이 신앙적으로 바르게 잘 자랐는데, 대학에 가지는 않았다면, 사람들이 사모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을까?’ 하는 생각이요. 의외로 많은 홈스쿨러분들이 자녀 양육의 성공 여부를 ‘좋은 대학’으로 평가하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거든요. ^^
저의 경우, 아들 셋 중, 2명이 발달이 느린 지적 장애아랍니다. 그래서, 대학이라던지, 공부에 대한 것은 아예 내려놓게 되더라구요.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세상의 헛된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영원(eternal life)' 을 사모하게 하신 주님의 사랑이 마구마구 느껴져서, 지금은 참으로 감사하답니다.
'불신자였던 남편'과 '결혼과 동시에 하나님을 떠났던 저'를 다시 주님의 품으로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우리 모두, 이 구원의 감격, 구원의 감사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