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한 가지 소원이 있어요! "
2010.9.28(화) 홈스쿨 빌더십 과정 강의를 마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집에서 가까운 칼국수집을 찾았다.
그곳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중에 호아가 던진 말이다.
" 아빠! 한 가지 소원이 있어요! "
"뭔데?"
"만일 지금 한 가지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면....족발이 먹고 싶어요"
"호아야! 아무리 그래도 한 가지 소원을 이야기 하는데 족발은 좀 그렇다~ 뭐 다른 것들도 많잖아!"
"얼마나 먹고 싶으면 그랬겠어요~ ^^ "
내가 족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싫어 하지는 않는다. 다만 통닭보다 단가가 비싸다~ ^^)
족발은 자주 사 먹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아내와 딸 아이가 서로 입을 맞추지도 않은 것 같은데 각기 다른 시간에 족발이 먹고 싶단다.
내일은 분위기 봐서 야식으로 족발을 쏴~야겠다.
우리 부모라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자주 이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자신의 입장에서 더 좋은 것,
자신의 입장에서 더 맘에 드는 것을 자녀들에게 부지불식 가운데 강요하게 되는 것 말이다.
어찌 되었든 자녀는 가정에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약자가 분명하다.
의사 결정권을 쥔 부모는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사랑한다.
문제는 자신의 방식대로가 때로는 이기적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때가 많다는 것이다.
자녀의 관점에서 생각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려서일까?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을 너무도 쉽게 외면하고
의도 하지는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그들을 무시하는 상황이 반복되어지곤 한다.
한 가지 소원을 말할 수 있다면 족발을 먹고 싶다는 호아(첫째 딸)의 바람...
장난기 섞이고 애교 섞인 대화였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나도 모르게 아이의 의견을 묵살하고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것들로만 강요하는 그러한 상황이 오늘의 일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좀 더 조심스럽게 부모의 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밤 늦은 시간 찾아온 반가운 손님(통성명도 아니한 홈스쿨 부부 ^^)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늦은 저녁을 먹으며 호아가 했던 말이 생각나 문득 문득 웃음을 짓기도 하고 깊은 묵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족발 묵상이라 해야되나?
내일은....아니 벌써 오늘이 되었군...오늘 저녁에는 호아에게 족발 한 번 쏴~야겠다.
호아야! 기대해라~ ^^
* 혹시 이 글 보시고 족발 드시고 싶은 분은 저녁 늦은 시간(^^) 교회 문을 두드리세요.
어쩌면 같이 족발을 나누는 귀한 축복의 시간을 갖게 되실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
위의 내용은....
호도애 홈스쿨 [호아 어록]중에서 2010년 9월 28일(화) 저녁에 기록한 내용입니다.